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조정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원아, 어디야? 왜 안 보여?”“일이 있어서 먼저 나왔어.”“방금 갑자기 정전된 거 알아?”“글쎄, 모르겠는데.”“데이비드는 아담스 가문 영애랑 같이 있던데 에블린이 갑자기 사라졌더라고.”성유원의 목소리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사라진 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강현수가 걱정하면서 사람을 찾고 있길래.”“강현수 대표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은 걸 보니, 그쪽이 취향인가 봐?”조정혁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꾸했다.“네가 갑자기 가버리고, 에블린도 사라지고 이상해서 그래.”성유원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그거 참 우연이군.”“확실히 기막힌 우연이지. 혹시라도 에블린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달라고.”“내가 너한테 여자나 찾아줄 의무는 없어서 말이야. 별일 없으면 끊는다.”말을 마친 성유원이 전화를 끊어버렸다.한 시간 뒤 차는 어느 한 유럽풍 호화 별장 앞에 멈춰 섰다. 운전기사가 내려 차 문을 열었다.성유원이 반대편으로 돌아가 차에 기댄 채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이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연지아는 분노 섞인 눈으로 그를 쏘아붙이고 있었다.성유원이 차 안으로 몸을 굽히더니 그대로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성유원, 이 나쁜 자식아!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당장 놓으라고!”연지아가 악을 쓰며 남자의 몸을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단단한 그의 몸에 닿는 그녀의 매질은 그저 솜방망이질에 불과했다.성유원이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네 발로 직접 걸어 내려올 자신 있어?”그녀는 무릎뿐만 아니라 발목까지 접질린 상태였다. 이미 욱신거리는 통증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그의 말에 연지아는 굳은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성유원은 그녀를 안고 빌라 안으로 들어가 거실 소파에 앉히고 도우미에게 구급 상자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도우미가 금세 상자를 가져오자 성유원은 소독약을 꺼내 들고 상처 입은 연지아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겼다.연지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빼내려
연지아는 밀려오는 통증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은 바닥으로 튕겨 나가 액정이 산산조각 났다.성유원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몸을 굽혀 눈을 맞췄다.“직접 일어날래,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연지아는 눈앞의 가증스러운 남자를 쏘아보며 이를 악물고 분노 섞인 몸짓으로 붙들린 손을 확 낚아챘다.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서려는데 바닥을 짚었던 손바닥은 이미 살점이 쓸려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성유원의 시선이 그 상처에 머물렀다.그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서서히 다가왔다. 운전기사가 내려 뒷좌석 문을 열었다. 성유원은 비틀거리며 힘겹게 일어서던 연지아가 깨진 휴대폰을 주우려 몸을 숙이자 그대로 다가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성유원!”성유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몇 걸음 걸어가 그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차가 별장 밖으로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제야 별장 전체에 다시 불이 하나둘 들어왔다.차 안에서 연지아는 박살 난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화면이 나가기 직전 전화가 한 통 울렸는데 강현수였다.휴대폰이 켜지지 않으니 다시 전화를 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손바닥과 무릎에서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그때 성유원의 휴대폰에서 영상 통화음이 울렸고 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아빠!”성시하의 목소리였다.“아침 먹었어?”성시하가 있는 국내는 지금 아침 8시였다.“응, 먹었어! 