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Chapter 111 - Chapter 120

127 Chapters

제111화: 텃밭의 첫 수확과 초록빛 삼겹살 파티

4월의 따스한 햇살과 이수의 정교한 토양 관리, 유준의 자동 스프링클러 시스템 덕분일까.셰어하우스 마당 구석 텃밭의 초록빛 줄기들은 하루가 다르게 싱싱하게 자라났다. 파릇파릇하게 올라온 모둠 상추와 향긋한 깻잎, 그리고 아직 연두색이지만 제법 형태를 갖춘 방울토마토들이 마당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었다.“아빠! 이것 봐! 상추가 내 손바닥보다 커졌어!”분홍색 꼬마 조경 장갑을 낀 여름이가 신이 나서 상추 잎을 살그머니 따 올렸다. 옆에서 서성이던 두부도 킁킁거려보더니 갓 따낸 상추 잎 하나를 덥석 물어 오물거리며 기분 좋게 꼬리를 쳤다.“오, 두부도 야채 먹는 거야? 귀여워!” 여름이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어디 보자, 첫 수확인가?” 태준이 안경을 올려 쓰며 다가와 텃밭을 살폈다. “잎이 아주 연하고 싱싱하구나. 오늘 저녁은 약속했던 그걸 해야겠는데.”“그걸요? 드디어 텃밭 개장 기념 삼겹살 파티입니까!” 강태가 기다렸다는 듯 주먹을 쥐어 보였다.여름이의 텃밭 첫 수확을 기념하기 위해 셰어하우스 식구들은 순식간에 [작전명: 마당 숯불 바비큐] 모드로 전환했다.노을이 마당을 주황빛으로 물들일 무렵, 마당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야외 테이블과 최첨단 숯불 그릴이 세팅되었다.의경은 주방에서 갓 따온 상추와 깻잎을 깨끗이 씻어 바구니에 수북하게 담아왔고, 특제 파절이와 멜젓,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순식간에 완성해 냈다. 두부를 위해서는 기름기를 쏙 뺀 무염 보쌈고기와 야채 스틱이 전용 식기에 준비되었다.그릴 앞의 메인 셰프는 역시 행동대원 출신의 강태였다.“고기 굽기는 불조절과 뒤집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강태가 두툼한 생삼겹살과 목살을 숯불 위에 올렸다. 치이이익- 소리와 함께 육즙이 터지며 고소한 냄새가 마당 가득 번져 나갔다.“강태 형, 고기 표면 온도 체크해 줄까? 이수 형 들이댄 열화상 카메라 센서로 보니까 지금 중앙부 온도가 딱 180도야.” 유준이 스마트폰을 보며 너스레를 떨었다.“됐네요! 고기 구우라니까 무슨 정밀 과학 수사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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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평화로운 셰어하우스의 위기? — 사라진 두부 대작전

“아빠! 큰일 났어! 두부가… 두부가 사라졌어!”일요일 아침, 거실 문이 쾅 열리며 여름이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달려 나왔다.여름이의 비명 같은 한마디에 셰어하우스의 평화는 0.1초 만에 산산조각 났다.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던 태준의 안경이 미끄러질 뻔했고, 주방에서 뒤집개로 계란말이를 만들던 의경의 손이 멈췄다. 강태와 이수, 유준은 본능적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섰다.“두부가 사라졌다니? 문이 열려 있었어?”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날카롭게 물었다.“마당 대문은 분명 잠겨 있었는데… 두부 집에도 없고, 텃밭 뒤에도 없어!”상황 파악 완료. 전직 최정예 요원들의 스페셜리스트 본능이 거칠게 깨어났다. Project Mirror 시절 이후 최고의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순간이었다.[작전명: 두부 구출 작전 (Find DOFU)]“이수, Cctv 및 감시 카메라인 인근 IP 망 확인해!” 태준이 샌드위치를 집어던지며 명령했다.“알았어! 마당 CCTV 내역 10분 전부터 되돌린다!” 이수가 노트북을 펴고 속사포로 키보드를 두드렸다.“유준! 두부 목줄에 달아둔 위치 추적 센서 신호는?” 강태가 거대한 체구로 현관으로 뛰어 나가며 외쳤다.“잠시만! GPS 신호가… 마당 담장 너머 개천 쪽을 가리키고 있어! 이동 속도는 시속 3km, 전형적인 강아지 산책 속도야!”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보며 소리쳤다.“담장을 넘었다고? 두부가 바닥을 굴착해서 나간 건가!” 강태가 주먹을 불끈 쥐며 대문을 부술 듯 열어제꼈다. “내가 수색대를 이끌고 개천 쪽으로 침투하겠다!”“의경 씨는 여름이 옆을 지켜주세요. 우리가 무슨 수가 있어도 두부를 무사히 데려옵니다.” 태준이 신사적인 옷차림으로 매섭게 신발을 신으며 나섰다.아빠 네 명은 정밀 수색 대형을 갖춘 채, 유준의 스마트폰 화면에 찍히는 빨간 점을 향해 동네 골목길과 개천가를 맹렬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전직 검사, 행동대원, 보안 전문가, 해커가 동네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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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진짜 보안 구멍 — 셰어하우스 보수 작전

