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운 약초 냄새.블랑은 찌르는 듯한 두통과 함께 천천히 의식을 끌어 올렸다.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 올리자, 거대한 마수의 가죽이 치렁치렁하게 매달린 막사의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다.손발은 굵은 밧줄로 단단히 결박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값비싼 모피가 여러 겹으로 깔려 있었으나, 안락함이나 따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그리고, 흐릿했던 시야가 완전히 초점을 맞춘 순간.“드디어 깨어났나?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로제!”가장 먼저 블랑의 시야를 가득 메운 것은, 촛불의 일렁임 속에서 기괴하게 번들거리는 사내의 면상이었다.본래라면 꽤나 수려하고 곱상했을 미남의 얼굴. 그러나 오른쪽 이마부터 뺨을 가로질러 턱끝까지, 사내의 얼굴에는 반을 쪼개놓을 듯 길게 그어진 흉측한 검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단검에 깊게 베여 나간 궤적을 따라, 검붉은 살점이 지렁이처럼 두툼하고 기괴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멀쩡한 반쪽 얼굴의 미모마저도 단숨에 악귀처럼 보이게 만드는 상흔이었다.블랑의 시선이 사내의 얼굴에 닿는 순간, 마취의 여파로 몽롱했던 그녀의 머릿속이 찬물이라도 뒤집어쓴 듯 서늘하고 기민하게 식어 내렸다.‘역시, 엘런이었어. 그때 얼굴이 아니라 목을 노려야 했는데.’블랑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서릿발 같은 살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눈동자의 초점을 흩트리며, 가녀린 어깨를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로, 로제라니요……? 사람을, 흐윽, 착각하신 것 같아요.”결박된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블랑은 커다란 눈망울에 그렁그렁한 눈물을 매달았다. 겁에 질려 파랗게 질린 입술이 애처롭게 달달 떨렸다.“제 이름은 블랑이에요……. 당, 당신…… 누구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뭐?”엘런의 흉터투성이 눈썹이 기괴하게 꿈틀거렸다. 그러나 블랑은 그에게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고, 우둔하고 허영 가득한 여인의 밑바닥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 냈다.“도, 돈을 원하시는 거라면 폐하께서 얼마든지 주실 거예요! 폐하께선 저를 아주 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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