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고맙습니다."강유영은 입술을 꾹 깨물고는 끝내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조연화의 비참한 말로에 대해서는 그녀도 만족했다.하지만 지금 더 시급한 일은 조원철을 구해내는 것이었다. 만약 조원철이 잘못된다면 진국공부 역시 무사하지 못할 터. 그리되면 조연화가 강왕에게 시집가는 꼴을 지켜보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것이다."별말씀을."서준이 이를 드러내며 씩 웃어 보였다.입술을 꾹 다문 채 잔뜩 경계하는 그녀의 꼴이 영락없이 길들여지지 않은 길고양이 같았다. 그 앙칼진 모습이 도리어 그의 흥미를 돋웠다."청류 일행이 어찌 되었는지 묻지 않는 것이냐?"서준이 실실 웃으며 물었다."그들이 어찌 되었단 말입니까."강유영이 그의 말을 받아 물었다.어차피 물어야 할 참이었다. 허나 목소리는 차분했고 당황한 기색은 조금도 묻어나지 않았다."제법 침착하구나."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주위를 반 바퀴 빙그르르 돌며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참으로 궁금하네. 넌 어쩌다 그리된 것이냐? 불과 일 년 남짓 만에 그토록 겁 많던 아이가 이리 독하게 변하다니.""겁이 많은 척 연기한 것입니다."강유영은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맑은 눈동자로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그녀는 확실히 예전보다 담력이 커졌다. 서준이 이리 실없는 소리나 지껄이는데, 그녀 역시 꼬박꼬박 진실을 내어줄 이유가 없었다.서준이 코웃음을 쳤다."연기인지 아닌지 그쯤은 내 눈에도 훤히 보이네만.""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강유영이 미간을 좁히며 쏘아보았다.서준이 소리 내어 웃었다."청류 일행은 인주 경계에 닿자마자 우리 태자 형님의 사람들에게 기습을 받아 모조리 사로잡혔다.""그럴 리 없습니다."강유영이 불신으로 가득 찬 눈초리를 보냈다."청류의 무공은 제가 잘 압니다. 설령 그가 수세에 몰린다 한들, 이 세상에 그를 생포할 수 있는 자는 몇 없습니다."사실 이는 그녀가 지어낸 말이었다. 청류의 무공이 뛰어나다는 것만 알뿐, 그가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적조차 없었다.
황성에서 인주까지는 아무리 서둘러도 왕복 칠팔 일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청류가 떠난 뒤, 강유영은 하루하루를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보냈다.나흘 뒤.돌계단에 앉아 하늘의 구름을 보며 멍하니 상념에 잠겨 있던 찰나,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강유영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청류님이 돌아오신 걸까요?"곁에 있던 서유도 흠칫 놀라 자세를 고쳐 잡으며 물었다."그리 빨리 올 리가 없다. 가보자."강유영은 잰걸음으로 대문 쪽으로 다가가며 서유에게 눈짓을 했다.서유가 문에 대고 물었다."누구십니까?""유영아, 나다."맑고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장난기가 묻어나는 익숙한 목소리.서준이었다.강유영과 서유는 약속이나 한 듯 서로를 마주 보았다. 강유영의 가슴이 불안하게 덜컥 내려앉았다.서준이 대체 어떻게 이곳을 알고 찾아왔단 말인가. 이번에 원철 오라버니가 하옥된 데에는 저자의 공이 지대했다.그런 자가 굳이 예까지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면 십중팔구 흉사일 터였다."유영아, 문 열어라. 네게 전할 중한 소식이 있다."서준이 다시 문을 두드렸다. 여전히 건들거리는 어투에는 희미한 웃음기가 배어 있었다."무슨 일인지 거기 서서 말씀하십시오."강유영은 그의 어투에서 짙은 불길함을 감지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솟구치는 불안을 억누르고 한껏 냉랭한 목소리로 내뱉었다."청류와 그 수하들, 모조리 태자의 사람들에게 사로잡혔다."서준의 목소리가 다시 문 너머로 들려왔다."정 듣기 싫다면 이만 가볼까?"뻔히 속이 들여다보이는 수작이었다. 허나 그 말은 강유영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강유영은 앞뒤 잴 것 없이 황급히 문빗장을 풀고 문을 열어젖혔다."지금 뭐라 하셨습니까!"당장이라도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지만, 그녀는 안면 근육을 굳히며 애써 평정을 가장했다.조원철은 그 어떤 순간에도 남에게 속내를 들켜서는 안 된다고 누누히 말했다. 그리하면 상대에게 약점을 잡히기 십상이라고 했다.게다가 서준이 내뱉은 말이 진실인지
