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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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취했나? 그런데 오늘 저녁에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는데.’“알아.”권태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온세아가 더욱 경악했다.“전 재혼이고 태혁 씨는 초혼이라고요.”온세아가 참지 못하고 그에게 현실을 일깨워주었다.만약 둘 다 돌싱이었다면 온세아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가 하늘과 땅 차이였고 게다가 온세아는 한 번 이혼한 경력까지 있었다.그런데도 권태혁이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품었다니, 그녀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그래서 뭐?”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그에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초혼이든 재혼이든 그건 그저 형식에 불과했다.중요한 건 두 사람의 마음이 맞는지, 진심으로 사랑하는지가 아닌가?그는 이미 자신의 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온세아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이제 결정은 온세아에게 달렸다.“내가 초혼인 게 마음에 걸려?”권태혁의 질문에 온세아가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내가 그럴 입장이 아니죠. 재혼인 내가 신경 쓰이지 않냐고 오히려 태혁 씨한테 물어야 할 판인데.’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권태혁이 먼저 말했다.“마음에 걸리지 않는다면 나도 네가 재혼인 거 신경 안 써.”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참 고맙기도 하네.’그녀가 아무 반응이 없자 권태혁이 계속 그녀를 안심시켰다.“난 진심으로 너랑 결혼하고 싶어. 내 말이 미덥지 않다면 내일 당장 혼인신고부터 해도 좋아.”그의 말에 온세아가 다시 한번 경악했다.‘혼인신고? 내일 당장? 뭐가 이렇게 빨라? 아직 결혼할지 말지도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혼인신고부터 하자니.’“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온세아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감당이 안 되네, 정말.’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그저 잠자리 파트너일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부부라니.온세아는 권태혁과 평범한 연인이나 남녀 친구가 되는 것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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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네?”머릿속이 새하얘진 온세아는 사고 회로가 완전히 정지해 버렸다.권태혁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뜨거운 거 느껴지냐고.”온세아는 자기도 모르게 조금 전 손끝에 닿았던 감촉을 떠올렸다.수년간의 헬스로 다져진 몸이라 근육이 탄탄했다. 만졌을 때 단단한 느낌이 전해졌고 꾹 누르면 바로 튕길 정도로 탄성이 있었으며 게다가 뜨겁기까지 했다.그쪽 방면으로는 가히 폭발적인 힘을 자랑할 것이 분명했다.온세아가 고개를 저었다가 다시 끄덕였다. 하얀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오르더니 습관적으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맙소사.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방금 이 남자의 몸을 탐한 거야?’“몰... 몰라요.”그녀가 시선을 피하며 찔리는 게 있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권태혁의 깊은 눈동자가 온세아를 옭아맸다.“모른다고? 그럼 다시 만져봐.”그는 온세아가 그를 만지는 걸 좋아했다.그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묘한 흥분감이 차올랐고 저도 모르게 계속 만져주길 바랐다.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다시 만져보라고 했어? 나더러 어떻게 참으라고. 이러다 코피 쏟게 생겼는데?’“아니... 됐어요...”권태혁이 황급히 고개를 젓는 그녀에게 바짝 다가갔다.“괜찮아. 마음대로 만져도 돼.”그녀가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태혁 씨는 괜찮아도 난 안 괜찮다고요.’“정말 됐어요.”온세아가 단호하게 거절하고서야 권태혁이 손을 거두고 더 이상 몰아붙이지 않았다.“방금 내가 한 제안은 언제나 유효해. 마음의 정리가 끝나면 언제든 찾아와.”그는 그녀에게 약속하고는 그릇을 치운 뒤 주방으로 가 설거지를 시작했다.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권태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온세아의 표정이 복잡 미묘했다.그날 밤, 권태혁의 별장 게스트룸에 홀로 누운 온세아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녀 자신은 물론이고 권태혁과 구형민에 대한 생각까지 했다.권태혁과 앞으로 함께하는 미래를 전혀 상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마음은 권태혁과 함께하는 쪽으로 치우치고 있었다.