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그해 지진 속에서 정루아는 구태윤을 구해냈다.그리고 그와 결혼하기 위해, 폭우 속에서 무릎을 꿇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심지어 구씨 가문이 내건 조건까지 받아들였다. 유학을 위해 해외로 나갈 수 없다는 조건까지도.그녀의 사랑은 뜨겁고 깊었다. 단 한 번도 진실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수줍은 미소를 띠면서 구태윤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빛에는 늘 진심이 담겨 있었다.그 모든 시간은 그녀가 그를 사랑했다는 분명한 증거였다.그래서 기념일 이후 벌어진 모든 일들조차, 구태윤은 그녀가 괜히 억지를 부리며 소란을 피우는 것이라고 여겼다.단지 자신이 기념일을 끝까지 함께해 주지 못했기 때문에 토라졌을 뿐이라고 생각했다.구태윤은 정루아가 모든 걸 끝내겠다고 말하는 이 순간이 현실이라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는 손에 힘을 조금 더 주었다. 숨을 억누르며 목소리를 차분하게 낮췄다.“루아야, 결혼이 장난이야? 결혼도, 이혼도, 모두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평생을 같이 하자고 했던 약속, 정말 잊었어?”정루아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한때는 눈, 코, 입, 모든 것이 좋았던 얼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낯설게만 느껴졌다.“평생 같이 해? 우리가? 애도 없이? 우리 인생도 없이 정시연이랑 구하준 옆에서 평생 보호자로 살아가겠다는 거야?”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따져 물었다.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가득했다.구하준은 이제 세 살이었다. 그를 곁에서 돌보고 함께한 시간은, 작은 아빠로서 해야 할 역할의 범위를 이미 훨씬 넘어선 상태였다.‘평생이라니, 나까지 그 지옥에 묶어 두겠다는 거야?’정루아는 그를 세게 밀어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고개를 저었다.“꿈도 꾸지 마. 구하준은 구씨 가문 핏줄이야. 평생을 바쳐 돌보고 싶다면 당신이 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구태윤이 분노를 억누른 채 말했다.“하준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더 이상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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