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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Autor: 오월이
태겸이 몸을 돌려 예주를 바라봤다.

“증거는?”

태겸이 물었다.

“목격자 있어?”

예주는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언니가 저를 해치려 했다면... 누가 보는 데서 그러겠어요.”

예주는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가 쓰러진 뒤에... 해인 언니가 바로 구급차를 불렀어요.”

“죄책감이 있으니까 부른 거겠죠.”

해인이 냉소를 흘렸다.

“하예주, 나 네 아파트 단지 근처에도 가 본 적 없어.”

해인이 차갑게 말했다.

“정신 좀 차려!”

해인은 팔짱을 낀 채 예주를 바라봤다.

“나한테 전화해서 칼 맞았다고 했지? 불쌍해서 그냥 구급차 불러 준 거야. 그게 이제는 내가 죄를 지은 증거가 된 거야?”

해인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고태겸, 넌 머리는 어디다 두고 다녀? 너 공부 잘하던 애 아니었어?”

“시험 볼 때마다 1등 하던 그 머리는 어디다 두고 왔어? 하예주 같은 인간한테 휘둘리기나 하고.”

해인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

“하예주랑 붙어 다니다가 뇌를 좀비한테 먹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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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50화

    샤브샤브를 다 먹은 뒤, 영지는 해인과 함께 배도 꺼뜨릴 겸 쇼핑몰 근처 공원을 조금 걸었다.본가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9시 반이었다.권영자와 한원랑은 평소에도 일찍 잠드는 편이었다. 저택 안의 불도 절반 넘게 꺼져 있었다.하지만 자정이 되어도 유호는 돌아오지 않았다.영지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일이 점점 손쓸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만 같았다. 영지는 유호가 밤새 들어오지 않는 걸 자기 할머니에게 알려야 할지 망설였다. 그래야 권영자가 알게 될 테니까.‘그런데 내가 말하면, 나중에 큰 사모님이 한 대표님을 혼내실 텐데...’‘그러면 한 대표님이 작은 사모님이 일러바쳤다고 오해하지 않을까?’‘안 그래도 위태로운 한 대표님과 작은 사모님 사이가 더 흔들리면 어떡하지?’영지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말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그날 밤, 유호는 본가로 돌아오지 않았다.해인도 유호를 기다리며 불을 켜 두지 않았다.전화해서 돌아오라고 하지도 않았다....유호는 샤브샤브집 밖으로 희정을 따라 나간 뒤, 눈가가 붉어진 희정을 보았다.유호는 미간을 찌푸렸다.“왜 울어?”희정은 고개를 들었다. 눈물로 젖은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내가 협력도 그만두고, 네 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따라 나왔어?”희정은 그렇게 말하며 유호의 품으로 기대려고 했다. 손으로 유호의 가슴팍을 가볍게 두드리기까지 했다.드라마 속 남자들은 대체로 이런 장면에 약했다. 여자의 눈물을 거절할 수 있는 남자는 많지 않았다.희정은 이미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었다. 유호가 자신을 품에 끌어안고, 머리카락과 등을 쓰다듬으며 안쓰럽게 달래 주는 모습을.하지만 유호는 그 자리에 나무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아무 반응도 없었다.냉담한 태도는 NPC보다도 못할 정도였다.“다 울었어?”유호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반듯하게 서 있었다. 말투는 타이르듯 딱딱했다.“다 울었으면 이제 이성적으로 생각해. 사적인 감정을 일에 끌고 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9화

