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민이 거만한 시선으로 심민서를 내려다봤다.“김칫국부터 마시지 마. 이 일대가 조만간 도로 공사를 할 예정이라 일주일 정도 길이 통제될 거야. 일단 여기서 일주일 버텨봐.”심민서는 머릿속이 하얘졌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일주일이라니? 지금 나 데려가는 거 아니었어?”겁에 질린 나머지 심민서의 얼굴에 핏기라곤 전혀 없었다.구형민이 경멸 가득한 눈으로 심민서를 흘겨보았다.“내 말 제대로 못 알아들었어? 여기서 일주일 동안 지내야 한다고. 다음 주에 사람을 보낼게. 물론 그때까지 네가 살아있다면 말이야.”그의 말에 심민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 끔찍한 곳에 날 일주일이나 버려두겠다고? 이건 그냥 죽으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잖아.’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죽기 전까지 피를 말리며 죽음의 두려움 속에 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구형민,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악에 받친 심민서가 소리를 질렀고 두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그러나 구형민은 흔들리기는커녕 오히려 걸음을 재촉해 차에 올랐다. 정말로 심민서를 버렸다.깊고 험한 산속에서 한동안 심민서의 절망적인 통곡 소리만 메아리쳤다....돌아가는 길, 구형민이 운전기사에게 속도를 높이라고 재촉했다. 차오르는 벅찬 감정을 도무지 주체할 수 없었다.알고 보니 온세아가 바로 구형민의 첫사랑이었다. 이 사실에 구형민은 놀란 동시에 기쁘기도 했다.이제 더 이상 갈등할 필요도, 억지로 선택할 필요도 없었다.얼른 돌아가 온세아를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 전처럼 행복해지기만 하면 되었다.‘이번에는 진심을 다해 새롭게 시작할 거야. 예전처럼 허무하게 세아를 놓쳐버리는 짓은 절대 안 해.’구형민은 속으로 굳게 맹세하며 온세아와 함께할 찬란한 미래를 그려보았다.바로 그때 구형민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도련님, 큰일 났어요. 별장에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어요.”순간 구형민은 심장이 멎는 듯했다.“뭐?”구형민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부하는 그가 제대로 못 들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