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왕비 자리를 강유영 같은 양녀 따위가 감히 넘볼 수나 있단 말인가. 서왕이 원한다 한들 폐하께서 윤허하실 리 없었다."남풍, 이리 오너라."서준은 손짓을 하더니 남풍을 데리고 조금 멀찍이 떨어졌다."전하, 분부하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남풍이 뒤따라가며 물었다.서준은 전보희가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목소리를 낮췄다."사람을 시켜 유영이 가진 그 녹나무 상자 안에 대체 무엇이 들었는지 은밀히 알아보거라."대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이길래 그토록 애지중지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강유영은 마차에 올라타고 출발하고 나서야 쿵쾅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깊은 숨을 내쉬자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천만다행으로 서준은 상자 안의 혼서를 보지 못했다.하마터면 심장이 멎을 뻔했다.서둘러 돌아가 조원철에게 이 혼서를 돌려주어야 했다. 어차피 전당포도 되찾았으니, 이 물건은 곁에 두어 봐야 화근만 될 뿐이었다. 그가 태워 없애버리도록 하는 편이 두 사람 모두 발 뻗고 쉴 수 있는 길이었다.마차가 진국공부 앞에 멈춰 섰다."아씨, 내려서 걸어가셔야겠습니다. 쪽문이 막혀 있습니다."서유가 밖에서 고했다."무슨 일이냐?"강유영은 휘장을 걷고 앞을 내다보았다.진국공부 쪽문 앞에 짐을 실은 마차 두 대가 세워져 있었다. 시녀 몇이 마차에서 짐을 내리는 중이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마차에 실린 짐마다 붉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아씨, 저게 무엇입니까? 붉은 종이가 붙은 걸 보니 혼례용품 같은데요."서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도 대인네 집에서 예물을 보내온 모양이네."강유영이 짐작건대, 요 근래 진국공부에서 혼사를 치를 사람은 조사예뿐이었다."그럼 잠시 기다릴까요?"서유가 뒤돌아보며 물었다."내려서 가자."강유영은 마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왔다."아씨, 제게 주십시오."눈치 빠른 서유가 얼른 그녀의 손에 들린 찬합을 받아 들려 했다."너는 이것을 들거라. 아무에게도 내주지 말고, 이따 세자께 직접 전해드려야 한다."강유영은 찬합 대신 녹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