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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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권태혁이 막 밖에서 아침 조깅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라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이목구비는 여전히 잘생겼고 온몸에서 짙은 남성미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그의 체향을 맡은 순간 온세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황급히 그를 밀어내려 했다.그런데 권태혁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바짝 끌어당겼다.“이거 놔요.”그가 쑥스러워하는 온세아를 깊은 눈동자로 빤히 응시했다.“왜? 도망치려고?”“아니거든요?”온세아가 다급히 답했다.권태혁이 피식 웃을 뿐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다. 대신 허리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주방에서 기다려.”“하지만...”온세아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난 지금 여기서 나가고 싶은데.’권태혁이 그녀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핑계 대고 먼저 갈 생각 하지 말고.”그 말에 온세아는 도망칠 명분마저 잃고 말았다.권태혁이 씻으러 위층으로 올라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주방으로 발길을 돌렸다.식탁 의자에 앉은 온세아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이따가 권태혁이 어젯밤에 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면 어쩌지?’승낙하는 건 절대 안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칼에 거절하기도 어려웠다.권태혁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 진심을 다하는 사람을 매번 차갑게 밀어내는 것 또한 온세아에게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권태혁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훗날 그녀가 더 큰 상처를 받을까 봐 두려워 그와 함께하겠다는 결심 역시 섣불리 내릴 수 없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온세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권태혁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온세아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식탁 앞에 홀로 앉아 있었다.누가 봐도 고민이 있는 표정이었다.“무슨 생각해?”권태혁이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흠칫 놀란 온세아가 정신을 차리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입으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속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다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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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그 후 며칠 동안 권태혁은 퇴근하는 온세아를 매일같이 데리러 왔다.하지만 대답을 재촉하진 않았다. 주도권을 온세아에게 넘겨주고 그녀의 페이스에 맞춰주려는 듯했다.덕분에 온세아는 한결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온세아가 이채린과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답하며 수다를 떨었다.그러다가 이채린이 불쑥 물었다.“세아야, 곧 있으면 연휴인데 무슨 계획 있어?”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집에서 자고 책 보고 휴대폰이나 봐야지.”이채린이 어이가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뭐? 그렇게 지루하게 보낸다고? 어디 여행 갈 생각은 없어?”“여행? 황금연휴엔 사람이 미어터지잖아. 사람 구경만 하긴 싫어.”이채린이 제안했다.“그럼 우리 해외로 여행 갈까?”“해외도 사람이 많은 건 마찬가지일걸?”황금연휴에는 국내든 해외든 어딜 가나 인산인해였다.“관광객들이 별로 안 가는 한적한 곳으로 가면 되지.”온세아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네가 정 가고 싶다면 뭐 생각해 볼게.”그런데 그녀의 이 말이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구형민의 귀에 들어갔다.“세아 언니?”귓가에 갑자기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온세아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구형민과 그의 새 여자친구가 그들의 테이블 옆에 서 있었다.우연히 지나가던 길이었겠지만 그래도 참으로 지독한 우연이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또 이렇게 마주치고 말았다.온세아가 두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구형민이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영락없이 사업에 크게 성공한 엘리트의 모습이었다.