“아무리 두부라지만, 이 집의 방어선이 뚫린 건 명백한 보안 사고다.”월요일 아침,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굵은 마커로 그려진 셰어하우스 조감도가 펼쳐졌다.지난주 두부가 담벼락 밑 작은 구멍을 빠져나가 고구마를 얻어먹고 온 ‘두부 탈출 사건’ 이후,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본능이 다시금 완벽주의적 보수 모드로 전환된 것이었다.“분석 결과, 담장 하단부 침식으로 인해 약 15cm의 간극이 발생했습니다. 두부가 배에 힘을 주고 납작하게 엎드려 통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수가 다이그램을 짚으며 진지하게 브리핑했다.“어허, 두부 녀석… 침투 기술이 아주 유격대원 수준이군.” 강태가 거대한 체구로 턱을 괴며 감탄하듯 중얼거렸다.“웃을 일이 아니다, 강태야.”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냉철하게 말을 받았다. “두부가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외부에서 유해 동물이나 위험 요인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뜻이지. 오늘 당장 보강 공사를 실시한다.”“좋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담장 높이도 올리고, 센서 들어간 스마트 개구부 제어 장치까지 싹 얹으시죠!” 유준이 손가락을 튕기며 신나게 나섰다.옆에서 두부의 귀를 조심스럽게 만져주던 여름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아빠, 우리 집 감옥 만드는 거 아니지? 두부 그냥 나비 보고 놀란 거라구!”여름이의 한마디에 냉정하던 최정예 요원들의 분위기가 0.1초 만에 툭 꺼졌다.“아, 아니다 여름아. 감옥이라니! 아이들이 놀기 제일 예쁘고 안전한 울타리를 만드는 거란다.” 태준이 황급히 다정한 아빠 미소를 지으며 말을 정정했다.그리하여 시작된 [작전명: 초록빛 울타리].딱딱하고 차가운 철조망이나 높은 시멘트 벽 대신, 여름이의 의견을 반영해 장미 덩굴과 방부목 나무 울타리로 마당 담장을 포근하게 감싸기로 했다.강태는 거대한 망치를 들고 마당 둘레에 방부목 기둥을 단단하게 박아 넣었다. 쿵! 쿵! 소리가 날 때마다 마당의 흙이 기분 좋게 울렸다.이수는 울타리 아래쪽에 두부가 다시는 굴착(?)을 시도할 수 없도록 친환경 매립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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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2학년의 수수께끼 — 여름이의 비밀 노트