발등에 불이 떨어져 속이 타들어 가는데, 그는 이 와중에도 그녀를 시험할 생각뿐인 듯했다."군량 포대에 향료를 섞어 둔 것은 너도 아는 일이지."조원철이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인주에는 내 사람들이 심어져 있다. 창고의 장부 역시 겉으로 드러난 것 외에 진짜 내역을 적어둔 비밀 장부가 따로 있지. 창고에서 반출된 군량의 정확한 양부터 동원된 마차, 마차가 지나간 바퀴 자국까지 모조리 기록되어 있다. 누가 우리 쪽 사람인지는 청류가 알고 있어."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찬찬히 일러주었다."장부가 있다 한들, 막상 일이 닥쳤을 때 그들이 발뺌하면 그만이 아닙니까."강유영이 눈물이 고인 눈을 크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참, 지난번 제가 도와주었던 그 말단 관리 기억하십니까?""그래."조원철이 고개를 끄덕였다."제 생각엔, 그 자라면 기꺼이 오라버니를 위해 증언을 해줄 것 같습니다."강유영은 사뭇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직접 인주로 내려가 그를 설득해 보겠습니다."확실한 증인만 확보한다면 일은 훨씬 수월하게 풀릴 터였다."네가 직접 인주로 가겠다고?"조원철이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예."강유영이 입술을 앙다물고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그녀에게 크나큰 은인이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게 이토록 잘해준 사람은 없었다.비록 먼 훗날에 결국 그의 곁을 떠나야 할 운명이지만, 그의 목숨이 달린 이번 일만큼은 온 힘을 다해 돕고 싶었다."그럴 필요 없다."조원철이 손을 뻗어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어째서입니까?"강유영이 의아한 듯 까만 눈동자를 동그랗게 떴다."사람을 부리는 법을 배워야지. 밖에는 청류가 있다. 그 수하로 쓸 만한 자들이 꽤 있으니, 어찌 움직여야 할지 네가 지시를 내리거라."조원철이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네가 무슨 수로 그 많은 일들을 일일이 다 쫓아다니며 처리한단 말이냐."강유영은 한참 동안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오라버니...."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
그 말을 들은 강유영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어젯밤 일은 명백히 조원철의 목숨을 노린 함정이었다. 인주 창고 일이야 조원철이 진작부터 대비를 해두었으니 애초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허나 변방에서 군비를 빼돌렸다는 헛소문까지 퍼져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건정제는 의심이 많은 자이니, 앞으로 또 무슨 사달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세자께서 아씨께 전할 말이 있으시다며, 모셔 오라 하셨습니다."청류가 그녀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 세자를 뵐 수 있단 말이냐."강유영이 흠칫 놀라 청류를 쳐다보며 물었다.조원철은 대옥에 갇혀 있지 않은가. 적어도 이 거센 폭풍이 한차례 지나가야만 면회가 가능할 줄 알았다. 그래서 인주부터 다녀와야 할지 속으로 갈등하던 참이었다."얼굴을 뵙는 것쯤은 가능합니다. 다만 지체할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청류가 목소리를 낮춰 대답했다."가자."강유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섰다.청류는 말에 올라타 인적이 드문 샛길만 골라 내달렸다. 강유영도 서둘러 말을 몰아 그의 뒤를 바짝 좇았다.황성의 이 미로 같은 골목들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턱이 없었다. 그저 청류를 따라 일 각쯤 내달리자 으스름한 대옥 입구에 다다랐다.대옥 안으로 들어서는 내내, 청류는 마주치는 옥졸들에게 두둑하게 은자를 찔러주며 강유영을 대옥 가장 깊숙한 감방으로 안내했다.가장 안쪽에 있는 깊고 어두운 감방이었다. 높게 난 작은 창문 하나로 희미한 빛이 겨우 새어 들어올 뿐이었다.어스름 속에서 익숙한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입고 있는 새하얀 죄수복이 눈을 찌를 듯 시리게 다가왔다.인기척을 느낀 조원철이 몸을 돌렸다. 짤랑이는 쇳소리에 시선을 내리자, 그의 발목에 무거운 족쇄가 채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초연했다. 미간에는 한 치의 당황한 기색도 없었으며, 꼿꼿한 자태는 변함없이 단정하고 고고했다. 초라한 죄수복조차 그의 타고난 기
