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허서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만에 다시 만나니 오히려 어색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굳은 채 작게 물었다.“제가 울심시에 간 뒤 휴가를 취소하고 기지로 돌아간 거예요?”지강산이 다정한 눈빛으로 가볍게 대답했다.“응. 애초에 너 때문에 낸 휴가였으니까. 네가 없는데 쉴 이유가 없잖아.”“그랬군요.”허서령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동안 자신이 오해했던 것 같았다.기지에 있었다면 분명 바빴을 테고,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쓰거나 행방을 알려 줄 수도 없었을 것이다.그날 밤 ‘그냥 있어’라고 답한 것도 보안 때문에 자세히 말하지 못해 생긴 오해였을지 모른다.생각을 이어 가던 허서령은 고개를 숙이고 슬며시 웃었다. 지강산이 해명하기도 전에 스스로 온갖 이유를 만들어 마음을 달래고 있는 자신이 조금 이상했다.어째서인지 마음이 저절로 그의 편을 들었다.“도와줄 거 있어?”지강산이 물었다.허서령은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다 정리했어요.”지강산이 바닥에 쌓인 상자를 가리켰다.“저건?”허서령은 선물 더미를 보고 다시 그를 바라봤다.“아주버님 부부와 부모님, 은영이랑 할아버지께 드릴 선물이에요.”지강산은 잠시 기다렸다. 더 할 말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미간을 찌푸렸다.“내 건?”“저만 돌아오면 된다고 했잖아요.”허서령이 일부러 장난을 쳤다.지강산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다른 사람 건 다 있는데 내 것만 없는 거야?”“강산 씨가 뭘 좋아하는지도,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니까요.”“아무거나 괜찮아. 네가 사 준 거라면 난 뭐든...”지강산은 말을 하다 말고 답답한 듯 눈을 감은 채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마음을 가라앉힌 뒤, 그는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됐어. 네가 돌아온 거로 충분해.”허서령은 빙긋 웃으며 선물 더미에서 상자 두 개를 집어 들고 돌아왔다.“장난이에요. 강산 씨 선물도 샀어요. 둘 다 강산 씨 거예요.”실망했던 지강산의 표정이 금세 환해지며 잘생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자동차 열쇠를 주머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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