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정화자》全部章節:第 1 章 - 第 10 章

20 章節

001 - 조금 이상한 일

001첫 번째 의뢰를 마친 최준우를 맞이한 건 헬멧 스피커를 뚫고 들어오는 날카로운 기계음이었다. 교차로 신호등 앞에서 기어를 중립으로 놓은 준우가 장갑 낀 손으로 헬멧 옆면을 툭툭 쳤다."여보세요.""지금 OO사거리 근처지? 위치 찍어줄 테니까 바로 가. 폭주자다."불쾌할 정도로 익숙한 팀장의 목소리였다. 대답을 듣기도 전에 끊길 것을 알기에, 준우는 짧게 대꾸했다."네, 신호 대기 중입니다."이 일의 장점은 출근 카드를 찍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지만, 단점은 퇴근이라는 개념도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끊긴 화면 위로 빨간색 경고 좌표가 떴다. 준우는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핸들을 꺾었다. 집에 돌아가면 씻지도 않고 침대에 다이빙하려던 계획은 이제 아스팔트 위의 매연처럼 흩어졌다."또 뭔 놈의 폭주자야, 이 시간에."준우가 오토바이의 사이렌을 올렸다. 푸른 불빛이 회색 도심을 갈랐다.***사거리에 도착했을 때, 풍경은 이미 일상의 궤도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인도는 물론이고 2차선 도로 전체가 끈적한 검보라색 액체로 뒤덮여 있었다. 중앙 분리대였던 쇠울타리는 독기에 녹아내려 마치 엿가락처럼 흐물거리며 바닥에 들러붙어 있었다.폭주자는 더 이상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것은 3미터 높이의 거대한 '독성 언덕'이었다. 맥동할 때마다 검보라색 진물이 울컥거리며 쏟아졌고, 아스팔트가 타들어 가는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준우는 헬멧을 벗어 시트에 걸쳤다.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검회색 곱슬머리를 거칠게 쓸어 넘기자, 피로가 섞인 회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170cm 남짓한 준우의 체구에 비해, 눈앞의 괴물은 압도적인 질량감을 뽐내고 있었다.'일반인은... 다 대피했나 보네.'반파된 차량 서너 대가 독기에 녹아 연기를 내뿜고 있었지만, 다행히 내부에서 사람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구경꾼들도 이미 저 멀리 달아난 뒤였다. 적막한 사거리에는 괴물이 끓어오르는 소리와 자신의 심장 소리뿐이었다. 결국 이 지독한 오물을 치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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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 수상쩍은 사건들

002현수의 입술은 쉼 없이 움직였지만, 준우의 고막에 닿은 말들은 의미를 맺지 못하고 흩어졌다.카페 안의 소음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다. 옆자리에서 달그락거리는 커피잔 소리, 창밖을 지나는 차 바퀴 소리.준우는 초점이 풀린 눈으로 제 앞에 남은 커피 컵만 응시했다.‘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소리를 하는 거지?’그의 삶은 거창한 대의명분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눈을 뜨면 꾸역꾸역 하루를 버티고, 어둠이 내리면 기절하듯 잠드는 일의 반복이었다.그런데 갑자기 들려온 단어들은 생경했다. 촉매, 뒷배. TV 화면 속에서나 유통되던 활자들이 현실의 공기를 타고 넘어와 그를 압박했다.“준우 씨? 듣고 계시는 거 맞죠?”현수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준우의 멍한 의식을 낚아챘다. 준우는 움찔하며 컵을 쥐었던 손을 떼었다. 손바닥에 맺힌 차가운 수분이 바지에 스며들었다.“아, 네. 그런데…… 좀 체감이 안 돼서요.”“그럴 수 있죠. 하지만 대략적으로 무슨 뜻인지는 이해하셨을 거라 믿어요.”현수의 확신에 찬 어조에 준우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은 지나치게 반짝였다. 무언가를 기대하는 사람 특유의 그 열기가 준우에게는 오히려 부담이었다.“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희에게 협조해 주실 수 있을까요?”준우는 대답 대신 창밖을 보았다.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발을 놀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일을 하러 간다. 하지만 자신은? 준우는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현수의 눈이 눈에 띄게 커졌다. 완벽하게 짜인 시나리오에서 예상치 못한 오타를 발견한 편집자의 얼굴이었다.“어째서죠? 조건이 부족한가요?”“그런 게 아니라요. ……제 상태가 이렇습니다. 우울증이 낫지도 않아서, 그냥 들어오는 임무나 간신히 처리하고 남은 시간은 뻗어 지내요. 이런 중차대한 일을 감당할 여력이 저한테는 없습니다.”현수는 등을 의자에 깊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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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 새로운 지원