    희정은 눈가가 붉어진 채,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유호에게 말했다.“네 말이 맞아, 유호야. 내가 이렇게 자주 너한테 투자 얘기를 하자고 한 게 왜였겠어? 너랑 조금이라도 더 만날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였어.”“그런데 네가 이걸 네 결혼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앞으로는 만나지 말자. 영화 투자 건도 여기서 끝내.”말을 마친 희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유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끝낸다고?’이미 거의 다 논의된 영화 투자였다. 내부 절차도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없던 일로 끝내자니, 그럴 수는 없었다.유호는 이미 팀과 함께 이 투자 건을 분석해 봤다. 이번 투자는 그룹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컸다. 대본도 유호가 직접 읽어 봤고, 꽤 괜찮다고 판단했다. 제작진도 국내 최정상급이었고, 국제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까지 있었다.거의 손해 볼 가능성이 낮은 사업이었다. 이런 기회를 포기할 사업가는 없었다. 유호는 개인적인 이유로 희정과의 업무상 협력까지 망치고 싶지 않았다.그는 해인을 한 번 바라보고는 결국 희정을 따라갔다.해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쪽을 지켜보고 있었다.심지어 희정이 유호에게 입을 맞추려는 듯 다가가는 것도 보았, 유호가 피하는 것도 보았다. 그 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다만 희정이 먼저 뛰쳐나가고, 유호가 뒤따라 식당을 나서는 모습만은 분명히 보였다.“작은 사모님...”영지는 해인이 상처받을까 걱정했다.이런 일을 보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해인은 임신 5개월째였다.‘한 대표님도 정말 너무하셔. 그래도 와서 인사 한마디는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작은 사모님이랑 부부면서, 밖에서는 완전 남처럼 구시네.’“먹자.”해인은 시선을 거두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영지의 앞접시에 음식을 집어 주었다.아까 냄비에 빠진 차돌박이는 너무 익어 버렸다. 해인은 새 차돌박이 한 점을 다시 데쳐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8화

    “왜 그래?”영지처럼 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젓가락에 집은 음식을 놓칠 리 없었다. 더구나 차돌박이처럼 누구나 좋아할 만한 재료라면 더더욱 그랬다. 해인은 이상하다는 듯 영지를 바라보았다.영지가 황급히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작은 사모님, 절대 뒤돌아보시면 안 돼요!”영지가 그렇게 말할수록 해인의 궁금증은 더 커졌다.해인은 고개를 돌렸다. 영지가 손을 들어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저쪽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본 해인은 그대로 굳어졌다.유호와 희정이 이 샤브샤브집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두 사람이... 데이트라도 하는 거야?’‘사당에서 나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를 못 참고 차희정을 만난 건ㄱㅏ?’해인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유호와 시선을 마주했다.희정의 입술이 막 유호의 뺨에 닿으려던 때, 유호가 미간을 찌푸렸다.“뭐 하는 거야?”희정은 유호가 자신을 피할 줄은 몰랐다.‘유호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좋아한다면 왜 닿는 것조차 피하는 거야?’유호의 팔을 붙잡은 희정은 뺨을 붉힌 채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그냥 조금 참을 수가 없었어.”유호가 말했다.“그래도 장소는 가려야지.”“부끄러운 거야?”희정은 살짝 웃었다. 애교 섞인 말투로 유호에게 말했다.“미안해. 다음에는 우리 둘만 있을 때 다시...”“둘만 있어도 안 돼.”유호의 미간이 더 깊어졌다. 그는 원칙을 말하듯 또렷하게 말했다.“나 결혼했어.”희정이 멈칫했다.“무슨 뜻이야?”유호는 희정의 손에서 자기 팔을 빼냈다.“결혼한 사람이 밖에서 다른 여자와 친밀하게 굴면 그건 선을 넘는 거지. 무슨 뜻인지 정말 몰라?”희정은 유호의 말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놀란 얼굴로 물었다.“혹시 나 안 좋아해?”“좋아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아.”유호의 목소리에는 차가움이 묻어 있었다.“중요한 건 이게 윤리와 도덕의 문제라는 거야. 나는 사람이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짐승이 아니니까.”그 말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7화

