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끝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지강산이 이런 답을 보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아무리 낯이 두꺼워도 더는 먼저 연락할 수 없었다.잔뜩 화가 난 그녀는 휴대전화를 수면 모드로 전환해 내려놓고 이불을 덮었다.셋째 날, 허서령은 심인혜와 윤성을 만나 식사하기로 했다.본토 식당의 룸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여자는 달콤하고 발랄한 인상이었고, 남자는 곱상하면서도 묘하게 요염한 분위기였다.심인혜가 신이 나 자리에서 일어나며 환하게 웃었다.“서령아, 왔구나. 얼른 앉아.”윤성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위아래 훑었다. 의심과 경멸, 거리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선이었다.허서령은 다가가 심인혜의 옆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았다.심인혜가 덥석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눈에는 물기가 가득했다.“정말 나도 기억 안 나?”허서령이 고개를 저었다.“응. 기억 안 나.”그 대답에 심인혜는 울음을 참듯 입술을 삐죽였고, 두 눈에는 눈물이 금세 차올랐다.그렇게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이 친구만큼은 자신을 진심으로 아꼈던 것 같았다. 다만 허서령에게는 아무 기억도 없어 조금 어색할 뿐이었다.“서령아, 나는 기억나?”윤성이 웃으며 물었다.허서령은 그를 한 번 보고 대답했다.“기억 안 나.”윤성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떠올랐다.“그럼 지강산도 기억 안 나?”“예전에 알던 사람들은 전부 잊었고, 많은 일도 기억하지 못해.”허서령이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윤성은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열 손가락을 깍지 낀 채 턱을 받치더니 웃는 얼굴로 차근차근 설명했다.“우리 셋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절친이야. 너와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은 곳을 다녔고 늘 붙어 다녔어.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지강산을 알게 됐고, 네가 그 사람과 사귀기 시작했지.”“인혜는 또 다른 곳에서 대학을 다녀서 그때 네 남자 친구가 누군지 몰랐고. 네 과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야.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울심시로 오기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