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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차, 대기시켜 당장.

Author: 연화령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03 22:00:49

같은 시각, 별이는 보롬과 함께 백화점 명품관에서 지안의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

최상급 대리석 바닥이 아찔하게 빛나는 명품관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건조하고도 압도적인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시계와 보석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서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포식자처럼 눈부시게 번뜩였다.

별이는 그 압도적인 풍경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은 채, 오직 지안에게 가장 완벽하게 어울릴 만한 것을 찾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세련된 실크 넥타이를 매만지는 별이의 손길은 더없이 조심스러웠고, 지안의 냉철하면서도 다정한 눈빛을 떠올리는 그녀의 입가엔 내내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세상의 그 어떤 화려한 보석도, 지금 지안을 생각하며 빛나는 별이의 눈동자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별아, 이 패턴 어때? 지안 선배랑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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