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 잡았습니다.”청운이 밖에서 말을 전했다.조원철은 힐끗 바깥을 내다보더니, 타오르던 불더미를 꺼버리고 말했다.“너 혼자 성공한 것도 아닌데 뭘 그리 기뻐하느냐?”반짝이던 강유영의 눈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계속하거라.”말을 마친 조원철은 밖으로 나갔다.강유영은 쪼그려 앉아 있는 게 힘들어 작은 의자를 가져다 앉고는, 그가 했던 대로 부싯돌을 비스듬히 쳐 보기 시작했다.부싯깃으로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부싯돌로 불을 피우려니 너무 힘들었다.한참을 노력했는데도 검은 연기만 피어오를 뿐, 불은 붙지 않았다.손끝에서 쓰린 통증이 느껴지자, 강유영은 돌을 내려놓고 멍하니 밖을 내다보았다.왜 굳이 이런 걸 배우라고 하는 걸까?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갈증이 느껴져 물이라도 찾아 마시려고 밖으로 나갔더니, 조원철은 아까 그 선방 앞에 서 있었다.청운이 검은 옷의 사내를 잡아다가 심문하고 있었다.“세자께서 소인을 일부러 이런 곳까지 유인했다는 건, 아마도 제가 모시는 분의 신분을 알고 계신다는 의미겠지요.”“전하께선 뭐라고 하셨느냐?”조원철이 담담히 물었다.“전하께서는 강 소저가 세자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궁금해하셨습니다.”사내의 말을 들은 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전하라니?’이 나라에서 전하로 불릴 사람은 황족뿐이고, 그녀는 황족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조원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내는 계속해서 말했다.“세자께서 저희 전하를 보좌해 주신다면 강 소저는 무사할 거라고도 하셨지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기둥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지금 내 안전을 빌미로 조원철에게 어느 황자를 보좌하라고 협박하는 건가?‘잘못 짚은 것 같은데.’그녀는 조원철에게 있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외실일 뿐이었다.‘어쩌면 외실조차 아닐지도 모르지.’그녀를 내세워 조원철을 협박하는 걸 보면, 저자가 말하는 전하도 그리 똑똑한 사람은 아닌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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