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민의 두 눈에 음침하고 서늘한 기운이 스치더니 온세아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나랑 있을 때는 온갖 청순한 척하면서 털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하더니 지금은 권태혁한테 기꺼이 몸을 내주겠다는 거야, 뭐야?”온세아가 즉각 반박했다.“아니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우리가 결혼했을 때 누가 누구를 건드리기 싫어했는지.”‘건망증이라도 걸렸나?’두 사람이 부부였던 시절, 구형민이 온세아의 이복언니인 온아정만 마음에 품고 있었기에 온세아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 지독한 냉대 때문에 온세아는 병까지 걸렸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적반하장으로 구는 꼴이라니. 모든 책임을 온세아에게 떠넘기려는 속셈인가?“아니라고?”구형민이 돌연 기괴한 웃음을 터뜨렸다.“그렇다면 오늘 밤 다시 진짜 부부가 되어보는 건 어때?”온세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놀란 나머지 그대로 굳어버렸다.‘방금 다시 부부가 되겠다고 했어?’“무슨 짓을 하려고?”온세아가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구형민을 노려보았다.구형민이 온세아에게 바짝 다가가더니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나랑 같이 가보면 알게 될 거야.”그러고는 다시 온세아를 차에 밀어 넣고 강제로 문을 닫은 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시켰다....그날 밤 권태혁이 저녁 일정을 마치고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온세아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좋지 않은 예감이 밀려온 권태혁이 얼굴을 찌푸렸다.평소 같으면 온세아가 야간 수업을 마치고 진작 돌아왔을 시간이었다.만약 다른 곳에서 자고 오게 되더라도 항상 미리 연락을 남기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어째서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걸까?게다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권태혁이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온세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신호음만 울릴 뿐 전화를 받지 않았고 메시지를 남겨도 감감무소식이었다.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깨달은 권태혁의 눈빛이 매섭게 흔들렸다. 즉시 부하 직원에게 연락해 온세아의 행방을 추적하라고 지시했다.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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