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번쩍거리는 오후,지희의 매니저 지아는 차량을 멈춰 세웠다. “언니, 오늘 스케줄은 두 개에요.첫 번째는 예능 , 저녁엔 광고 촬영장으로 바로 이동이에요.” “알아. 오늘 하루는 길겠네.” 지희는 짧게 웃으며 선글라스를 고쳐 썼다. 차 문을 열자,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기자들과 팬들이 몰려들었고,그녀는 익숙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지희씨, 요즘 신작 준비 중이시라던데요!” “드라마 ‘침착한 여자’ 주연 확정 맞나요?” “강지희 씨—! 이쪽도 봐주세요!” 지희는 무표정과 미소의 경계를 완벽히 유지한 채 차분하게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그 순간,사람들 틈 어딘가에서 묘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건 단순한 ‘관심’의 시선이 아니었다. 무겁고, 축축하게 달라붙는 어두운 기운. 지희는 잠시 시선을 돌렸다. 그 수많은 얼굴 중, 한 사람의 눈빛이 뚜렷하게 그녀를 찔렀다. 검은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쓴 남자. 다른 팬들과 달리, 손에는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 그저 두 손을 가만히 내려놓은 채, 지희의 움직임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아야.” “왜요 언니?” “저기, 저 사람 봐봐.” 지아가 고개를 돌려봤지만, 이미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누구요? 아무도 없는데?” “아니야… 분명 있었어.” 지희는 작게 숨을 삼켰다. 그 순간, 스산한 바람이 등 뒤를 스쳤다. --- 분장실 안,스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지희는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그녀는 손거울을 들고, 무심코 창문 쪽을 바라봤다. 창밖 유리에 비친 그림자 하나. 그건 분명 ‘자신’의 그림자였다. 순간, 뒤에서 또 하나의 실루엣이 겹쳤다. 지희는 흠칫 놀라 거울을 떨어뜨릴 뻔했다. “...!” “언니, 왜요?” “...아무것도 아니야.” 그때, 문이 살짝 열리고 독고춘이 들어왔다. “...괜찮나?” 지희가 고개를 들었다. “꼬춘 씨? 괜찮냐니 뭐가요?” “...밖에 이상한 기척이 있어.”
Terakhir Diperbarui : 2026-04-17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