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이곳까지 혼자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아티는 그렇게 클라루스의 집에서 며칠을 함께 보냈다.
처음에는 클라루스와 그의 엄마 모두가 아티를 걱정했다.
작은 소리에도 움찔했고, 무언가를 하려 할 때마다 허락을 구하듯 눈치를 살폈다. 따뜻한 집 안에서도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아티는 식탁에 앉아서도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채 좀처럼 음식을 먹지 못했다. 따뜻한 수프가 담긴 그릇을 앞에 두고도, 먹어도 되는지 묻듯 클라루스의 엄마만 가만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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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심장 - 아티 (네루실리아)]그 마을에는 소문이 있었다.숲 어귀의 낡은 집에 마녀가 산다고. 꽃도 피지 않는 계절에 그 집 창가에는 언제나 싱싱한 풀과 꽃이 가득하고,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그 주변만 비가 온다고. 사람마다 말이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만큼은 같았다. 그 집에는 분명 마녀가 산다고.마을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녀를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저 어여쁜 여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한 힘을 목격하고 겁에 질린 사람들이 하나둘 그녀를 마녀라 부르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집 앞에서 소리를 질렀고, 어떤 이들은 돌을 던졌다.다이엔도 그 자리에 있었다. 소리를 지른 것도, 돌을 던진 것도 아니었지만 막지도 않았다. 그냥 지나쳤다. 그것이 지금 마음에 걸렸다.다이엔이 그 소문을 다시 떠올린 것은 동생이 쓰러지고 사흘이 지난 날이었다.의원은 고개를 저었다. 약도 없고, 방법도 없다고 했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다이엔은 그날 밤 동생 곁에 앉아 이마의 땀을 닦으며
황제는 아무 대답없이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는 뒤에서 문을 닫았다.철컥.잠금장치가 걸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티니스의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닫힌 문으로 향했다.황제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어딜 가려던 거지?”그의 시선이 창문에서 그녀의 옷 차림으로, 다시 아티니스의 얼굴에게로 옮겨 왔다.“저는…….”아티니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황제는 기다려 주지 않고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대답해라.”“그게…….”아티니스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이미 등이 창틀에 닿아 있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몸은 끝내 뒤로 물러나려 했
그다음 날 밤도, 그다음 날 밤도 아티니스는 창문을 열었다.모두가 잠들고 기사들의 순찰이 제일 느슨해질 때. 몰래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갔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더 멀리까지 움직였다. 담장 근처를 서성이며 기사들의 순찰 경로를 파악했다. 어느 쪽 길에서 횃불이 지나가는지, 교대 시간은 언제인지, 어느 방향에 사각지대가 있는지.어느 날은 지나가던 순찰 기사에게 들킬 뻔해서, 화단 뒤에 한참 동안 몸을 숨겨야 했었다. 그날은 정말 들키는 줄 알고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횃불빛이 그녀의 발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가 방향을 바꿔 멀어졌을 때, 그제야 숨을 내쉴 수 있었다.두 번째로 들킬 뻔한 것은 담장 쪽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꾼 기사 때문이었다. 아티니스는 반사적으로 바람을 불러 몸을 담장 위로 밀어 올린 뒤 숨을 죽였다. 기사는 그 아래를 무심히 지나갔다. 아티니스는 담장 위에 붙어서 그가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하아… 위험했어…. 오늘은 안 되겠다.’그녀는 조용히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방 안에 돌아오면 언제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마법을 쓰는 자를 황실에서 보호해 준다는 공고였다. 사람들은 마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그러나 신기한 힘이라는 말만으로도 글라디와 릴리아의 걱정은 더 커졌다.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가 황실에 말하는 건 시간 문제였으니까.글라디와 릴리스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아티니스, 우리 다른 데로 가자. 다른 곳에서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자.”세 사람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마을을 떠나 인적이 드문 산속 깊은 곳으로 향했다.누구의 눈에도 닿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에서는 아티니스가 마법을 써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꽃을 피워도, 빛을 만들어도, 강물을 손으로 들어올려도 누가 보고 놀랄 일이 없었다.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아티니스는 그 시간 동안 무럭무럭 자랐다.조용한 산속 작은 오두막에 살면서 자유롭게 마법을 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마법으로 겨울에도 꽃을 피워 식탁을 장식했고, 어두운 밤
[일곱 번째 심장 - 아티니스 (네루실리아)]문을 열고 남자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여보, 다녀왔어요…? 그 아기는… 어디서 데려온 거예요?”반갑게 남편, 글라디를 맞이하던 그의 아내, 릴리스의 시선이 그의 품에 안긴 작은 아기에게 머물렀다.“숲속에서 혼자 울고 있더라고.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부모로 보이는 사람은 없더군.”릴리스는 놀란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품에 안았다.“어머… 불쌍해라… 이렇게 귀엽고 어여쁜 아이를….”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아이가 작게 칭얼거렸지만, 이내 따뜻한 품속에 몸을 맡긴 채 다시 잠이 들었다.“그대로 두면 위험할 것 같아서 내가 데리고 왔어.”글라디는 그런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릴리스… 혹시 이게 신의 뜻이 아닐까? 아이가 없는 우리에게 내려주신 축복 말이야.”
