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S브랜드의 메인 광고 촬영이 진행되는 대형 스튜디오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천장을 가득 메운 조명 장비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스태프들,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무전 소리까지. 정신없는 현장 한가운데에서, 지희는 팔짱을 낀 채 조용히 스튜디오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검은색 오프숄더 니트에 슬랙스 차림의 그녀는 오늘도 눈에 띌 만큼 아름다웠지만, 어딘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정확히는, 은근히 들떠 있었다. 박도윤이 짜 놓은 판을 오늘 제 손으로 엎어 버릴 생각을 하니, 아침부터 자꾸만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눈치챈 지아가 슬쩍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언니, 이거 먹힐까요?" "글쎄, 두고 보면 알겠지." 지희는 능청스럽게 눈을 깜빡였지만, 입꼬리는 이미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때, 멀리서 남효섭이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깔끔하게 넘긴 검은 머리와 부드러운 눈매, 주연 배우다운 훈훈한 인상이었다. 날카롭고 강렬한 분위기보다는 편안하고 젠틀한 매력이 더 어울리는 남자. "지희야." 효섭은 예전부터 여러 작품에서 지희와 호흡을 맞춰 온, 몇 안 되는 동갑내기 친구였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효섭의 인사에 지희가 밝은 표정으로 그를 맞아 주었다. "오, 효섭쓰. 나야 늘 바쁘지 뭐. 넌 어때?" 효섭은 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나도 늘 똑같아. 근데 오늘 뭔가 기분 좋아 보이는데?" "그래 보여?" "연애한다더니 얼굴이 확 달라졌네. 더 예뻐졌어." 지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충 둘러댔다. "당연한 말을 해 줘서 고맙다. 너도 빨리 연애해." "하하, 그러게. 혹시 저분이 소문의 남자친구야?" "맞아, 나중에 인사시켜 줄게."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스태프의 우렁찬 외침이 스튜디오 안에 울려 퍼졌다. "독고춘 씨, 권민지 씨! 먼저 촬영하실게요! 준비 다 되셨으면 세트장으로 이동 부탁드립니다!" 그 소리에 지희의 입꼬리가 다시 한번, 아주 천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