마차는 진국공부 대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가 이내 앞으로 내달렸다.강유영의 머릿속은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조원철이 하옥되고 진국공부의 대문이 굳게 닫혔으니, 그녀가 밖에서 그를 구할 방도를 찾아야만 했다.따지고 보면 그가 태자 측 사람들을 감시하러 인주로 내려가지 못한 것도 다 그녀의 일에 발이 묶인 탓이었다. 그로 인해 벌어진 참사이니 그를 구하는 것은 그녀가 마땅히 해야 할 도리였다.다만 당장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었다."아씨, 어디로 모실까요?"마차 앞쪽에서 서유가 다급히 물었다.강유영은 심란한 마음을 다잡으려 입술을 꽉 깨물고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우선 묵을 객잔부터 찾자."지금 그녀에게는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곳이 필요했다.객잔에 도착해 짐을 푼 그녀는 탁자 앞에 홀로 앉아 지난번 인주로 향했던 여정을 찬찬히 되짚어 보았다.일렁이는 촛불이 수심 가득한 그녀의 뺨을 비추었다.태자 측에서 창고에 무슨 짓을 벌였기에 건정제가 이토록 노발대발하여 이 깊은 밤에 사람을 보내 조원철을 압송해 간 것일까.문득 조원철이 일부 식량 포대에 특제 향료를 섞어 넣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가 기르는 추풍매만이 그 향을 맡을 수 있다고 했었다.그것이 그녀가 아는 그의 유일한 대비책이었다.어쩌면 남몰래 다른 수도 다 마련해 두지 않았을까. 태자가 자신을 노린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니 결코 호락호락 당할 사내는 아니었다.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자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이어 지난번 자신이 거두어주었던 말단 관리 정기삼이 뇌리를 스쳤다.정기삼은 어린 동생들을 끔찍이 아끼는 정 많은 사내였다. 결코 은혜를 저버릴 배은망덕한 자로는 보이지 않았다.직접 인주로 내려가 정기삼에게 내막을 아는지 물어볼까?어쩌면 그가 인주 창고에서 벌어진 일들을 증언해 줄 귀중한 증인이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창고에서 정확히 무슨 사달이 났는지 알 길이 없으니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녀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짚은 채 깊
강유영은 한씨와 조연화가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을 싸늘한 눈으로 지켜보았다.그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조원철은 두 사람에게 서왕을 멀리하라 경고하며, 혹여 이를 어기고 사단이 나면 자신을 찾지 말라 단단히 일렀건만. 한씨와 조연화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헌데 막상 일이 터지니 결국 조원철에게 매달려 수습해 달라 떼를 쓰고 있었다.자신이 그간 당했던 핍박과 억울함을 떠올리다 눈앞에 처량하게 무너진 모녀를 보자, 가슴 한구석에서 묘한 통쾌함이 일었다.'자업자득이지. 악독하게 굴었으니 당연히 치러야 할 죗값이야.'조원철은 잠시 말을 고르더니 입을 열었다."이 일은 서왕이 치밀하게 짠 판입니다. 만약 어머니께서 기어이 연화를 강왕에게 시집보내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신다면, 서왕은 반드시 오늘 밤의 일을 천하에 퍼뜨릴 것입니다. 그리되어 연화의 명절이 더럽혀지고 가문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면, 다시 제대로 된 혼처를 찾을 방도가 있으십니까? 부내 다른 이들의 혼사는 어찌하실 작정입니까."강유영은 그의 말을 가만히 곱씹었다. 빙빙 돌려 말했으나 그 속에 담긴 뜻은 명백했다.