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벨라 아가씨는 또 다른 변덕을 부리며 외출을 결심했다.“나 밖에 나갈 거니까, 너희도 나 좀 도와.”세레인과 마사는 부랴부랴 드레스를 챙기고 보석함을 열고, 신발을 정리했다.세레인은 반짝이는 벨라의 오팔 귀걸이를 바라보다 무심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칼데론에서는 오팔이 정말 보기 드물게 귀한 원석이었다.“…저런건 엄청 비싸겠지?”“뭐?”앗 또 실수!산 속 오두막에 혼자 있을 때처럼 혼잣말이 그냥 나와버리네.“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가씨.""저도 모르게 한 실언이었어요.”벨라는 눈을 가늘게 슥 뜨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내가 싫증나면 그때 너 줄까? 네가 소화를 할지는 모르겠다만.”“하하…아니에요. 아가씨 정말 실언이었어요.”아이고 내 심장이...외지에서 온 하녀가 감히 모시는 아가씨의 귀걸이를 탐냈다는 말이 들려올까봐 무서웠다.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아가씨 때문에 세레인은 하루에도 심장이 열 번은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이야, 벨라 아가씨네 댁은 정말 저택이 아니라 궁전 같네요.”정원 너머로 언뜻 보이는 별채와 마구간, 그리고 잔디 위에 놓인 백색 찻상이 따사로운 햇살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세레인은 나무 그늘 아래로 몸을 살짝 옮기며 말했다.어느새 발테리움의 여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흐음, 옷 보는 눈은 최악이더니 그런 건 볼 줄 아네?”“…저 아가씨 때문에 저택에서 감각 없다고 소문 났어요.”“맞는 말이잖아~”벨라는 샐쭉하게 웃어보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미니스커트처럼 짧은 드레스를 가볍게 털었다.“이거 짧다고, 엄마가 보면 또 뭐라 하겠지?”살짝 짜증 섞인 목소리였지만 어딘가 귀여웠다. 세레인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마치 무대 위에서 걷듯 계단을 내려오는 벨라의 발치에는 작고 예쁜 리본이 달린 구두가 반짝였고, 햇빛을 받은 머리카락은 붉은 루비처럼 빛나고 있었다.그녀는 평소처럼 경쾌하게 앞장서며 정원 쪽으로 향했다.“그나저나 오늘 아가씨 부모님께서 오신다면서요?”“응,
Last Updated : 2026-03-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