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아쉽게도 조원철은 여느 때처럼 담담한 얼굴이었다. 도무지 속내를 읽을 수 없었다.강유영은 조금 기운이 빠졌다.'설마 정말로 눈치챈 걸까?'"그래."조원철은 짙은 눈동자로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오늘부터 청란은 서유처럼 네 곁에서 너를 보호할 것이다. 오직 네 명만 따를 것이다.""어째서 갑자기 청란을 제게 주시는 겁니까?"강유영은 그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한 가지는 안심할 수 있었다. 조원철은 그녀가 멀리 달아날 궁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청란을 온전히 넘겨주는 대신, 보호를 핑계로 그녀를 감시하게 했을 것이다."먼 길을 떠나려니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런다."조원철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이제 궁으로 가봐야겠다."짙게 가라앉은 눈동자 깊은 곳에 옅은 아쉬움이 숨어 있었다."언제 출발하십니까?"강유영은 무의식중에 입을 열었다. 엉겁결에 튀어나온 질문이었다. 그를 향한 걱정도 있었지만, 자신이 언제 떠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마음도 컸다."오전에 안 가면 오후에는 출발할 것이다."조원철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바깥에서 매사 조심하십시오."강유영은 이불을 걷어내고 침상 위에 서서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조원철은 그녀를 끌어안았다.침상 위에 선 강유영은 그보다 훌쩍 컸다. 그녀는 그의 목을 껴안고 얼굴을 바짝 기댔다. 익숙한 감송향이 코끝을 스치자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이대로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겠지.'부디 무탈하게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기를 바랄 뿐이었다.조원철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낮게 당부했다."혹여 감당하기 힘든 일이나 사람을 마주하거든 정면으로 부딪치지 말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거라.""예."강유영의 목소리에는 이미 물기가 어려 있었다.철이 들 무렵부터 그를 향한 마음은 남달랐다. 어릴 적에는 그가 곁에서 알뜰히 챙기고 보호해 주었다.훗날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
전에 감시를 붙이지 않았다고 했으니 아마 감시자가 몰래 그에게 전한 소식은 아닐 것이다."또 엉뚱한 생각을 하는구나."조원철은 가볍게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내가 어머니 쪽에 사람을 붙여두었다는 걸 잊었느냐?""의심한 게 아닙니다."강유영은 황급히 변명했다.애초에 의심할 생각은 없었다. 웬만하면 그를 믿는 편이었다. 눈앞의 사내는 광기만 부리지 않으면 꽤 든든하고 의지할만한 사람이었다."전당포에 같이 가줄까?"그가 물었다."괜찮습니다."강유영은 고개를 저었다. 한씨 정도는 혼자 상대할 수 있었다. 거절하고 보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가신다 해도 직접 나서진 못하시지 않습니까?"그가 전당포까지 따라가서 뭘 돕겠다는 건지 의아했다.한씨야 두 사람 사이를 알고 있으니 들켜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유덕전은 달랐다.두 사람의 관계는 양지로 나올 수 없는 비밀이었다. 그가 떳떳하게 나서서 그녀를 감싸줄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내가 곁에 있으면 든든하다 하지 않았느냐."조원철의 눈가에 옅은 웃음기가 번졌다."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습니까?"강유영이 되물었다.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 게 맞았다. 위협이나 위기, 불확실한 상황에 닥쳤을 때 그가 곁에 있으면 굳이 나서주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 한결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정작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는 말이었다."안 했지."조원철이 그녀의 흩어진 옆머리를 넘겨주며 말했다."네가 혼자 감당치 못할까 걱정이 되어 그런다."강유영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맑은 얼굴에 순식간에 발그레한 홍조가 번졌다.걱정된다는 말을 저렇게 노골적으로 하다니. 평소의 그답지 않은 솔직한 고백이었다.화로 곁에 선 것처럼 온몸에 후끈한 열기가 올랐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럼 혼자 다녀오거라. 청란에게 사람을 붙여 몰래 호위하라 일러두마."조원철이 손을 뻗어 부드러운 뺨을 어루만졌다."대놓고 호위하면 안 됩니까?"강유영이 몸을 일으켜 두 손으로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안 그래도 사
"아닙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조사예는 황급히 고개를 들고 손사래를 치며 변명했다."그저, 서방님이 어머님께 문안을 올리는 자리에 함께하지 않는 것이 도리가 아닌 듯하여……."머릿속이 어지러워 마땅한 변명거리가 떠오르지 않아 대충 얼버무린 말이었다."그게 뭐 대수라고."도 부인은 그제야 찌푸렸던 미간을 펴며 말했다."차나 올리거라."소심이 붉은 옻칠을 한 쟁반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쟁반 위에는 하얀 찻잔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소심은 조심스레 조사예의 뒤로 다가갔다.소심은 도 부인 앞에서 한없이 몸을 낮춘 조사예를 보며 가엾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얄밉기도 했다.진국공부에서는 그토록 기세등등하던 사람이, 어찌 도경진 모자 앞에서는 저리도 맥을 못 추는 것일까.차라리 조사예가 독하게 마음을 먹고 버텼다면 곁에서 힘이라도 보탰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굽히고 들어가니, 그녀 역시 도 부인 밑에서 죽어라 일만 하는 수밖에 없었다."