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정시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는 황급히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구태윤의 얼굴에 튄 물을 닦아주었다.구태윤은 그녀를 밀어내고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정루아를 바라보았다.“할머니 곁엔 사람이 필요해. 너 먼저 돌아가. 운전기사 불러줄게.”정루아는 물병을 으스러질 듯 움켜쥐었다.“간병인을 부르든지, 집사에게 시키든지 하면 되잖아. 아무튼 오늘 당신은 반드시 나랑 이혼하러 가야 해.”“이런 망할 것!”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정석주의 고함이었다.임혜숙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 정석주가 험악해진 얼굴로 말했다.“정루아, 내가 전에 뭐라고 경고했는지 다 잊어버린 거냐?”임혜숙이 서둘러 정루아의 손을 붙잡았다.“루아야, 노부인께서 깨어나신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이런 때에 그런 말로 어르신을 자극하면 안 돼.”한 사람은 불같이 그녀를 꾸짖었고, 다른 한 사람은 부드러운 말로 달래고 있었다.정루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의 부모님을 바라보았다.“저 사람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계세요?”그 순간 구태윤은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그는 정루아의 손목을 붙잡고 말했다.“루아야, 내가 데려다줄게.”아까까지만 해도 사람을 시켜 돌려보내겠다더니, 지금은 그녀가 정관수술 사실을 발설할까 봐 직접 나서서 데려다주겠다고 한다.정루아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구태윤은 형의 아들을 돌본다는 핑계로 정시연과 불륜...”“정루아.”정석주의 목소리에 노기가 서렸다.“시연이는 네 언니야! 어떻게 그런 말을 입에 올릴 수가 있어? 두 사람이 불미스러운 관계라고? 의심이 되면 증거를 내놔! 고작 네 망상으로 제멋대로 네 언니의 명예를 짓밟지 말란 말이야!”“저 여잔 제 언니 아니에요!”정루아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눈시울까지 붉게 물들었다.“저 여잔 성이 소 씨이지 정 씨가 아니잖아요! 전 저 여자 존재 인정한 적 없어요!”“네 의사는 필요 없어.”정석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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