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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Chapter 121 -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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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화

신들에게 기억을 남겨 달라는 조건을 걸었던 이번 생.그것은 단순히 그녀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다음 생의 자신에게 남길 수 있는, 단 한 번뿐인 기회였다.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잊더라도,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더라도.이 기록만 손에 넣는 순간 다시 모든 것이 시작될 수 있도록. 그는 이번 생 전체를 하나의 실험처럼 이용했다. 신들과의 내기마저 자신의 계획 속에 편입시켰다.어떻게 시작이 될 것인지, 무엇이 변수였는지, 다음에는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 그는 모든 것을 계산했다.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의 심장을 가지기 위해. 그리고 다음 생에서도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그는 누구보다 지혜로웠고, 누구보다 위험할 만큼 치밀했다.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잊더라도,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이 기록만 손에 넣는 순간 다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그 누구보다 먼저 그녀를 찾아낼 수 있도록.벨루알은 철저하게 준비했었다.양피지 위에 적히는 글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수백 년, 수천 년 뒤에 태어날 자신에게 남기는 명령이었다.절대 잊지 말 것. 반드시 찾아낼 것. 그녀는 자신의 것임을 기억할 것. 그리고 그녀의 심장을 삼킬 것.그녀의 이름은 적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도 남기지 않았다. 창조신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름도, 외형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름은 믿을 수 없다. 모습도 믿을 수 없다.그러나 단 하나, 어떤 생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그녀가 가진 힘. 인간이라면 결코 가질 수 없는 기적.그것만이 그녀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벨루알은 두 번째 생에서 그녀와 함께 이름 붙였던 것처럼, 그 힘을 다시 한번 ‘마법’이라 기록했다.그리고 그 힘을 지닌 존재를 ‘마법사’라 적었다.신에게 선택받은 자, 세상에 다시 나타날 기적, 신의 힘을 이어받은 특별한 존재라고 적으며 인간이라면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부풀려 기록했다. 그 마법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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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화

[여섯 번째 심장 - 아티 (네루실리아)]대륙 솔루미르의 변두리에 자리한 작은 마을.한 남자아이가 인적 드문 산길을 걸으며 발끝에 걸리는 돌멩이를 툭툭 차고 있었다.“나쁜 녀석들……!”아이는 우뚝 걸음을 멈췄다. 쌓여 있던 말을 전부 내뱉고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한동안 씩씩거리던 아이는 이내 눈앞에 펼쳐진 호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는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듯, 하늘을 향해 힘껏 소리쳤다.“난 엄마 닮은 내 갈색 머리가 좋다고!!!”그제서야 깍지 낀 두 손을 뒤통수에 받치며 억지로 씩 웃어 보였다.“이제야 좀 속이 시원하…… 응?”무심코 고개를 돌린 순간, 호숫가에 여자아이 하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이곳 사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 대륙에서는 볼 수 없는 머리색갈을 가진 아이였다.방금 전까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아이는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사람처럼 그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눈이 정확히 마주쳤다.“앗! 언,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남자아이가 화들짝 놀라 물었지만, 여자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만 살짝 갸웃할 뿐이었다.“미안. 누가 있는 줄 몰랐어. 시끄러웠지? 놀랐다면 사과할게.”그러나 이번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그는 잠시 여자아이를 바라보다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호수 주변에는 두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나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도, 아이가 머물 만한 집도 보이지 않았다.남자아이는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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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화

그 후로 아티는 가끔 신기한 힘을 보여 주었다.마당에 널어 둔 빨래가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가볍게 흔들어 말리거나, 물이 필요하면 작은 비가 내리게 했다. 어느 날 클라루스가 나무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 떨어졌을 때는,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그의 몸을 받아 천천히 땅으로 내려놓았다.클라루스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방금 네가 한 거야? 와! 진짜 신기했어!”나무 아래에 서 있던 아티는 겁에 질린 얼굴로 그에게 달려왔다.“괜찮아? 안 다쳤어.”클라루스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티가 구해 줬잖아.”그제야 아티가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 클라루스는 장난스럽게 웃었다.“그럼 내가 아티를 지켜 주고, 아티는 나를 지켜 주는 거네.”아티가 고개를 끄덕였다.“약속이야.”클라루스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아티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눈을 깜빡였다.“이렇게 손가락 걸면 약속한 거야. 절대 어기면 안 돼.”아티는 클라루스의 손동작을 따라 조심스럽게 새끼손가락을 걸었다.“서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주기.”“응! 지켜 줘.”환하게 웃는 아티를 따라 클라루스도 환하게 웃었다.“응. 무슨 일이 있어도.”***아티에게 특별한 힘이 있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였다.클라루스의 엄마의 머릿속에서는 오래전 마을에서 보았던 황실의 공고가 떠나지 않았다.처음으로 그 소식을 들었던 날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혼자 마을에 들렀던 날이었다.평소에도 마을 사람들은 황금빛이 아닌 머리카락을 가진 모자를 곱게 바라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시장에 갈 때면 클라루스는 집에 남겨 두고 혼자 다녀오곤 했다.“아니, 글쎄. 그 마법이라는 게 대체 뭐길래 이런 큰 상금을 준다는 거지?”“그러게. 어떤 힘이기에 제국에서 이 먼 대륙에까지 공고를 보냈을까?”사람들의 수군거림에 그녀는 무심코 발걸음을 멈추었다. 시장 한가운데 세워진 게시판에는 제국의 문장이 찍힌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마법을 사용하는 자를 제국 황실로 보내는 이에게, 어마어마한 상금을 내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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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화

작은 몸이 바닥을 구르며 미끄러졌다. 아티가 클라루스에게로 달려가려는 순간 황제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어딜 가느냐.”“이거 놔!”휘익——!거센 바람이 황제를 향해 몰아쳤다. 거대한 벨벳 커튼이 거칠게 휘날렸고, 알현실에 걸린 깃발과 태피스트리가 흔들렸다. 그러나 황제는 아티니를 놓치고는 몇 걸음 뒤로 밀려났을 뿐 쓰러지지 않았다.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던 그의 입가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그제야 확신이 생긴 사람의 표정이었다. “하.”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더니 터져 나오듯 크게 웃음이 번졌다.“하하하하!”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넓은 알현실을 가득 메웠다. 그 눈빛은 더 이상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아니었다. 오랫동안 찾아 헤맨 보물을 마침내 손에 넣은 사람의 눈이었다.“정말이었군. 정말 존재했어. 그 거짓 같던 전설이 사실이었다니.”그때 겨우 몸을 일으킨 클라루스가 소리쳤다.“아티! 도망가!”하지만 아티는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클라루스에게 달려갔다.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같이 가! 서로 지켜주기로 했잖아!”“왜 와! 도망가라고!”클라루스가 울먹이며 외쳤다. 아티는 고개를 저었다. 그 눈빛이 확고했다. 겁에 질려 있으면서도, 떨리는 손으로 그의 손목을 꼭 잡으면서도, 혼자 가지 않겠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클라루스는 그런 아티를 바라보다 이를 악물었다. 비틀거리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황제는 두 아이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두 아이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두 아이가 채 몇 걸음도 떼기 전이었다. 푸욱—.칼끝이 아티의 가슴을 꿰뚫었다. 심장은 아니었다. 정확히 심장 바로 옆, 죽지는 않지만 움직일 수 없는 위치였다. “…….!!”아티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숨이 막히는 고통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자신의 가슴에 박힌 것을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황제가 무심히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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