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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화 도진의 부탁

Author: 릴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29 17:00:59

도진은 오랜만에 자신의 신혼집으로 발을 들였다.

일주일 중 3~4일은 한수진의 아파트에서 보내고 있던 터라, 제 집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어색함이 먼저 감돌았다. 하지만 그 어색함도 잠시, 온 집안을 감싸는 시원한 삼나무 향과 그 위를 부드럽게 덮는 달콤한 프리지아 향을 맡자마자 비로소 완벽한 안식처에 온 듯한 안도감이 밀려들었다. 뒤이어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참기름과 알싸한 마늘 향이, 최근 배달 음식과 거친 외식으로 지쳐 있던 도진의 위장을 사정없이 자극했다.

도진이 구두를 벗을 때, 오랜만에 들리는 문소리에 지수가 식사를 멈추고 거실로 나왔다.

“어? 도진 씨? 어쩐 일이야?”

놀란 듯 동그랗게 뜬 눈. 못 본 사이 예전의 생기와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되찾은 지수의 모습을 마주하자, 도진은 순간 자신들이 가장 행복했던 3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어쩐 일이라니? 내가 내 집에 온 건데. 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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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우가 근무하는 HN은행 근처의 조용한 카페. 진우는 초조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앉은 슬비를 바라보았다. 슬비는 지현의 비서답게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갑작스러운 연락에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진우씨"진우는 서류를 열어보려다가 멈칫하며 슬비를 응시했다."저를 어떻게 아시는지, 그리고 이지현태표님의 비서께서 왜 저를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은행은 GS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슬비는 차갑지만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으며 서류봉투를 눈짓했다. 거기에는 슬비가 미리 준비한

  • 가장 잔인한 축복   10화 아빠 강도진만 필요해

    지수는 사무실 문 앞에서도 도진과 수진의 적나라한 대화를 듣고 있었다.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수진은 기다렸다는 듯 도진의 목에 팔을 감으며 지수를 반히 쳐다봤다. 도진은 그런 수진을 보며 한 번 씩 웃고는, 손으로 수진의 허리를 쓸며 차갑게 지수를 쳐다봤다" 왜 왔어? 여기가 니가 오고 싶으면 오는 놀이터야?"지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진이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지수는 도진의 물음에 대답대신 들고 온 서류봉투를 책상 위에 툭 던져두고 차갑게 돌아서려했다. 그런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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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국에 도착한 슬비는 K국과 다른 차갑고 축축한 공기를 마시며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박진우씨 맞으신가요? 저는 GS그룹의 박슬비라고 합니다. 제안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런데 만날수 있을까요?"갑작스러운 전화에 진우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 GS? 내가 아는 그 GS 맞아? 그 큰 회사에서 나를 왜?'라는 생각을 하며 대답했다."피싱 아닌가요? 요즘도 이런 사기에 걸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하며 거칠게 전화를 끊어 버렸다.슬비는 황당한 표정으로 끊어진 전화를 한참 보다가 진우에게 메세지와 자신의 명함을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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