그리고 그의 옆에 심민서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구형민을 바라보는 눈빛에 달콤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온세아는 그들의 닭살 돋는 애정 행각을 감상해 줄 여유 따위는 없었다.게다가 구형민의 새 여자친구가 그녀를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 몹시 불편했다.‘구형민과는 이미 이혼한 사이인데 언니는 무슨 얼어 죽을 언니. 일부다처제였던 시대인 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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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오늘 일진이 사납다 했더니 재수 없는 인간이랑 딱 마주쳤네.”심민서의 눈빛이 돌변했다.“지금 누구보고 재수 없다는 거예요?”이채린이 경멸 섞인 눈빛으로 심민서를 흘겨보았다.“누구라고 이름 댄 적 없는데? 제 발 저리는 사람이 그 인간이겠지.”“이봐요!”심민서는 분통이 터져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당장이라도 이채린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체구가 작았고 이채린은 키가 크고 덩치가 있었다. 체격 조건부터가 이채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아무리 화가 나도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화장실.온세아가 볼일을 마치고 나왔을 때 구형민이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그의 길쭉한 손가락 사이에 담배가 들려 있었고 짙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온몸에서 음침하고 서늘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온세아는 본래 구형민을 무시할 생각이었다. 이름 모를 행인 취급하며 지나쳐 가려는데 구형민이 커다란 손으로 온세아를 덥석 잡았다.온세아가 미처 반항할 틈도 없이 구형민이 그녀를 구석으로 끌고 갔다.그러고는 벽으로 밀어붙인 뒤 손으로 그녀의 머리 위를 짚은 채 오만한 태도로 내려다보았다.구형민의 눈동자가 칠흑처럼 어두웠다.“왜 나를 무시해?”온세아는 그저 어이가 없었다.“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야. 그런데도 내가 널 아는 척해야 해?”구형민의 안색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이혼? 우리가 왜 이혼했는데? 네가 오래전부터 날 배신하고 돈 많은 놈한테 들러붙은 거 아니야?”그 돈 많은 놈이 권태혁이라고 이름만 대지 않았을 뿐 누가 봐도 권태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우리가 왜 이혼했는지 정말 몰라서 물어?”결혼까지 해놓고 그녀의 언니인 온아정과 바람이 나서 가정을 파탄 낸 장본인은 바로 구형민이었다.그런데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녀를 추궁했다.그가 핏발이 선 눈으로 그녀에게 바짝 다가섰다.“지금 묻고 있잖아. 그 이유를!”구형민의 표정이 흉악하기 그지없었다. 온몸에서 날카롭고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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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그 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욱신거렸다. 갑자기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그래서 뭐?”온세아가 물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은 이미 저도 모르게 상처를 받고 있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권태혁은 온세아에게 결혼을 운운했다.요즘 매일같이 퇴근길에 그녀를 데리러 오며 진심으로 구애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하마터면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다.결국 그녀가 그를 너무 좋게만 생각했던 것이었다.권태혁은 지금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한 다리는 온세아에게, 다른 한 다리는 다른 여자에게.구형민의 날카로운 두 눈에 조롱이 서렸다.“네가 혼외자라서 능력 있는 남자한테 기대어 스스로를 증명하고 네 안의 열등감을 채우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 남들한테 존중받고 무시당하지 않는 기분도 누려보고 싶겠지.”온세아는 기가 차서 말문이 막혀버렸다.‘이 인간이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야, 자기 자신한테 하는 소리야? 내가 언제 열등감을 가졌고 언제 내가 혼외자라는 이유로 남한테 기대려 했다는 거야?’처음부터 열등감에 찌들어 재벌가에 빌붙어 위신을 세우려 했던 사람은 구형민이었다. 그런데 그걸 온세아에게 덮어씌웠다.“너...”온세아가 미처 반박하기도 전에 구형민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사실 네가 원하는 그 목적 내가 이뤄줄 수도 있어. 굳이 권태혁이 아니어도.”온세아는 순간 멍해졌다.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뭐?”구형민이 헛기침하더니 그녀 앞에서 허리를 꼿꼿하게 폈다.“너도 알다시피 난 이제 구씨 가문의 후계자야. 예전처럼 남들 앞에 설 수 없었던 혼외자가 아니라고.”온세아가 눈을 깜빡였다.“그래서?”그가 턱을 치켜들며 거드름을 피웠다.“나한테 다가올 기회를 줄게.”