어머님, 차 드십시오."조사예는 허리를 굽히고 두 손으로 찻잔을 받들어 도 부인에게 올렸다."오냐."도 부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턱을 치켜들고 어른 행세를 하며 찻잔을 받아 들었다."네가 경진이를 선택해 시집왔으니, 앞으로는 얌전히 분수를 지키며 살거라. 경진이는 본래 심성이 고운 아이다. 당장 제 마음에 네가 없다 해도, 네 진심을 알게 되면 널 박대하지는 않을 것이다.""예."조사예는 고개를 숙여 대답하며 치밀어 오르는 조바심을 억눌렀다.도경진의 인품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아무리 그래도 조강지처에게 모질게 굴지는 않을 거라 믿었기에 이런 수를 써서라도 시집온 것이었다.'난 절대 지지 않을 거야!'*날이 밝아오고 있었다.침상에서 깊이 잠들어 있던 강유영은 뒤척이다가, 습관처럼 바깥쪽에 누운 사람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끝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깜짝 놀란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비몽사몽간에 몸을 일으키며 무의식중에 그를 불렀다."오라버니?"잠이 덜 깬 몽롱
"여기사 뭐 하고 있느냐?"등 뒤에서 갑자기 도 부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조사예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도 부인이 방에서 나와 있었다."어머님."조사예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몸을 돌려 인사를 올렸다.어제 막 시집온 참이라 도씨 가문의 생활에는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 진국공부에서는 서출이라 해도 독채를 썼으니 시어머니와 한 지붕 아래 부대끼며 지내는 생활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불쑥 나타난 도 부인을 보고 놀란 것도 그 때문이었다."경진이를 부르는 것이냐?"도 부인은 다가와 조사예를 흘끗 보며 심드렁하게 물었다."예."조사예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수줍은 기색을 띠었다."서방님을 깨워 어머님께 문안을 올릴까 했습니다."혼례 다음 날 신혼부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어젯밤 도경진이 방을 따로 쓴 것은 그렇다 쳐도, 어머니에게 차를 올리는 일마저 거부하지는 않을 거라 여겼다."관아에 일이 생겨 동이 트기도 전에 나갔다."도 부인은 그녀를 지나쳐 대청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관아에요?"조사예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생기가 넘치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며 화사한 의복과 대조를 이루었다.관아 일이 그리 바쁠 리가 없었다. 갓 혼례를 올린 사람에게 공무를 억지로 떠맡길 이유도 없었다. 도경진이 그녀를 마주하기 싫어 자발적으로 관아로 향했을 터였다.참으로 매정한 처사였다. 만약 상대가 강유영이었다면 관아는커녕 방문 밖으로 한 발짝도 나서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순간 울화와 원망이 치밀었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모욕감이었다. 이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하면 평생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었다.모든 것이 강유영 때문이었다."그래."도 부인은 시선을 들어 그녀를 훑어보았다."관직에 몸담은 사람이니 공무가 우선이다. 그런 일은 네가 이해하고 뒷바라지해야지."도 부인 역시 아들이 일부러 조사예를 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내심 바라는 바이기도 했다. 조사예 같은
조원철은 그녀가 정신을 차릴 틈을 주지 않고 더욱 몰아붙였다."어서, 오라버니라 불러보거라."강유영은 서럽고도 당혹스러운 마음에 옅은 신음을 흘렸다."예전에는…… 읏…… 그렇게 부르지…… 말라 하셨으면서……."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거부했다. 참으로 치사하고 뻔뻔한 사내였다."이제는 허락하마. 착하지, 어서 불러보거라."조원철은 그녀의 귓불을 잘근거리며 낮게 어르고 달랬다.강유영은 그의 끈질긴 보챔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입을 열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비바람이 잦아들고 처마 끝에 매달려 있던 물방울이 웅덩이로 떨어지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조사예는 신방의 새 침상에 홀로 누운 채, 밤새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머릿속에는 도경진의 얼굴과 오늘 하루 겪었던 수모가 끊임없이 맴돌았다.그리고 강유영이 있었다.어떻게 해야 강유영을 짓밟을 수 있을지, 상대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가슴속 한이 풀릴지 거듭 곱씹었다.물론 서두를 생각은 없었다.도경진의 마음속에 아직 강유영이 남아 있으니 당분간은 숨죽여 기다리며 때를 노려야 했다.어찌 되었든 강유영을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수많은 생각에 휩싸여 밤을 새우던 조사예는 동이 틀 무렵에야 겨우 얕은 잠에 빠져들었다.하지만 그마저도 잠시뿐, 그녀는 금세 눈을 떴다.이제 도경진에게 시집왔으니 부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었다.혼례 다음 날 아침, 새며느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어머니에게 문안과 차를 올리는 것이었다.조사예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에서 미리 준비해 둔 옷을 꺼냈다. 그리고 거울 앞에 서서 매무새를 가다듬기 시작했다.예전에는 소심이 곁에서 거들어주었기에 옷을 입는 수고로움 따위는 몰랐다.이제는 씻고 치장하는 모든 일을 제 손으로 직접 해야 하니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채비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날이 밝아 해가 떠올라 있었다.동거울 앞에서 복장을 살폈다. 화사한 복숭앗빛 의복은 과하지 않아 새신부의 처지에 제격이었다.정갈하게 틀어 올린 머리