    태상은 손을 들고 상자를 천천히 열었다.안에는 USB 메모리 하나가 들어 있었다.그 안에는 며칠 전 유호가 받은 수술 장면이 또렷하게 담겨 있었다. 태상의 실험실 수술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영상이었다.지난 이틀 동안 태상은 지도교수의 수술 과정을 관찰하며 배워 보려고 했다. 그런데 영상을 보고 나서야, 태상은 야마모토 교수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날 야마모토 교수를 부른 이유는 원래 유호의 머릿속 칩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야마모토 교수는 계획대로 칩을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실험실에서 연구팀과 함께 칩 기능을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어젯밤, 태상은 유호와 희정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태상은 유호의 성격이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마도 그 칩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상자 안의 물건은 해인이 이 일이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내기에 충분한 단서였다.하지만 해인은 받지 않았으니, 정말 하늘의 뜻 같았다.태상은 해인에게 호감이 있었다. 하지만 태상은 성자가 아니었다. 태상에게도 자신만의 사심은 있었다.‘어쩌면 이것도 하늘이 정해 준 일인지도 몰라.’태상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희미한 기대가 남아 있었다....시간은 빠르게 흘렀다.유호는 사당에서 벌을 다 받은 뒤 회사로 출근했다. 해인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살갑다고 할 수 없었다.그 한 주 동안, 해인은 기업 경영 관련 책을 읽는 한편 유호가 사라졌던 기간의 CCTV 영상을 계속 분석했다.그 일대에 있는 회사들과 유호가 갔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들을 전부 목록으로 만들고, 하나씩 지워 나갔다.가장 먼저 근처 주택가를 제외했다. 그곳은 애초에 유호의 생활권과 맞지 않았다. 이어서 학교도 제외했다.해인은 시내 중심가의 기업들에 초점을 맞추었다.하지만 그 주변에는 사무용 빌딩이 두 동이나 있었다. 크고 작은 회사까지 합치면 족히 백 군데는 넘을 듯했다. 정말 하나하나 확인하려면 일이 너무 컸다.영지도 옆에서 함께 자료를 들여다보았다.“작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6화

    어제 예씨 집안의 저택도 은행에 압류되었고 곧 법원 경매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아마 지금쯤 예씨 집안 저택 전체가 봉쇄되었을 것이다. 태상과 지안은 갈 곳이 없어졌을 테고, 밖에서 월세방을 구했거나 잠시 호텔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태상은 예씨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줄곧 부족함 없이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런 태상이 이런 힘든 생활을 겪어 본 적은 거의 없을 터였다.해인은 태상을 담담하게 한 번 바라본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해인 씨.”태상이 뒤에서 해인을 불러 세웠다.해인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세요?”“해인 씨...”태상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향하더니 해인의 손에 들린 아기용품 쇼핑백에 닿았다.“쇼핑하러 나오셨습니까?”“네.”“제가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태상은 그렇게 말하며 서둘러 뭔가를 꺼냈다.해인은 미간을 더 깊게 찌푸렸다.해인과 태상은 서로 선물을 주고받을 사이가 아니었다. 더구나 두 집안 사이에는 도저히 씻을 수 없는 원한이 있었다.하지만 태상의 손은 빨랐다. 어느새 작은 상자 하나가 해인의 손에 쥐어졌다.해인은 상자 안을 확인하지도 않고 바로 태상에게 돌려주었다.해인은 잊지 않았다. 얼마 전 예씨 집안 저택에 가서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날, 문밖에서 태상과 지안이 나누던 대화를 들었다.태상은 해인을 좋아하고 있었다.그 사실을 아는 이상... 해인은 태상이 건네는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필요 없습니다.”해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저는 부족한 게 없어요. 이건 예태상 씨가 가져가세요.”“하지만 이건...”태상은 다급해졌다. 상자를 열어 보이려 했다.해인이 다시 차갑게 말을 끊었다.“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왜 예태상 씨 물건을 받아야 하느냐는 거예요.”해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태상은 해인이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 전부 아버지 때문이었다. 해인은 예철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5화