003경찰차의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앞서 달려 나갔다. 준우는 헬멧 실드 너머로 멀어지는 경광등의 궤적을 쫓으며 가속 레버를 당겼다. 아스팔트의 진동이 손목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다.현장에 도착해 바이크 세우기가 무섭게 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공기는 이미 미지근하게 식어 있었다. 사건 현장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 대신 허탈한 소란함만이 감돌았다. 멀어지는 앰뷸런스의 뒷모습, 그리고 이미 노란 폴리스 라인을 걷어내고 있는 경찰들. 현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굳은 얼굴로 남아 있는 대원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들의 대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절도 있게 휘두르는 현수의 손짓에서 당혹감이 읽혔다.그 사이 준우는 길가에 남은 흔적을 훑었다. 겉보기엔 말끔했다. 물 능력 폭주자가 할퀴고 간 자리는 소방 호스로 씻어낸 듯 축축하기만 했다. 하지만 준우의 감각은 예리한 바늘 끝처럼 한 지점을 찔렀다.‘이게 정말 끝이라고?’구석진 가로등 밑, 보도블록 틈새에 고인 물웅덩이 속에서 그것이 일렁였다. 일반인의 눈에는 그저 기름띠나 오염물처럼 보이겠지만, 준우의 눈에는 명확했다. 썩은 멍자국처럼 번져 있는 검푸른 약흔. 정화 능력자가 개입한 흔적이었다. 그것도 아주 필사적으로, 하지만 어설프게 지우려다 실패하고 도망치듯 남겨진 잔해.“이미 상황 종료라네요.”어느새 다가온 현수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수사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경찰 쪽에서 '빠르게' 제압하고 신병까지 확보했답니다. 능력 폭주범 치고는 이례적일 만큼 신속하죠. 하, 그런데 말이에요…….”현수의 시선이 준우가 보고 있던 보도블록 끝에 머물렀다. 찰나의 침묵.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이번에도 역시, 이게 있네요.”“네. 지우려고 애는 쓴 모양인데, 이 실력이면 차라리 안 건드리는 게 나았겠어요.”현수는 대답 대신 스마트폰을 꺼냈다. 셔터 소리조차 조심스러운 듯 여러 각도에서 약흔을 담았다. 액정 너머로 비치는 그녀의 표정은 수사관이라기보다 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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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 사거리 전투

004사내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을 때, 공기는 이미 비릿한 약의 잔향으로 진득해져 있었다. 살점이 터져 나가며 돋아난 검푸른 털과 거대한 골격. 5미터에 육박하는 괴수 곰이 사거리 한복판에 우뚝 섰다.“쿠어어어엉—!”단순한 포효가 아니었다. 물리적인 충격파가 대기를 찢었다. 근처 승용차들의 유리창이 일제히 비명 지르듯 박살 났고, 고막을 찌르는 진동에 현수와 준우는 본능적으로 귀를 감싸며 몸을 웅크렸다. 평화롭던 도심의 정오가 단숨에 지옥으로 변했다.아비규환은 순식간이었다. 유턴을 시도하던 차들이 엉겨 붙어 경적을 울려댔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운전석을 버리고 아스팔트 위로 쏟아져 나왔다. 인도 위를 걷던 이들 역시 구두 굽이 부러지는 것조차 모른 채 필사적으로 반대편을 향해 달렸다.준우가 현수의 팔을 거칠게 낚아챘다.[파앗!]짧은 점멸과 함께 거리감을 벌린 준우가 낮게 으르렁거렸다.“지원 좀 불러주세요. 저 혼자 감당할 사이즈가 아닙니다.”대답을 기다릴 여유는 없었다. 준우는 곧장 괴물을 향했다. 놈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아스팔트가 크래커처럼 부서져 나갔다. 준우는 품에서 익숙한 M66을 뽑아 들었다. 총구가 놈의 거대한 머리통을 정조준했다.[탕! 탕! 탕! 탕! 탕! 탕!]여섯 발의 총성이 연달아 고막을 때렸다. 탄환은 정확히 미간과 안구 주변에 박혔다. 하지만 경악스러운 광경이 이어졌다. 찢겨 나간 살점이 꿈틀거리더니 채 1초도 지나지 않아 새살이 돋아 탄환을 밀어냈다.‘제길, 주사 두 개 분량은 역시 말이 안 되네.’속울음을 삼키는 찰나, 주머니 속 핸드폰이 진동했다. 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낚아챘다.“지금 네 바로 근처에 괴물이 나타났….”“상대 중이니까 지원이나 빨리 보내요!”팀장의 당황한 기색이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늘 여유롭던 목소리가 멍청하게 “어? 어, 그래.”라고 답하곤 끊겼다. 준우는 핸드폰을 대충 쑤셔 넣었다. 놈이 이미 준우를 명확한 타깃으로 고정한 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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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 병실 대화