조원철은 그녀의 턱을 잡고 다가와 입을 맞췄다.뜨거운 입술이 닿자 순식간에 온몸에 열기가 번졌다. 하얀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더니 이내 귓가와 목덜미를 타고 옷깃 아래까지 빨갛게 물들었다.차분하던 그의 짙은 눈동자가 일렁이고 눈가가 붉어졌다. 그는 코앞에 닿은 그녀의 얼굴과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보며 거칠어진 숨을 내쉬었다.강유영은 가슴이 터질 듯 거세게 뛰는 것을 느꼈다. 귓가에 울리는 고동 소리가 누구의 것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호흡이 가빠지며 무의식중에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얼굴은 더욱 붉게 달아올랐고, 두 손은 저도 모르게 그의 허리띠를 꽉 쥐고 있었다."눈을 뜨고 나를 보거라."그는 입술을 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강유영은 고개를 돌린 채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당장이라도 숨이 막힐 것 같았다.하지만 조원철은 그녀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 그는 다시 그녀의 턱을 잡고 고개를 젖히게 한 뒤, 입술을 깊게 머금었다."나를 보거라."입술이 맞닿은 채 흘러나온 목소리는 몹시 흐릿했다.강유영은 마지못해 물기 어린 눈을 떴다. 몽롱하게 풀린 눈동자와 뺨에 엉겨 붙은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조원철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가뿐히 안아 올려 침상으로 향했다."이러지 마십시오……."정신을 차린 강유영은 그의 가슴을 밀어내며 울먹였다."방음이 안 되어 밖에서 다 듣습니다……."그녀는 남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하인들이 진작 눈치채고 있다 한들, 이런 상황까지 직접 듣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조원철은 그녀를 침상에 눕히고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그 오랜 시간 집을 비워야 하는데, 이마저도 안 된다는 것이냐? 너는 내가 가는 게 전혀 아쉽지 않은 모양이구나?"강유영은 뻣뻣하게 그의 손길을 피했다. 그녀는 그의 옷깃을 꽉 쥔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제발 이러지 마십시오. 안 됩니다. 여기서는 안 됩니다……."그 모습은 금방이라도 울
강유영은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돌아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다리가 바닥에 꽁꽁 얼어붙은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들어오거라.”조원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령했다.강유영은 누가 보기라도 할까 두려워,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내실로 들어갔다.“언제 오셨나요?”잠깐 오씨 어멈의 저녁을 챙기러 나갔다 온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지금쯤이면 밖에서 왕 소저와 저녁 식사를 해야 하지 않나?’조원철이 다가오더니 문을 닫았다.강유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벌리고 고개를
“기특하기도 하지. 어서 이리 와서 앉으렴.”한씨는 웃으며 강유영을 향해 손짓하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밖에서 강유영에게 잘해주는 것은 인자한 진국공 부인의 명성을 위해서였다.강유영은 약상자를 장 의원에게 건네고는 고분고분 그쪽으로 다가갔다.장 의원은 그녀와 시선을 교환하고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유영의 처지를 잘 알기에,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다. 장 의원은 손을 뻗어 한씨의 손목에 대고 진맥을 시작했다.한씨의 옆에 앉은 강유영은 불안하게 병풍 뒤쪽을 힐끔거렸다.조원철은 탁자 앞에 마주
“유영아? 얘네가 다 어디로 갔지?”한씨가 병풍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 오지 마세요. 제가 부주의로 우유차를 옷에 쏟아서 닦고 있었습니다.”다급한 마음에 강유영은 아무 핑계나 둘러댔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한씨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네 오라비는?”강유영은 고개를 돌리고 애원에 찬 눈길로 조원철을 바라보았다. 당황하고 조급한 나머지 맑은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조원철은 그날 밤 그만하자고 애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겨 단단히 품에 안았다.
한씨가 고개를 돌려 강유영을 바라봤다.곁눈질로 보니, 조원철도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보는 듯했다.강유영은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떡을 다시 집어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다.마치 돌을 씹는 것처럼 입안이 쓰고 껄끄러웠다.‘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지? 뭘 알고 일부러 저러시는 걸까?’이유야 어찌 됐건 한씨가 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음은 분명해졌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한씨는 손을 뻗어 아들의 목에 난 자국을 어루만지더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곱게 자란 처자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