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임종 직전의 감각이 또다시 찾아온 것만 같았다.“서령 언니,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사과하지 말아요. 간호사 선생님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갔어요. 무서워하지도 말아요. 언니는 죽지 않아요.”허서령은 눈을 감았다. 머릿속은 완전히 마비된 듯했고, 느껴지는 건 고통과 짓누르는 우울감뿐이었다.그때 다급하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지은영은 소리를 듣고 몸을 일으켜 문 쪽을 돌아봤다.지강산이 어두운 얼굴로 숨을 헐떡이며 병상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오빠, 서령 언니 좀 봐. 계속 몸을 떨고 있어.”지은영은 걱정과 초조함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지강산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병상 앞으로 다가왔다. 신체화 증상으로 괴로워하는 허서령을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허서령의 상체를 일으킨 뒤 품속으로 단단히 끌어안았다.허서령은 따뜻한 그의 가슴에 기댔지만, 몸은 여전히 뇌와 감정의 지배를 받으며 모진 고통에 시달렸다.“서령아, 나 여기 있어.”지강산은 거친 숨을 내쉬며 팔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조곤조곤 달랬다.“천천히 진정하자. 무서워하지 말고, 걱정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마. 아무 일도 없어. 내가 여기 있잖아. 계속 네 곁에 있을 거야.”지은영은 고통스러워하는 허서령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오빠, 서령 언니는 언제부터 우울증이 있었어?”“육 년 전쯤. 처음 발병한 건 나랑 처음 헤어졌을 때였을 거야.”이 병을 잘 모르는 지은영은 의아한 듯 물었다.“지금은 다시 만났고 같이 있잖아. 그런데 뭐가 그렇게 우울한 거야?”지강산은 못마땅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은영아, 그런 말 하지 마. 서령이만 더 괴로워져.”“아... 미안해요, 서령 언니.”지은영이 황급히 사과했다.하지만 허서령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어오지 않았다. 몸과 감정을 짓누르는 고통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했고,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그녀는 조금이라도 이 고통이 가라앉길 바라며 지강산의 품속으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