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지수는 다시 오 사모와의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장 여사의 저택 안, 오 사모는 지난번보다 한층 더 핼쑥해진 얼굴로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며 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지수가 서재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 사모는 체면도 잊은 채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지수 씨……! 어떻게 되었나? 그 갤러리 놈들 꼬리는 잡은 건가?”지수는 아무런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가죽 가방에서 깔끔하게 밀봉된 흰색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안에는 정식 자산 수탁 증서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투자 수익 내역서가 들어있었다. 오 사모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역서를 펼쳤다. 그리고 맨 아랫줄에 선명하게 찍힌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사색이 되어 있던 그녀의 두 눈이 터질 것처럼 확장되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자릿수인가? 지수 씨, 액수가 잘못 적힌 것 같은데……?”오 사모가 헛숨을 들이켜며 물었다. 수탁 증서에 찍힌 금액은 그녀가 사기당했던 20억 원이 아니었다.[최종 회수 및 운용 자산: 5,000,000,000원 (금 오십억 원)]“잘못 보신 게 아닙니다, 사모님.”지수가 우아하게 의자에 앉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사기단 일당은 오늘 오전, 또 다른 밀항 건과 금융사기 혐의로 해경과 검찰에 의해 현장에서 긴급 체포되어 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사교계에는 사모님의 성함은 물론, 털끝만 한 소문도 나가지 않게 깔끔하게 입을 막아두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그, 그런데 이 50억은 대체 어디서 난 돈이란 말인가?”오 사모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내역서를 움켜잡았다.“놈들이 다른 유령 법인을 통해 은닉해 둔 무기명 채권과 세탁 자산이 있었습니다. 제 투자 파트너가 그 흐름을 아주 영리하게 역이용해 숏(공매도)을 걸어 자산을 흡수했고, 일주일 동안
최신 업데이트 : 2026-05-2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