4월 말, 셰어하우스 마당의 나무 울타리를 따라 짙은 초록색 잎사귀들이 활짝 피어나던 평화로운 평일 오후.학교에서 돌아온 여름이가 평소처럼 “나 다녀왔어!” 하고 힘차게 대문을 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표정이 시무룩했다. 두부가 반갑게 뛰어와 꼬리를 쳤지만, 여름이는 두부의 머리를 머뭇거리며 한번 쓰다듬고는 곧장 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그 작은 변화를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놓칠 리 없었다.“상태가 이상하다. 여름이의 대문 열기 속도 평소 대비 0.4초 지연, 목소리 톤 30헤르츠 저하.”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방 문을 닫고 들어가는 행동 패턴은 최근 3개월간 단 한 번도 없었던 변수다.” 이수가 진지하게 덧붙였다.거실에 모여 있던 아빠들의 얼굴에 순식간에 비상이 걸렸다.“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태준이 안경을 지그시 누르며 냉철한 눈빛을 띠었다. “강태야,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잠깐, 태준 형님. 무작정 개입하면 아이가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의경이 주방에서 따뜻한 매실차와 초코 쿠키를 쟁반에 담아 나오며 말렸다. “아이들은 때로 혼자만의 비밀이나 고민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제가 먼저 슬쩍 다녀올게요.”잠시 후, 여름이 방 문을 똑똑 두드린 의경이 매실차와 쿠키를 놓아주며 조용히 여름이의 곁에 앉았다.“여름아, 오늘 학교에서 무슨 힘든 일 있었어?”여름이는 책상 위에 올려둔 분홍색 비밀 노트를 꼭 안은 채 작은 입술을 삐쭉거렸다.“삼촌… 2학년 되니까 친구들이랑 '비밀 커플 노트' 같은 걸 만드는데… 민지랑 윤아는 다 고양이 집사거든? 그래서 고양이 얘기만 해. 나도 두부 얘기 하고 싶은데, 애들이 강아지는 산책만 시켜서 재미없대…”2학년이 되며 친구들 사이에서 생긴 소소한 또래 집단의 작은 소외감. 피비린내 나는 conspiracy와 조직 간 항쟁을 해결해 온 전직 요원 아빠들에게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완벽한 ‘미지의 영역’이었다.거실에서 문틈으로 조용히 도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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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두부와 아이들 — 셰어하우스 첫 손님맞이 대작전

토요일 오전 11시. 평화롭던 셰어하우스 대문 앞에 꺄르르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우와! 여기 여름이네 집 맞아? 울타리에 꽃 진짜 예쁘다!”여름이의 같은 반 친구 민지와 윤아가 신발주머니를 손에 쥔 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마당을 들어섰다. 여름이는 분홍색 드레스를 챙겨 입고 마당으로 뛰어 나가 친구들을 맞아주었다.“민지야, 윤아야! 어서 와! 우리 집 두부 소개해 줄게!”하지만 대문을 들어서던 아이들은 마당 한구석에 서 있던 어마어마한 인상의 사내를 보고 순간 멈칫했다.체력 단련실 교관 같은 덩치에 귀여운 분홍색 캐릭터 앞치마를 둘러쓴 강태가 숯불 그릴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어… 안녕 얘들아? 여름이 친구들이구나.” 강태가 나름 부드럽게 말하려 애썼지만,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민지 뒤로 슬쩍 숨었다.그 순간, 젠틀한 슈트 차림에 다정한 미소를 띤 태준이 차와 음료수가 담긴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어서 오렴, 얘들아. 여름이 아빠 간단한 간식 좀 준비했단다. 편하게 노니라.”태준의 깔끔한 매너와 의경이 준비한 알록달록한 캐릭터 꼬마 햄버거가 식탁에 차려지자, 경계심을 풀기 시작한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이날 작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두부의 특기 시연회]였다.“얘들아, 우리 두부는 그냥 강아지가 아니야! 어질리티 트랙도 완주할 수 있어!” 여름이가 당차게 선언했다.이수가 마당에 설치해 둔 소형 허들과 터널, 그리고 유준이 목줄에 달아둔 라이브 카메라 화면이 거실 텔레비전에 모니터링되었다.“두부야, 개시!” 이수가 나지막이 낮게 신호를 보냈다.멍-!두부는 여름이의 손짓에 맞춰 미니 허들을 가볍게 뛰어넘고, 굴뚝 같은 터널을 빛의 속도로 통과한 뒤, 마지막으로 여름이 앞에 정갈하게 앉아 악수를 건넸다.“우와아아-! 대박! 완전 똑똑해!”“어떻게 강아지가 터널을 지나가? 고양이보다 더 신기해!”민지와 윤아가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손뼉을 쳤다. 두부는 아이들의 환호성에 신이 났는지 꼬리를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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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오월의 어린이날 — 아빠들의 종합 선물 세트