    해인은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보기엔 유호 씨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한 것 같아. 예전에는 차희정을 싫어하는 게 표정에 다 드러났거든. 그런데 지금은...”해인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또 어젯밤에 이야기해 보니까, 유호 씨가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 “내 생각엔 유호 씨가 나를 잊은 것 같아. 게다가 나에 대한 오해는 전부 차희정이 옆에서 부추기면서 주입한 것 같고.”승아는 들을수록 황당하다는 표정이 되었다.“다른 사람들은 다 기억하는데, 딱 너희 둘의 과거만 잊었다고? 차희정을 그렇게 싫어하던 사람이 차희정 말에 휘둘리고?”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승아는 끝까지 듣고 나서도 믿기 어렵다는 듯 말했다.“말이 돼? 세상에 무슨 사랑을 잊게 하는 약이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차희정이 한 대표한테 무슨 부적이라도 붙였어? 아니면 이상한 주술이라도 걸었나?”해인은 눈을 내리깔았다.승아가 말한 것들은 전부 근거 없는 추측이었고 가능성도 거의 없었다.승아가 다시 말했다.“아니면 한 대표가 너한테 질려서, 너한테서 벗어나려고 일부러 저러는 건 아닐까?”‘정말 그런 건가?’해인은 말없이 가라앉았다.해인을 바라보는 승아의 눈에는 안쓰러움이 담겨 있었다. 절친이 사랑 때문에 상처받는 건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해인은 지금 아이까지 품고 있었다.“해인아, 너도 네 생각을 해야 해. 무슨 일이든 마음의 준비는 해 두는 게 좋아.”승아의 말은 분명했다.마지막에 사람도 잃고 가진 것까지 잃는 상황을 조심하라는 뜻이었다. 미리 대비해 두라는 뜻이기도 했다.역시 진짜 친구였다. 도울 수 있는 건 전부 도와주고 있었다.승아는 회사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급히 취재하러 가야 할 소식이 생긴 듯했다.떠나기 전, 승아는 명함 한 장을 해인의 손에 쥐여 주었다.해인은 명함을 내려다보면서 눈빛이 깊어졌다.그리고 승아와 시선을 마주친 뒤, 말없이 명함을 가방 안에 넣었다.승아는 한숨을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5화

    재준은 눈앞의 남자가 해인을 배신한 장본인일 거라고 짐작했다. 재준은 아주 자연스럽고 예의 바르게 해인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몸으로 막았다.그 행동은 태겸의 신경을 더 자극했다.태겸의 손에 들려 있던 와인잔이 그대로 으스러지면서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예전의 해인은 늘 태겸의 뒤에 숨어 있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 해인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태겸이 아니었다.태겸이 조용히 물었다.“이 사람, 누구야?”이미 태겸과 해인 사이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있던 사람들은, 이 질문이 나오자 노골적으로 표정이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2화

    유호의 주변에는 묘하게 가라앉은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하지만 대현은 입을 쉬지 못하는 성격답게, 결국 말을 꺼내고 말았다.“근데 말이야, 설령 다 끝난 사이라고 해도... 네 할머니가 갑자기 며느리를 들인 거잖아.”“너 지금 법적으로는 기혼인데, 강해인 씨가 그걸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을까?”이런 문제는 어떤 여자가 상대라 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그 말이 유호의 신경을 정확히 건드린 듯했다. 유호는 차갑게 대현을 한 번 훑어보더니 말했다.“너 차 없냐? 왜 남의 차에 붙어 있어. 내려.”대현은 잠시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63화

    유호는 해인과 50cm쯤 떨어져서 비로소 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은 해인의 도자기처럼 하얀 뺨 위에 머물렀다.“밥 사준다며. 왜 멍하니 서 있어?”전화기 너머의 음성과 현실의 목소리가 겹치며 들렸다.해인은 고개를 들어 유호를 바라봤다.유호의 얼굴은... 열 번이 아니라 만 번을 봐도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 얼굴이었다.그가 나타난 이후 주변의 소음도 한층 가라앉은 것처럼 느껴졌다.해인이 물었다.“뭐 드실래요?”유호가 직접 내려온 걸 보자, 데스크의 직원은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채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6화

    “진짜 그 남자랑 사귀는 거야?”해인을 레스토랑 밖으로 데리고 나온 태겸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으로 이끌었다.태겸은 해인을 똑바로 바라봤다. 마치 해인의 속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시선을 떼지 않았다.해인이 되물었다.“왜? 너는 하예주 남자친구 자격으로 회식에 참석해도 되고, 나는 안 돼?”“너는 나한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뒤에서는 우리 아버지한테 말 다 해놓고. 해인아, 너 내가 얼마나 좋은지 스스로도 모르는 척하지 마. 네가 그런 짓 하는 거, 결국 내 관심 끌려고 그런 거잖아. 그리고 그 남자는 너랑 아무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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