근데 아빠 옆에 누구 있어?”성유원이 몸을 살짝 돌려 화면 각도를 조절했다.“에블린 이모!”성시하의 흥분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지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고개를 돌렸다.“에블린 이모, 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빠가 또 이모 괴롭혔어?”아이의 순진한 질문에 연지아는 차마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시하가 금세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아빠를 타박했다.“아빠! 왜 자꾸 에블린 이모 괴롭혀?”성유원은 침묵을 지키는 연지아를 곁눈질하더니 성시하를 달래듯 말했다.“
“데이비드!”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지아가 고개를 돌려 보니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여자가 서 있었다. 금발 머리에 호박색 눈동자, 슈퍼모델 못지않은 외형에 한눈에 봐도 명문가 영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귀티가 흘렀다.그녀를 본 데이비드가 깜짝 놀라 물었다.“엘리나? 네가 여긴 어떻게 왔어? 언제 온 거야?”엘리나는 데이비드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연지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손을 내밀며 자기소개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전 엘리나라고 해요. 데이비드의 약혼녀죠. 실례지만 그쪽은 데이비드랑 어떤 사이인지 물어봐도 될까요?”데이비드는 당황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엘리나, 우리 아직 약혼한 거 아니잖아.”엘리나는 데이비드의 말은 무시한 채 연지아만 응시했다. 여자의 직감으로 연지아는 상대방이 뿜어내는 강한 적의를 선명하게 느꼈다.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단번에 이해했다. 이 엘리나라는 여자는 아마도 집안에서 정해준 정략결혼 상대일 것이었다.연지아는 손을 맞잡으며 대답했다.“안녕하세요, 에블린이에요. 데이비드와는 동창이자 친구 사이고요.”“그렇구나. 에블린 씨는 참 예쁘네요. 내가 본 동양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데이비드가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며 연회까지 데려왔는지 알겠어요.”“고마워요. 엘리나 씨도 오늘 정말 아름다우세요. 데이비드와 아주 잘 어울려요.”엘리나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 그럼 오늘 데이비드는 나한테 양보해 줄 수 있을까요?”연지아가 덤덤하게 대꾸했다.“엘리나 씨, 말씀이 지나치세요. 그쪽 약혼자인데 양보고 뭐고 할 게 어디 있겠어요.”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채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던 데이비드가 불쾌한 목소리로 엘리나를 불렀다.“엘리나...”그가 막 한마디 더 하려던 찰나 연지아의 가방 속에서 휴대폰 진동음이 울렸다.연지아는 휴대폰을 꺼내 발신인을 확인하더니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했다.“미안, 나 전화 좀 받고 올게.”“에블린!”
조정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지만 목소리에는 소름 끼칠 정도의 한기가 서려 있었다.“데이비드 씨의 여자라고요?”“그럼 아니겠어요? 뭐 문제 있다는 건가요?”“데이비드 씨는 대체 동시에 몇 명의 여자와 만나고 있는 겁니까?”말을 내뱉으며 그의 시선이 연지아에게 머물렀다.“에블린이 데이비드 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군요.”연지아는 대꾸하지 않은 채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못 들은 척 일관했다.그러자 데이비드가 말했다.“당신네 나라 옛말에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어쨌든 에블린은 조정혁 씨 같은 타입은 딱 질색이에요.”그러더니 곁에서 지켜보던 성유원을 향해 덧붙였다.“그쪽 같은 타입도 안 좋아하고요.”성유원의 시선이 연지아에게 꽂혔고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며 대꾸했다.“에블린이 어떤 타입을 좋아하는지는 직접 들어보는 게 낫겠군.”조정혁은 곁눈질로 성유원을 살폈다. 그의 눈동자에서 에블린을 향한 호감 같은 건 전혀 읽어낼 수 없었지만 그 칠흑같이 깊은 눈 속에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었다.연지아는 성유원을 가만히 응시했다.그때 데이비드의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전화를 확인하더니 거물 인사들을 향해 말했다.“호시탐탐 노리는 이 두 사람을 좀 피해야겠네요. 마침 친구 둘이 더 오기로 해서 마중 좀 나가보겠습니다.”거물들은 나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서 가보세요!”데이비드는 연지아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멀리 걸어간 후에도 연지아는 등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다.성유원은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떴고 조정혁이 다가와 물었다.“진짜 관심 있는 거야?”성유원은 앞만 주시한 채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말했다.“한 번 대답한 질문은 두 번 하게 만들지 마.”조정혁은 그의 옆얼굴을 살피다 더는 캐묻지 않았다.그 시각 강현수와 성민우는 별장 밖에 도착해 있었다. 데이비드가 전화를 걸어 경호원에게 미리 일러두었다.곧이어 두 사람은
