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에게 기억을 남겨 달라는 조건을 걸었던 이번 생.그것은 단순히 그녀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다음 생의 자신에게 남길 수 있는, 단 한 번뿐인 기회였다.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잊더라도,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더라도.이 기록만 손에 넣는 순간 다시 모든 것이 시작될 수 있도록. 그는 이번 생 전체를 하나의 실험처럼 이용했다. 신들과의 내기마저 자신의 계획 속에 편입시켰다.어떻게 시작이 될 것인지, 무엇이 변수였는지, 다음에는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 그는 모든 것을 계산했다.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의 심장을 가지기 위해. 그리고 다음 생에서도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그는 누구보다 지혜로웠고, 누구보다 위험할 만큼 치밀했다.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잊더라도,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이 기록만 손에 넣는 순간 다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그 누구보다 먼저 그녀를 찾아낼 수 있도록.벨루알은 철저하게 준비했었다.양피지 위에 적히는 글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수백 년, 수천 년 뒤에 태어날 자신에게 남기는 명령이었다.절대 잊지 말 것. 반드시 찾아낼 것. 그녀는 자신의 것임을 기억할 것. 그리고 그녀의 심장을 삼킬 것.그녀의 이름은 적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도 남기지 않았다. 창조신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름도, 외형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름은 믿을 수 없다. 모습도 믿을 수 없다.그러나 단 하나, 어떤 생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그녀가 가진 힘. 인간이라면 결코 가질 수 없는 기적.그것만이 그녀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벨루알은 두 번째 생에서 그녀와 함께 이름 붙였던 것처럼, 그 힘을 다시 한번 ‘마법’이라 기록했다.그리고 그 힘을 지닌 존재를 ‘마법사’라 적었다.신에게 선택받은 자, 세상에 다시 나타날 기적, 신의 힘을 이어받은 특별한 존재라고 적으며 인간이라면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부풀려 기록했다. 그 마법사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