5월 초, 셰어하우스 마당의 나무 울타리를 따라 짙푸른 잎사귀와 분홍빛 장미 봉오리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달력의 5월 5일 칸에는 알록달록한 크레파스로 커다란 동그라미와 함께 [어린이날!]이라는 여름이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아빠, 이번 어린이날에는 우리 어디 가? 놀이동산? 아니면 공원?”거실 마루에서 두부의 배를 문질러주던 여름이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두부도 여름이의 기분을 느꼈는지 발을 쿵쿵 구르며 꼬리를 쳤다.여름이의 물음에 네 아빠의 안테나가 다시금 요동쳤다. 아이에게 선사할 1년에 단 한 번뿐인 최고의 날. 전직 최정예 요원들의 명예를 건 [작전명: Children's Day Perfect Plan]이 가동되는 순간이었다.“어린이날 놀이동산과 주요 놀이공원 예상 입품 인원 분석 완료.” 유준이 태블릿을 튕기며 신속하게 브리핑했다. “주요 테마파크는 대기 시간만 기본 3시간 이상, 이동 경로상 지체 정체 지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름이가 길에서 피곤해할 확률 94%.”“음, 뼛속까지 막히는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건 하책이지.”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차분하게 거들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사람에 치이는 놀이기구가 아니라, 진짜 가족과 함께 즐기는 자유롭고 특별한 경험이다.”“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수가 마당으로 연결되는 거실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마당에는 이수와 강태가 밤새 조립한 [셰어하우스 프라이빗 미니 테마파크]가 펼쳐져 있었다![강태의 체력 단련 에어바운스 & 미니 짚라인]: 마당 나무와 울타리를 안전하게 연결해 여름이가 날아다닐 수 있는 무소음 미니 짚라인.[이수 & 유준의 VR 체험존 & 미니 가상 놀이기구]: 거실 한구석에 설치된 특수 4D 의자와 VR 헤드셋으로 마치 진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는 장치.[의경의 어린이날 한정판 디저트 뷔페]: 알록달록한 수제 솜사탕, 캐릭터 팝시클, 초콜릿 분수와 꼬마 미니 피자.“우와아아-! 이게 다 뭐야? 우리 마당에 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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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여름날의 신호탄 — 매실청 구출 작전과 첫 장마

5월의 장미가 지나고 6월로 접어들자, 셰어하우스 마당의 수국들이 단아한 파란빛과 보랏빛 몽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했다.낮 기온이 부쩍 오르며 마루 위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는 초여름. 거실 한구석에는 의경이 하동에서 직송받은 풋풋하고 향긋한 초록색 청매실과 천일염, 커다란 유리병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자, 오늘은 여름맞이 행사 1탄! 여름이표 수제 매실청을 담그는 날입니다.” 의경이 이쑤시개를 나누어 주며 미소 지었다.“매실청? 아빠, 이거 만들어 두면 시원한 매실 에이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거야?” 여름이가 눈을 반짝였다.“그럼, 여름아. 여름철 배탈 예방에도 좋고, 시원하게 타 마시면 갈증이 싹 달아나지.”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여름이 곁에 앉았다.매실청 작업의 핵심은 매실 꼭지를 깔끔하게 따내고,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한 뒤 설탕과 1:1 비율로 맞추는 것이었다.여기서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본능이 다시금 빛을 발했다.이수는 정밀 작업용 핀셋을 꺼내 매실 상처 하나 없이 꼭지만 0.1초 만에 쏙쏙 끄집어냈고, 강태는 거대한 손으로 설탕 포대를 가볍게 들어 유리병 안에 완벽한 비율로 설탕을 레이어링했다.“이수야, 매실 꼭지 제거 속도가 거의 사격 타겟팅 수준인데?” 유준이 스마트폰으로 매실청 숙성 일자별 자동 알림 D-Day 타이머를 세팅하며 웃었다.여름이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쑤시개를 쥐고 매실 꼭지를 콕콕 따내며 꺄르르 웃었다. 두부는 고소하고 상큼한 매실 향이 신기한지 유리병 주변을 코로 킁킁거리며 서성였다.그렇게 차곡차곡 담근 커다란 매실청 유리병 세 개가 다용도실 그늘진 곳에 안착한 지 며칠 뒤.하늘이 순식간에 먹구름으로 뒤덮이더니, 셰어하우스 지붕 위로 천둥 소리와 함께 거센 첫 장마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콰르릉-! 퍼붓는 장댓비.마당 텃밭의 방울토마토 줄기들과 상추들이 센 비바람에 세차게 흔들렸다.“아빠! 비가 너무 많이 와! 우리 방울토마토 부러지면 어떡해? 수국도 울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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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청정 계곡 수색 작전 — 셰어하우스의 초여름 피서

