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 회사.정루아는 시연을 마친 뒤 안내를 받아 응접실에 앉아 있었다.옆에 앉은 이연희가 괜히 더 부산을 떨었다.“야, 긴장하지 마. 무조건 붙어. 목소리도, 표현력도 진짜 안정적이었어. 밖에서 듣는데 울 뻔했다니까. 무조건 될 거야.”정루아가 이연희의 손을 꼭 잡아줬다.“그만해. 너 때문에 더 긴장되잖아. 그냥 차분히 결과 기다리자.”잠시 후, 프로젝트 책임자와 더빙 감독이 함께 들어왔다.더빙 감독이 먼저 말을 꺼냈다.“정루아 씨 맞으시죠?”정루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네, 맞습니다.”감독이 손짓했다.“앉으세요.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정루아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감독이 시연 자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시연 잘 들었습니다.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비슷한 장르의 작업을 오래 쉬신 것 같더군요. 호흡과 발성에 보완이 필요해 보이더군요.”정루아의 손끝이 미세하게 굳었다.“네. 사실 한동안 현장을 떠나 있었습니다.”프로젝트 책임자와 감독이 잠시 눈 마주쳤다.그리고 감독이 다시 말했다.“우선 돌아가서 기다려 주십시오. 큰 변수가 없다면 루아 씨와 계약을 진행하려 합니다. 음색이 여주인공 설정과 잘 맞습니다. 조금만 호흡을 맞추면 충분히 감을 되찾으실 겁니다.”정루아의 눈빛이 단번에 밝아졌다.“감사합니다, 감독님.”회사 밖으로 나오자, 이연희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봐라, 내가 뭐랬어. 다시 도전하기만 하면 넌 무조건 된다니까.”정루아가 웃으며 이연희의 어깨를 툭 쳤다.“고마워, 오늘은 내가 밥 살게.”“오, 진짜? 좋아.”몇 걸음 걷다 말고 이연희가 고개를 갸웃했다.“근데 너 돈은 있어?”정루아가 흠칫 멈춰 섰다.“...”지갑 안에 든 카드들은 이미 사용 정지된 상태였다.정루아의 굳은 표정을 본 이연희가 한숨을 내쉬었다.“여자도 결국 경제력을 가져야 해. 돈을 쥐고 있어야 선택권도 갖게 되는 거라고. 루아야, 이제 커리어부터 제대로 만들어보자. 통장에 네 이름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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