005준우가 의식을 되찾은 것은 사흘이라는 시간이 통째로 증발한 뒤였다.처음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독약 냄새가 코끝을 찔렀고, 천장의 백색등이 망막을 아프게 찔러왔다. 그러다 고요를 깨는 기이한 소음이 고막을 두드렸다.[우직, 우직, 우직.]단단한 것이 으스러지는 소리. 뼈가 나가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목재가 부러지는 소리도 아니었다. 준우는 천근만근 같은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병실 한구석, 덩치가 산만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사과를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는, 무슨 종이컵을 구기듯 가볍게 으깨고 있었다. 옆에는 이미 반파된 수박이 놓여 있었다. 남자는 조각난 과일을 정성스럽게 쟁반에 담다가, 준우와 눈이 마주치자 흠칫 몸을 떨었다.“채은아, 준우 님 깨셨다. 간호사 불러와.”그의 굵직한 음성에 맞은편 침대에서 꾸벅꾸벅 졸던 단발머리 여자가 눈을 번쩍 떴다.“아, 응!”여자는 제 무릎을 베개 삼아 누워 있던 또 다른 여성, 포니테일 머리의 여자를 조심스럽게 밀쳐내며 일어났다. 포니테일 여자는 이미 깨어 있었는지 무심한 표정으로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단발머리 여자가 병실 밖으로 튀어 나간 건 거의 찰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들이닥쳤다. 그녀는 준우의 상태를 빠르게 체크하더니 투명한 액체가 담긴 '생체에너지 수액'을 새로 교체했다. 소란이 지나간 자리, 준우의 침상 주변에는 낯선 세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웬일로 1인실인가 했더니.’준우는 갈라진 목소리를 쥐어짜 내 입을 열었다.“그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덩치 큰 남자, 재범이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오히려 저희가 감사해야죠. 준우 님 아니었으면 저희 셋 중 하나는 오늘 이 자리에 누워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옆에 앉은 두 여자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준우의 눈에 그들의 기이한 외형이 들어왔다.스포츠머리를 투박하게 깎은 재범과 달리, 단발머리 채은은 흑발과 금발이 뒤섞인 머리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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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 복잡한 생각

006준우는 병원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짐 가방을 현관 구석에 던져두었다. 돌아온 집은 낯설 만큼 고요했다. 준우는 등기로 도착한 새 유심 칩을 끼워 넣었다. 작은 칩 하나가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사실 누군가 이 회선을 가로채거나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발끝을 간질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일개 공무원 신분의 능력자가 국가 단위의 정보망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그저 '설마 아니겠지'라며 눈을 감는 것뿐이다.화면이 밝아지며 통신사 로고가 떴다. 진동은 없었다. 당연히 쏟아질 줄 알았던 팀장의 호출도, 밀린 업무 메시지도 보이지 않았다.'일이 터질 타이밍인데.'준우는 단말기를 식탁 위에 엎어두었다.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을 만큼 살가운 성격도, 넘치는 사명감을 가진 이도 아니었다. 뜻밖의 정적은 달콤하기보다 오히려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침대에 몸을 뉘었다. 등받이 없는 고요함 속에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얼룩진 천장 모서리로 향했다. 눈을 감으면 과거의 잔상이 망막 위를 유령처럼 떠돌았다.어머니는 늘 무언가에 쫓겼다. 어린 준우에게 그것은 실존하는 '거대 조직'의 감시였다. 모자는 커튼을 굳게 치고 숨소리조차 죽인 채 어둠 속에서 서로를 확인했다. 창밖을 지나는 구두소리 하나에도 어머니의 눈동자는 비정상적으로 커졌고, 준우는 그 공포를 유전처럼 물려받았다.그 지옥 같은 숨바꼭질은 어머니의 자살로 끝이 났다.대학 강의를 마치고 돌아온 날, 준우를 맞이한 건 싸늘해진 집안의 공기였다. 입관 전 마지막으로 본 어머니의 얼굴은 기묘했다. 평생을 짓누르던 감시망에서 마침내 벗어났다는 듯, 그녀는 생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어머니를 보내고 나서야 준우는 깨달았다. 자신들을 옥죄던 조직도, 도청 장치도, 검은 양복의 사내들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망상이 남긴 상처는 깊었다. 이미 아버지는 이혼 후 세상을 떠난 뒤였고, 준우는 텅 빈 세상에 홀로 남겨진 고아가 되어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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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 서류 조사

007 밤 공기가 내려앉은 경찰서 안은 적막했다. 꺼진 형광등 대신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광채만이 현수의 얼굴을 창백하게 비췄다. 화면 가득 띄워진 ‘승인 거절’ 팝업창들. 현수는 마른세수를 하며 등받이에 몸을 묻었다. “하다못해 이것까지?” 실소가 터졌다. 이번엔 일부러 보안 등급이 낮은 외곽 데이터 위주로 접근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전부 반려였다. 경찰 전산망과 관리청 사이트를 쥐잡듯 뒤졌지만, ‘그것’에 관한 기록은 마치 처음부터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소거되어 있었다.  현수는 마우스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시스템이 거부한다면, 결국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진 곳에 자리한 수기 자료 보관소로 향했다. 철문을 열자마자 눅눅하고 매캐한 종이 냄새가 훅 끼쳐왔다. 먼지가 내려앉은 서류 더미들이 천장까지 빼곡했다. 수십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 공간은 묘한 압박감을 주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형체가 발밑에서부터 현수를 짓누르는 기분이었다. 그는 짧게 호흡을 가다듬고 가장 안쪽, 연도가 가늠되지 않는 낡은 박스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에 닿는 종이 질감이 거칠었다. 서류를 한 권씩 빼낼 때마다 현수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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