며칠 동안 지붕을 요란하게 두드리던 장맛비가 그치자,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게 개어 파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했다.하지만 비가 물러간 자리를 채운 것은 찌는 듯한 가마솥 더위였다. 마당의 매미들이 우렁차게 울어댔고, 가만히 마루에 앉아만 있어도 등줄기에 땀방울이 주르륵 흘렀다.“아빠, 밖이 진짜 용광로 같아… 두부도 혀 길게 빼고 힘들어해.”거실 선풍기 앞에서 바람을 쐬던 여름이가 연신 부채질을 하며 중얼거렸다. 두부 역시 거실 대리석 바닥에 배를 딱 붙인 채 ‘헥헥’ 소리를 내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동시에 작동했다.“체온 조절 실패는 집중력 저하와 면역력 약화로 이어진다.” 태준이 안경을 올려 쓰며 차분히 선언했다. “이런 날엔 시원한 수음(樹陰)과 맑은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최선이지.”“좋습니다! 동네 계곡 및 산간 피서지 수심·수질 데이터 스캔 완료!” 유준이 태블릿을 튕기며 신속하게 브리핑했다.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고, 물이 깊지 않아 여름이랑 두부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청정 계곡 스팟 좌표 따놨습니다. 차로 40분 거리입니다!”“좋아! 가자, 계곡으로!” 강태가 큼직한 튜브와 파라솔, 그리고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양손에 번쩍 들며 외쳤다.이수는 여름이와 두부의 안전을 위해 특수 제작된 강아지용 구명조끼와 여름이용 알록달록한 안전 헬멧, 그리고 아쿠아슈즈를 챙겨 차량 후방에 완벽히 적재했다.[작전명: 청정 계곡 피서 대작전]차가운 산바람이 불어오는 산속 깊은 계곡에 도착하자, 차 안에서부터 시원한 물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로 거울처럼 맑고 투명한 계곡물이 맑게 흐르고 있었다. 발을 살짝 담그자마자 온몸의 더위가 싹 달아날 정도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시원함이었다.“우와아-! 바닥이 다 보여! 물고기 지나간다!”여름이가 알록달록한 튜브를 끼고 신나서 계곡물로 뛰어들었다. 강태가 빛의 속도로 그 뒤를 바짝 따라붙어 혹시라도 이끼에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가볍게 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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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방학 숙제의 법칙 — 과유불급(過猶不及) 프로젝트

