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윤혜련의 집무실. 김비서가 혜련에게 USB를 건넸다. “사모님, 요청하신 촬영장 기록입니다.” 혜련은 조용히 노트북을 켰다. 화면 속에서, 지희가 웃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화면 속 딸의 표정에서 멈췄다. 그건 연기의 미소가 아니었다. 자연스럽고, 진심인 듯한 예쁜 웃음. “...저 애가 저런 얼굴로 웃을 수 있구나.” 혜련은 짧게 숨을 내쉬고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곧게 들었다. 그 옆에, 무뚝뚝한 얼굴의 독고춘. 하지만 그 눈빛만큼은 이상하리만치 따뜻하게 보였다. 너무나 명확히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당분간… 계속 부탁해요." "네, 사모님." --- 다음날 햇살이 기울어가는 오후, “거기 조명 조금 더 아래로 내리세요—! 네, 좋습니다! 배우들, 준비해주세요!” 감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촬영장 근처에 앉아 대본을 바라보던 지희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트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발밑 케이블선에 힐이 걸리며 살짝 중심이 흔들렸다. “아앗—!” 그 순간, 독고춘의 팔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희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힘에 이끌리듯 그녀의 몸이 그의 품 안으로 턱ㅡ하고 안겨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하던 지희는 곧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심장은 제멋대로 뛰고, 귀 끝까지 열이 올랐다. “...괜찮나?” “어...네. 괜찮...은거 같아요.” 독고춘은 그제야 그녀의 허리를 살며시 놓아주었다. 그 순간, 뒤쪽에서 “오, 마이 갓쉬!” 하는 비명이 들렸다. 경악하는 그 비명의 주인공은 지아였다. 그녀는 두손으로 입을 막고,커다래진 동공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방금 완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장면 같았어요! 아, 이런 장면은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데! 칙쇼!” 지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시, 시끄러워!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슨...” “언니! 진
Last Updated : 2026-04-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