점심때, 승아가 해인을 불러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예주 일은 이미 너무 널리 퍼져 있었다. 지인들 사이에서도 SNS를 통해 온갖 버전이 돌고 있었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승아 역시 그 소식을 다 알게 됐다.“하예주 진짜 자업자득이네! 우리 해인 씨는 조용히 있다가 크게 한 방 날리는 스타일이셨네!”해인이 빨대로 주스를 한 모금 마시자 볼이 통통하게 부풀었다.“하예주 얘기는 이제 그만해. 넌 요즘 왜 이렇게 바빠?”승아가 한숨을 쉬었다.“이 망할 놈의 회사는 맨날 상사 눈치나 보게 만들고 월급은 통장에 찍히자마자 사라지는데, 하루 종일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승아는 테이블 위에 턱을 괴며 해인을 바라봤다.“친구야, 나도 그냥 퇴사하고 네 밑으로 들어가면 안 돼?”해인은 주스에 들어 있는 과육을 한 알 씹었다. 탱탱한 볼을 두 손으로 감싼 채 천천히 주스를 삼켰다.“나도 아직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나를 따라오겠어?”와세라에 들어간 첫날부터 그렇게 큰 일이 터졌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해도 해인은 아직 이직한 회사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가 아니었다.승아는 바로 말했다.“너한테는 YD그룹이 있잖아! 빨리 고태겸 손에 있는 YD그룹 다시 가져오고, 절친인 나를 좀 챙겨주면 되지. YD그룹 홍보팀에 넣어주면 안 돼? 홍보 담당 같은 걸로.”해인은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생각보다 정말 가능할지도 몰랐다.승아는 미디어 관련 일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홍보팀은 원래 언론과 자주 부딪히는 부서였다. 승아에게 딱 맞는 자리처럼 느껴졌다.“유호 씨랑 인수 관련 얘기 정리되면 와.”승아의 눈이 커졌다.“결혼한 지 그렇게 됐는데 아직도 그 얘기를 안 했어?”승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부부끼리는 원래 그런 거 금방 정리하는 거 아니야? 한집에서 같이 자고 같이 지내면 자연스럽게 얘기 다 끝나는 거지. 뭐가 그렇게 복잡해?”태겸은 해인의 약혼자였다는 이유만으로도 YD그룹을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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