조연화가 강왕과의 혼사를 거절하여 추문이 퍼지면, 훗날 제대로 된 혼처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정확히는 강왕보다 나은 혼처를 찾기란 불가능했다. 강왕에게 시집가면 어쨌거나 어엿한 왕비 자리에 오르지 않는가. 여기서 고개를 저어 혼담을 거절하고 새 혼처를 찾는다면 이보다 더 나은 혼처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게다가 가문 내 다른 사람들의 혼사까지 모조리 망치게 된다. 서녀들이나 양녀인 그녀는 차치하고라도, 아직 정실을 들이지 않은 조원철과 차남에게까지 치명적인 흠집이 될 터였다.서준의 덫은 참으로 지독했다. 상황이 이리 돌아가니 조연화로서는 강왕에게 시집가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한씨는 아들의 말을 듣고 한참이나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진국공부의 체면은 둘째치더라도 조원철과 차남의 혼삿길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에게는 늘 아들들의 혼사가 딸의
강유영은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돌아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다리가 바닥에 꽁꽁 얼어붙은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들어오거라.”조원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령했다.강유영은 누가 보기라도 할까 두려워,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내실로 들어갔다.“언제 오셨나요?”잠깐 오씨 어멈의 저녁을 챙기러 나갔다 온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지금쯤이면 밖에서 왕 소저와 저녁 식사를 해야 하지 않나?’조원철이 다가오더니 문을 닫았다.강유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벌리고 고개를
“기특하기도 하지. 어서 이리 와서 앉으렴.”한씨는 웃으며 강유영을 향해 손짓하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밖에서 강유영에게 잘해주는 것은 인자한 진국공 부인의 명성을 위해서였다.강유영은 약상자를 장 의원에게 건네고는 고분고분 그쪽으로 다가갔다.장 의원은 그녀와 시선을 교환하고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유영의 처지를 잘 알기에,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다. 장 의원은 손을 뻗어 한씨의 손목에 대고 진맥을 시작했다.한씨의 옆에 앉은 강유영은 불안하게 병풍 뒤쪽을 힐끔거렸다.조원철은 탁자 앞에 마주
“유영아? 얘네가 다 어디로 갔지?”한씨가 병풍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 오지 마세요. 제가 부주의로 우유차를 옷에 쏟아서 닦고 있었습니다.”다급한 마음에 강유영은 아무 핑계나 둘러댔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한씨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네 오라비는?”강유영은 고개를 돌리고 애원에 찬 눈길로 조원철을 바라보았다. 당황하고 조급한 나머지 맑은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조원철은 그날 밤 그만하자고 애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겨 단단히 품에 안았다.
한씨가 고개를 돌려 강유영을 바라봤다.곁눈질로 보니, 조원철도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보는 듯했다.강유영은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떡을 다시 집어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다.마치 돌을 씹는 것처럼 입안이 쓰고 껄끄러웠다.‘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지? 뭘 알고 일부러 저러시는 걸까?’이유야 어찌 됐건 한씨가 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음은 분명해졌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한씨는 손을 뻗어 아들의 목에 난 자국을 어루만지더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곱게 자란 처자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