계곡 피서의 진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또 다른 고요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초등학교 2학년 첫 여름방학을 맞이한 여름이가 거실 상 위에 방학 숙제 안내문과 노란색 탐구 생활 공책을 펼쳐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여름아, 무슨 숙제인데 그렇게 심각하니?”의경이 시원한 매실 에이드 한 잔을 내오며 묻자, 여름이가 깊은 한숨을 쉬이 쉬었다.“삼촌, 이번 방학 숙제 중에 자유 탐구 과제가 있거든? ‘우리 동네나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신기한 현상 조사하기’인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아이의 소소한 고민 한마디에, 거실에 놓여 있던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기다렸다는 듯 요동쳤다. 전직 최정예 요원들의 과도한 열정이 다시금 불타오르는 순간이었다.[작전명: Summer's Science Project (여름이의 과학 탐구)]“자유 탐구라… 제출 형태가 자유롭다면 차별화된 인텔리전스 보고서가 필요하겠군.” 태준이 안경을 올려 쓰며 신사적인 미소를 지었다. “법학에서도 증거 자료의 객관성이 핵심이듯, 논문 형식의 목차 구성부터 서론, 본론, 결론을 정갈하게 잡아주마.”“무슨 초등학생 2학년 숙제에 논문 포맷이야, 형님!” 유준이 손가락을 튕기며 스마트폰 패드를 켰다. “요새 애들은 시각 자료가 생명이라고! 텃밭 타임랩스 영상이랑 식물 성장 데이터 그래프를 3D 홀로그램 인터랙티브 앱으로 만들어주겠어!”이수 역시 주머니에서 레이저 측량기와 특수 현미경을 꺼내 들었다. “마당 흙의 미생물 분포도 및 수국 꽃잎의 세포 구조 촬영 완료. 고해상도 현미경 사진집으로 제본해 주지.”“다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 강태가 거대한 체구로 하와이안 셔츠 소매를 말아 올렸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실전이 최고다! 마당 텃밭에 미니 생태계 바이오돔(Bio-dome)을 직접 건설하자! 내가 구조물 골조는 한 손으로 세워줄게!”“저기… 삼촌들…”점점 거대해지다 못해 거의 국가 R&D 사업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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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한여름 밤의 캠핑 — 마당 위의 별자리 수색

여름방학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7월의 어느 날 밤. 산자락 끝에 자리 잡은 셰어하우스 주변은 풀벌레 소리로 가득 차 있었고, 밤하늘엔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밝은 별들이 쏟아질 듯 빽빽했다.식사를 마친 여름이가 거실 툇마루에 턱을 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아빠, 오늘 밤엔 별이 진짜 진짜 많다. 캠핑장 가서 밤하늘 보면서 자면 얼마나 좋을까…”아이의 작은 혼잣말은 언제나처럼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를 직격했다.“이동 및 외부 숙박에 따른 야간 경계 요소 계산… 불필요.” 이수가 나지막이 낮게 중얼거렸다.“그렇다면 최고의 솔루션은 하나다.”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미소를 지었다.[작전명: Yard Night Camping (마당 야간 베이스캠프 설치)]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평화롭던 마당은 최첨단 피서용 베이스캠프로 탈바꿈했다.강태와 이수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튼튼한 대형 감성 텐트를 마당 중앙에 구축했고, 유준은 은은한 알전기 조명과 함께 야간 별자리 투영 빔 프로젝터를 텐트 내부에 세팅했다. 의경은 캠핑의 꽃인 야식용 장작 화로와 마시멜로, 옥수수를 준비해 나왔다.“우와아-! 아빠! 우리 마당이 진짜 멋진 캠핑장이 됐어!”여름이가 텐트 안으로 폭 뛰어들며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전용 캠핑 매트 위에 털썩 누운 두부도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펄럭였다.화로에서 장작이 토닥토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고, 알록달록한 마시멜로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한여름 밤.타닥거리는 장작불을 앞에 두고 감성 모드로 전환된 아빠들의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났다.“여름아, 저기 저 제일 밝게 빛나는 별 세 개 보이지? 저게 거문고자리 베가 별이란다.” 태준이 레이저 포인터로 밤하늘의 별들을 가리키며 다정하게 설명해 주었다.“우와, 아빠는 별자리도 잘 아네! 별들은 밤에 잠도 안 자고 하늘을 지키는 거야?”“그럼, 하늘의 별들이 여름이를 지켜주는 것처럼, 우리 삼촌들도 여름이 곁을 항상 지키고 있지.” 강태가 거대한 손으로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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