데이비드는 장담하듯 말했다.“걱정하지 마. 오늘 파티에서 걔가 너한테 함부로는 못 해. 오늘 밤 넌 내 사람이잖아. 걔가 너한테 손대면 난 절대 가만히 안 있어.”연지아는 웃기만 했다.데이비드는 연지아를 데리고 한 국제 패션 거장의 작업실로 갔다. 그가 준비한 드레스는 어떤 하이엔드 브랜드의 최신 시즌 쇼피스였고, 아직 공개도 되지 않은 옷이었다.디자이너는 연지아의 체형과 분위기를 보고 두 벌을 추천해 줬다.연지아가 먼저 입어 본 건 얇은 끈이 달린 초록빛 실크 드레스였다. 화려한 장식은 없었지만, 빛을 머금은 듯한 원단이 아주 고급스럽고 시선을 끌었다. 그 옷은 연지아의 뛰어난 몸매와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분위기를 더 또렷하게 드러내 줬다.데이비드는 푸른 눈으로 한참 동안 연지아를 바라봤다.연지아는 다시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번에는 가슴선이 드러나는 푸른 그라데이션 롱드레스였다. 얇은 숄까지 함께 걸치자, 넓게 퍼지는 치맛자락 위에 박힌 작은 스톤들이 햇빛을 머금은 바다처럼 은은하게 반짝였다.두 벌 다 연지아의 마음에 들었다. 하나는 좀 더 관능적이었고, 다른 하나는 더 환상적이고 맑은 느낌이었다.연지아는 결국 푸른 그라데이션 드레스를 골랐다.그리고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마친 뒤 밖으로 나오자, 데이비드는 그녀를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감탄이 그대로 드러날 만큼 눈빛이 흔들렸다.연지아는 옅게 웃었다.데이비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물었다.“에블린, 오늘 네가 뭐 같아 보이는지 알아?”연지아가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뭐 같은데?”데이비드는 입꼬리를 더 깊게 올렸다.“내 신부 같아.”그렇게 말하며 신사답게 손을 내밀었다.데이비드는 일부러 연지아의 드레스와 비슷한 계열 색의 슈트를 골라 입고 있었다. 금발은 뒤로 넘겨 정리했고, 또렷한 이목구비에 영국 귀족 같은 분위기까지 더해져 있었다. 웃을 때마다 푸른 눈은 녹아내린 빙하처럼 맑고 투명하게 빛났다.연지아는 그의 손을 잡을
연지아는 더 이상 성유원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대충 알겠다고 대답만 하고는 그대로 위층으로 올라갔다.데이비드는 성유원을 보며 말했다.“유원아, 너 에블린 찾으러 온 거야? 내가 말했잖아. 에블린은 지금 너 안 좋아하니까 빨리 이혼해. 내 인생까지 망치지 말고. 나 지금 엄청 급하다고.”성유원은 데이비드를 싸늘하게 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유원아!”데이비드가 뒤에서 불렀지만 성유원은 그대로 나가 버렸다.성유원이 떠난 뒤, 강현수가 물었다.“데이비드 씨, 오늘 에블린 씨를 어디 데려가시는 겁니까?”데이비드가 답했다.“그냥 사교 파티예요.”그러고는 강현수와 성민우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 바로 덧붙였다.“걱정하지 마요. 에블린은 당연히 제대로 된 행사에만 데려갈 거예요. 그냥 좀 바람도 쐬고, 기분도 풀라고 데려가는 거죠.”강현수가 말했다.“그럼 다행이네요. 그런데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입장권 한 장만 더 받을 수 있을까요?”데이비드는 강현수를 보며 망설였다.강현수는 차분하게 덧붙였다.“에블린은 오늘 데이비드 씨 파트너로 가는 거 알아요. 저는 그냥 현장만 잠깐 볼 생각입니다.”데이비드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래요, 알겠어요.”그때 성민우도 끼어들었다.“저도 갈게요.”데이비드는 성민우 쪽을 한 번 더 보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쯤 되면 제가 에블린을 어디 팔아넘기는 사람 같네요.”성민우가 담담하게 받았다.“농담 잘하시네요.”데이비드는 결국 두 사람 말까지 받아들였다.“좋아요. 그럼 연락처 남겨 둬요. 저녁에 도착하면 바로 전화하고요.”“고맙습니다.”강현수는 데이비드 연락처를 받아 저장했다.10분 뒤, 연지아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아주 가볍게만 정리한 상태였다.“그럼 먼저 갈게요.”강현수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는 길 조심해.”데이비드와 연지아는 함께 밖으로 나가 차에 올랐다.차가 출발한 뒤, 데이비드는 옆으로 힐끗 연지아를 보며 물었다.“오늘 성유원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