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대면일주일간의 연차.바다에게 그것은 휴가가 아니라 일종의 형벌이었다.동생이 사고를 당할 때 곁에 없었다는 자책감은 그를 주방으로, 청소기로, 그리고 하늘의 방 앞으로 끊임없이 내몰았다.“하늘아, 전복죽 좀 더 먹을래? 오빠가 간 딱 맞춰놨는데.”바다는 국자를 든 채 거실을 기웃거렸다.소파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보던 하늘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2024년의 기억 속에 멈춘 하늘에게, 훌쩍 커버린 오빠의 헌신적인 모습은 듬직하면서도 왠지 모를 서글픔을 자아냈다.띵동-.정적을 깬 것은 초인종 소리였다.바다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현관으로 달려갔다.“재현인가 보네. 아까 퇴원 축하한다고 케이크 사 온다더니.”바다가 활짝 문을 열었지만, 그곳에 서 있는 것은 화려한 케이크 상자가 아니었다.감색 코트 깃을 세운 채, 서늘한 눈매를 가진 사내.동혁이었다.“……팀장님? 아니,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바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회사에서는 칼같이 공사를 구분하던 사수였다.그런 그가 직원의 집까지 직접 찾아온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유바다 씨가 자리를 비우니 업무 진척이 안 돼서 말입니다. 근처에 왔다가 들렀습니다.”동혁의 시선은 바다의 어깨너머, 소파에 앉아 있는 하늘에게 머물렀다.바다는 당황하면서도 그를 안으로 안내했다.“하늘아, 인사드려. 오빠 사수 되시는 구동혁 팀장님이야.”하늘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동혁을 마주했다.2024년의 기억 어디에도 없는 남자였다.그런데 이상했다.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장 한구석이 날카로운 바늘에 찔린 듯 따끔거렸다.뇌는 모른다고 말하는데,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처음 뵙겠습니다. 유하늘입니다.”하늘의 정중한 인사에 동혁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그는 바다가 차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간 사이, 테이블 위에 작은 약국 봉투를 내려놓았다.“기억을 잃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떤 사이였는지도 잊으셨겠군요.”동혁의 낮은
Last Updated : 2026-04-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