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혁이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렸다.가장 먼저 그를 발견한 권민지가 손을 흔들었다.“태혁아, 왜 이렇게 늦었어? 할머니께서 한참 기다리셨잖아. 어서 와서 앉아.”말을 마치자마자 자리를 비켜 주면서 권태혁더러 강유진의 옆에 앉으라고 눈짓했다.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권민지의 말을 무시한 채 차가운 눈빛으로 강유진을 노려보았다.“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요? 어젯밤에 분명 꺼지라고 했을 텐데요.”권민지가 강유진을 감싸면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동생을 쳐다봤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 유진이는 내가 초대한 손님이야. 네가 뭔데 유진이를 함부로 내쫓아?”권태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누나 손님이면 누나가 데리고 나가. 앞으로 이곳에서 저 여자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너!”권민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권태혁을 쳐다봤다.‘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제멋대로 굴기 시작했지? 이젠 친누나의 체면조차 세워 주지 않겠다는 거야?’“할머니!”권민지가 차화순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제 권태혁을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차화순밖에 없었다.강유진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차화순을 바라봤다. 차화순이 대신 나서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치였다.그런데 뜻밖에도 차화순은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저 자기 앞에 놓인 죽만 조용히 먹었다.잠시 후 차화순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권민지에게 명령했다.“유진이를 먼저 돌려보내.”권민지가 놀란 눈으로 차화순을 쳐다봤다.“할머니?”강유진을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한 것도 분명 차화순의 뜻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 그녀들의 편을 들어 주지 않는 걸까?“내가 두 번 말해야겠니?”차화순이 고개를 돌려 권민지를 매섭게 쏘아보았다.그제야 차화순의 뜻을 알아챈 권민지는 더는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지금 바로 데리고 나갈게요.”말을 마친 뒤 강유진과 함께 다이닝룸을 나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강유진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흐흑, 언니, 나 좀 도와줘.”그녀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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