작은 몸이 바닥을 구르며 미끄러졌다. 아티가 클라루스에게로 달려가려는 순간 황제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어딜 가느냐.”“이거 놔!”휘익——!거센 바람이 황제를 향해 몰아쳤다. 거대한 벨벳 커튼이 거칠게 휘날렸고, 알현실에 걸린 깃발과 태피스트리가 흔들렸다. 그러나 황제는 아티니를 놓치고는 몇 걸음 뒤로 밀려났을 뿐 쓰러지지 않았다.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던 그의 입가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그제야 확신이 생긴 사람의 표정이었다. “하.”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더니 터져 나오듯 크게 웃음이 번졌다.“하하하하!”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넓은 알현실을 가득 메웠다. 그 눈빛은 더 이상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아니었다. 오랫동안 찾아 헤맨 보물을 마침내 손에 넣은 사람의 눈이었다.“정말이었군. 정말 존재했어. 그 거짓 같던 전설이 사실이었다니.”그때 겨우 몸을 일으킨 클라루스가 소리쳤다.“아티! 도망가!”하지만 아티는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클라루스에게 달려갔다.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같이 가! 서로 지켜주기로 했잖아!”“왜 와! 도망가라고!”클라루스가 울먹이며 외쳤다. 아티는 고개를 저었다. 그 눈빛이 확고했다. 겁에 질려 있으면서도, 떨리는 손으로 그의 손목을 꼭 잡으면서도, 혼자 가지 않겠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클라루스는 그런 아티를 바라보다 이를 악물었다. 비틀거리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황제는 두 아이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두 아이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두 아이가 채 몇 걸음도 떼기 전이었다. 푸욱—.칼끝이 아티의 가슴을 꿰뚫었다. 심장은 아니었다. 정확히 심장 바로 옆, 죽지는 않지만 움직일 수 없는 위치였다. “…….!!”아티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숨이 막히는 고통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자신의 가슴에 박힌 것을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황제가 무심히 말했
그저 '특별하다'라는 막연한 대답에 아티니스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분명 끝까지 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언가를 숨긴 채, 그녀에게서 의도적으로 선을 긋고 있었다.“제가 묻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그녀가 차갑게 내뱉은 말에도 세이런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며칠만 대공작에 머물다 가. 영애의 편지가 오늘 아침에야 도착해서 손님 맞이 준비가 미흡했거든. 아버지도 오늘 도착할 줄 모르고 황실에 계셔.”“제가 여기 더 머무를 이유는 없어요. 전 돌아갈 거예요. 부모님도 걱정하실 테고—”그때, 아티니스는 문득 한
“왜 이렇게까지 하시죠?”아티니스의 목소리에는 불편함과 억눌린 분노가 섞여 있었다.세이런은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차분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는 그 이유를 알아. 그리고 도와줄 수 있어.”“그 말도... 병약하다는 것도, 전부 거짓말이죠?”아티니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전 오늘 거절하러 온 거예요. 그리고 비밀을 지켜준다고 한 말… 끝까지 지켜주세요. 전 그걸 확인하러 온 거예요.”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등을 돌렸다.이곳에 더 머무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느껴졌다.알아
청혼서라는 말에 아티니스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일면식 없는 대공가에서 결혼을 제안하다니. 게다가 시골 영지에 틀어박혀 살아온 자신을 어떻게 알고 보낸 건지 아티니스는 의아했다. “설마… 예전에 황실 파티에서 우리 아티를 본 건 아닐까요?”백작부인이 조심스레 말했다. “시골 영지 영애인 제게 누가 관심을 보였겠어요… 저도 관심 없었고요.”“무슨 소리야. 우리 아티의 아름다움은 태어날 때부터였단다. 세상을 밝혀주는 따스한 아침 햇살 같은 주홍색 머리카락에, 릴리스를 쏙 빼닮은 아메랄드를 담고 있는 두 눈동자. 그 무도회에
생각지도 못한 큰 키에 아티니스는 고개를 살짝 들어야만 했다. 그의 가슴팍 너머로 올라간 시선 끝에서 마주한 것은 여전히 보석처럼 빛나는 짙은 자주빛 눈동자였다.‘여전히 잘생겼네… 잘생… 기면 안 되는데. 거절해야돼!’그와 시선이 딱 마주치자, 아티니스는 순간 목적을 까먹을 뻔했다.당황한 그녀는 뒷걸음치며 거리를 두었다.“청, 청혼서가 마음에 들긴요. 협박이나 마찬가지였잖아요!”말을 하려다 목소리가 꼬이고, 톤도 이상해졌다.“대공자의 청혼서를 협박이라니. 너무한걸.”당황한 그녀와 달리, 그는 장난기 어린 미소로 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