온세아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나한테 기회를 준다고?”‘너한테 다가갈 기회를? 그게 무슨 얼어 죽을 기회야?’구형민이 선심이라도 쓴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비록 지금 내 곁에 민서가 있지만 넌 어쨌든 내 전처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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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하지만 온세아가 그렇게 말한들 구형민이 믿어줄 리 만무했다.구형민의 눈에 온세아가 권태혁 같은 남자와 어울리는 목적이 오로지 돈뿐이었으니까.그녀가 권태혁의 재력에 홀렸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니 구형민이 그와 똑같거나 더 많은 액수를 부르면 기꺼이 애인이 되어줄 거라 확신했다.“돈으로 사람 모욕하지 마!”온세아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쏘아붙였다.그러자 구형민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건 물론이고 온세아가 이참에 몸값을 올리려 수작을 부린다고 여겼다.“20억이 적어? 40억이면 돼?”그가 경멸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온세아는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돈에 환장한 여자라고 확신하고 있네. 너랑 두 번 다시 엮이기 싫어한다는 걸 눈곱만큼도 눈치채지 못했어?’물론 이런 진심을 말해봤자 구형민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터.“그럼 400억을 주든가.”온세아가 턱을 치켜들며 받아쳤다.아예 구형민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불러 다시는 달라붙지 못하게 싹을 잘라버릴 심산이었다.구형민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지금 뭐라고 했어?”온세아가 눈썹을 까딱였다.“400억. 그 정도 주면 네 애인이 돼서 시키는 대로 다 할게.”그의 두 눈에 혐오감이 피어올랐다. 분수도 모르고 터무니없는 값을 부른다고 욕하는 눈빛이었다.“400억? 혼외자에 이혼녀인 네가 그 정도 가치나 된다고 생각해?”구형민이 대놓고 비웃었다.한 달에 400억 원을 줄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지금의 온세아가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가치 없다고 생각하면 안 주면 되겠네.”차라리 그가 주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을 테니까.솔직히 말해 구형민과는 길에서 마주치더라도 아는 체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가장 익숙한 타인으로 지내길 바랐다.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구형민은 만날 때마다 그녀를 멈춰 세우고 비아냥거렸다. 오늘은 한술 더 떠서 애인이 되어 달라는 미친 소리까지 지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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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채린이 집으로 오겠다고?’온세아가 다급하게 말렸다.[오지 마세요. 오늘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해서 자려고 누웠어요.]권태혁에게서 더 이상 답장이 없었다.메시지를 읽었으니 방해하러 오진 않을 거라는 걸 온세아는 알고 있었다....다음 날 이른 아침.이채린이 요란하게 울려 대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다.“주말 아침에 누구야, 진짜!”그녀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현관으로 향했다.주말에는 늦잠을 자는 게 이채린의 습관이었다.‘대체 어떤 눈치 없는 인간이 아침 댓바람부터 날 깨운 거야?’이채린이 씩씩거리며 걸어가 문을 열었다.놀랍게도 문 앞에 서 있는 기품 있고 잘생긴 남자가 다름 아닌 권태혁이었다.그녀는 순간 잠이 확 깨는 것 같았고 놀란 나머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권 대표님?”‘세상에나. 회사 대표가 주말 아침에 우리 집에 오다니.’아직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 이채린이 몸을 꼬집어 보았다.아프다는 건 꿈이 아니라는 뜻이었다.‘진짜였어. 권태혁이 정말 우리 집에 왔어.’“세아 안에 있어?”완벽한 슈트 차림에 숨 막히게 잘생긴 권태혁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네, 있어요.”이채린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안내라도 하고 싶었다.권태혁이 손에 들고 있던 조식을 건넸다.“두 사람 아침이야.”이채린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뒤 몸 둘 바를 몰랐다.“감사합니다, 대표님.”‘살다 살다 회사 대표가 조식을 사다 주는 날이 올 줄이야.’“어디 있어?”권태혁이 다시 물었다. 그가 찾는 사람이 온세아인 걸 이채린이 모를 리 없었다.“아직 방에서 자고 있어요.”그녀는 재빨리 신발장에서 새 남성용 슬리퍼를 꺼낸 다음 방 쪽을 가리켰다.권태혁이 온세아의 방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던 이채린은 문득 절친을 배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곧장 합리화했다. 이건 다 온세아를 위해서라고.