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순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전처라니?”권상진의 두 눈에 조롱의 빛이 스쳤다.“어머니, 아직 모르셨어요? 태혁이 여자친구가 올해 구씨 가문의 그 혼외자와 이혼했어요.”차화순이 눈을 가늘게 떴다.“혼외자라니? 누구를 말하는 거야?”권상진이 비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아, 이제는 혼외자라고 부르기 애매하겠군요. 구형민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했으니까요. 후계자가 되자마자 본처를 버리고 집안 수준에 걸맞은 재벌가 딸과 결혼하려는 모양이더라고요.”“그런데 그 전처가 이번에는 태혁이의 눈에 들었지, 뭐예요? 태혁이가 속은 건지, 아니면 어머니께 반항하려고 일부러 이런 여자를 데려온 건지 모르겠네요.”차화순이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다.큰손자가 사귀는 여자가 이혼한 전력이 있고 게다가 전남편이 다름 아닌 구형민이었다.온세아를 보는 차화순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다정했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네가 구형민의 전처라고?”차화순의 질문에 온세아가 움찔했다.권상진이 구형민의 이름을 꺼낸 순간부터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리라는 예감이 들었다.역시나 이혼 경력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는 재벌가였다.전남편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나마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필 권씨 가문과 경쟁 관계인 구씨 가문의 구형민이었다.차화순이 겉보기엔 너그럽고 말이 잘 통할 것 같아 보여도 그 정도 위치에 오른 사람이 마냥 물렁할 리는 없었다.가문에 어떤 이익이 돌아오고 어떤 손해가 발생하는지 누구보다 잘 따져야 했다.만약 온세아와 권태혁의 관계를 인정한다면 권태혁은 물론 권씨 가문까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를 수 있었고 자칫 가문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차화순이 처음 보는 여자 하나 때문에 그런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었다.“네, 맞아요.”온세아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굳이 숨길 이유도 없었다. 잠시는 숨길 수 있을지 몰라도 평생 숨길 수는 없었다.차화순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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