온세아는 지금 온씨 가문의 압박을 받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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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권태혁의 손이 통제력을 잃은 듯 온세아의 잠옷 안으로 파고들어 가더니 허리를 감싸 안았다.온세아가 양팔로 그의 목을 끌어안고 점차 호응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곧장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권태혁의 그곳이 온세아의 아랫배에 맞닿은 순간 그녀의 의식이 서서히 맑아졌다.지금 위에서 입을 맞추고 몸을 더듬는 남자를 보자마자 온세아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어젯밤에 분명 채린이 집에서 잤던 것 같은데? 그런데 권태혁이 왜 내 위에 올라타 있는 거야?’가장 먼저 든 생각은 권태혁을 밀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슴팍을 밀어도 권태혁은 놔주기는커녕 오히려 온세아를 더 무겁게 짓누르며 한층 더 거칠게 입술을 탐했다.온세아는 반항하려 했지만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가녀린 손가락이 권태혁에게 단단히 결박당했다.키스가 점점 더 격렬해졌고 공기 속에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 찼다.그녀는 이러다 정말 권태혁에게 잡아 먹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틈을 노린 온세아가 무릎을 들어 권태혁을 세게 걷어찼다.고통을 느낀 권태혁이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놓아주었다.“발길질 한 번 맵네.”온세아가 권태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러게 누가 자고 있는 사람한테 몹쓸 짓을 하래요?”권태혁이 시선을 늘어뜨리고 온세아를 응시했다.“뭘 또 몹쓸 짓까지 했다고.”온세아가 목소리를 높였다.“내가 자고 있을 때 몰래 덮쳤잖아요!”권태혁이 이채린의 집까지 불쑥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비몽사몽인 틈을 타 몰래 덮치다니.그의 두 눈에 옅은 웃음기가 어렸다.“너도 방금 꽤 즐긴 것 같던데.”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본능적으로 반박했다.“즐기긴 누가 즐겨요? 전혀 아니거든요?”권태혁이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즐기지 못했어? 그럼 다시 할까?”그러고는 다시 온세아에게 입을 맞추려 하자 온세아가 연신 뒷걸음질 쳤다.그를 쳐다보는 온세아의 눈빛에 경계심이 가득했다.반면 권태혁의 눈빛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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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온세아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권태혁이 이렇게 정확히 짚어낼 줄은 몰랐다.‘찔려서 이러나? 강유진과 결혼할 거면서 뻔뻔하게 나한테 치근덕거려? 대체 누구한테 보여주려는 쇼인지.’“그런 거 아니니까 빨리 나가요!”온세아는 더 이상 권태혁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권태혁이 조건에 맞는 여자와 결혼하고 난 뒤에 그녀를 내연녀로 둘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네 친구가 밖에 떡하니 있는데 나보고 지금 이 꼴로 나가라고?”권태혁의 질문에 온세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다 권태혁의 하반신으로 시선이 향한 순간 단번에 이해했다.“권태혁!”온세아가 동그란 눈을 부릅떴다. 화도 나고 얄미워 죽을 지경이었다.“여기서 좀 진정하고 나와요. 난 먼저 나갈 테니까.”더 이상 권태혁과 같은 공간에 단둘이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권태혁이 또다시 덮칠까 봐 두려웠다.‘요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런다니까? 욕구 불만이라도 되나? 그런데 약혼녀도 있잖아. 강유진이 만족시켜주지 못한 건가?’온세아가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씻으러 갔다.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권태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가 방 문을 열고 나가자 이채린이 바로 달려왔다.“권태혁 왜 이렇게 빨리 갔어? 혹시 허우대만 멀쩡하고 그쪽으로는 부실한 거 아니지?”온세아가 이채린을 흘겨봤다.“무슨 헛소리야?”“아니야? 네 방에 들어간 지 몇 분 안 돼서 바로 나왔는데?”어이가 없었던 온세아가 이채린의 이마를 콩 쥐어박았다.“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아까 방 안에서 아무 일도 없었거든?”이채린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고?”그녀의 집요한 시선에 온세아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 이채린이 무언가 눈치챈 듯 곧바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무슨 일이 있긴 있었나 보네?”온세아가 쑥스러움에 팩 토라진 표정으로 이채린을 흘겨보더니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배 안 고파? 난 배고파 죽겠는데.”사실 조금 전 침실에서 권태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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