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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공기가 내려앉은 경찰서 안은 적막했다. 꺼진 형광등 대신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광채만이 현수의 얼굴을 창백하게 비췄다. 화면 가득 띄워진 ‘승인 거절’ 팝업창들. 현수는 마른세수를 하며 등받이에 몸을 묻었다.
“하다못해 이것까지?”
실소가 터졌다. 이번엔 일부러 보안 등급이 낮은 외곽 데이터 위주로 접근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전부 반려였다. 경찰 전산망과 관리청 사이트를 쥐잡듯 뒤졌지만, ‘그것’에 관한 기록은 마치 처음부터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소거되어 있었다.
현수는 마우스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시스템이 거부한다면, 결국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진 곳에 자리한 수기 자료 보관소로 향했다.
철문을 열자마자 눅눅하고 매캐한 종이 냄새가 훅 끼쳐왔다. 먼지가 내려앉은 서류 더미들이 천장까지 빼곡했다. 수십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 공간은 묘한 압박감을 주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형체가 발밑에서부터 현수를 짓누르는 기분이었다.
그는 짧게 호흡을 가다듬고 가장 안쪽, 연도가 가늠되지 않는 낡은 박스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에 닿는 종이 질감이 거칠었다. 서류를 한 권씩 빼낼 때마다 현수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이상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기록은 충실해지는 것이 상식인데, 이 사건은 반대였다. 10년 전, 7년 전, 5년 전…. 뒤로 갈수록 서류의 두께는 얇아지다 못해 앙상해졌다. 기술이 발달하고 데이터가 정교해지는 시대에, 정작 기록의 알맹이는 증발하고 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사 자체를 거세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손에 잡힌 것은 3년 전의 기록물이었다.
“제발, 단 한 줄이라도….”
간절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현수의 눈동자가 거칠게 떨렸다. 종이 위에는 글자보다 검은 선이 더 많았다. 마치 시커먼 액체를 쏟아부은 것처럼, 핵심적인 정보는 모조리 검은 줄로 지워져 있었다. 거의 판독 불가였다.
“말도 안 돼. 이 정도로 숨기려 했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던 다른 연도의 대조군 자료도 펼쳤다. 결과는 같았다. 비슷한 위치, 비슷한 분량이 약속이라도 한 듯 검게 도배되어 있었다.
맥이 풀린 현수가 낡은 목재 의자에 몸을 던졌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뽀얀 먼지가 일어 시야를 가렸다. 기침이 터져 나왔지만 입을 가릴 기운조차 없었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설계된 은폐야. 이걸 나 혼자서 어떻게 뒤집어.’
무력감이 밀려오는 순간, 문득 준우의 얼굴이 스쳤다. 나사 하나 빠진 듯 흐리멍텅한 표정을 짓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두 번이나 사지에서 끌어올렸던 남자.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건 내가 먼저 실마리를 쥐고 보여줘야 할 문제지, 무턱대고 도와달라고 매달릴 일이 아니야.’
현수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키보드를 두드렸다. 당시 이 기록을 담당했던 이들의 행방이라도 수소문해볼 참이었다. 민간으로 나갔다면 퇴직금 명부라도 뒤져서 찾아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검색 결과가 뜨자마자 현수의 표정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강진태: 실종(2024. 08.)]
[이한석: 작전 중 순직(2025. 11. 폭주자 진압 중)]
허탈함에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관련된 자들은 사라지거나 죽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 매끄러운 뒷정리였다.
현수는 검은 줄이 가득한 서류 몇 장을 챙겨 가방에 넣었다. 비록 알아볼 수 없는 흉한 흔적뿐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이 ‘지워진 흔적’이야말로 누군가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그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설명할 길은 막막했지만, 이것이 지금 자신이 내밀 수 있는 최선의 패였다.
***
다음 날 오후, 대로변의 프랜차이즈 카페.
재범의 압도적인 덩치 덕분에 구석진 자리의 테이블 세 개를 겨우 붙여야 했다. 사복 차림이었지만, 터질 듯한 근육과 각 잡힌 자세는 감춰지지 않았다.
준우를 가만히 뜯어보던 채은이 물었다.
“근데 준우 씨는 빨간색이 제일 좋은가 봐요? 매번 상하의가 다 시뻘겋네요.”
“이러면 피가 튀어도 티가 덜 나거든요. 세탁하기도 편하고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준우의 대답에 채은은 잠시 말을 잃었다가, 이내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일리 있네. 효율적이긴 하네요.”
“확실히 그렇군.”
재범이 쟁반을 들고 오며 거들었다. 그가 든 라지 사이즈 컵들은 재범의 솥뚜껑 같은 손안에서는 마치 장난감처럼 작아 보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둘, 카라멜 프라푸치노 하나. 그리고 연유 라떼입니다.”
채은은 프라푸치노가 놓이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산처럼 쌓인 휘핑크림을 숟가락으로 퍼 올렸다. 혜진은 말없이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며 핸드폰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준우는 컵 바닥에 깔린 연유를 섞기 위해 천천히 빨대를 저었다.
“그래서 김 경위님이 직접 움직이시기로 한 겁니까?”
재범이 묵직한 음성으로 묻자 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는 여러분과 같이 확인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끼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희 같이 등급이 높지 않은 팀은 경찰 내부망이나 관리청 하이엔드 자료에는 손도 못 대거든요.”
혜진이 얼음 녹는 소리를 내며 말을 보탰다.
“관리청 쪽은 이미 시도해 봤어요. 전부 접근 제한이거나 보안 등급 미달로 튕기더라고요. 정보가 중간에 붕 떠버린 상태예요.”
준우는 과거 자신이 약물 참관 기회를 얻기 위해 관리청 현관에서 얼마나 고개를 숙였는지 떠올렸다. 기관 특유의 폐쇄성을 생각하면 혜진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옆에서 채은은 대화 내용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프라푸치노를 흡입하고 있었다. 주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눈앞의 당분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준우의 시선을 느낀 재범이 쑥스러운 듯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채은이가 워낙 에너지 소모가 커서요. 먹을 땐 다른 감각이 거의 차단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래도 저희 말은 듣고 있는 거죠?”
“그럼요. 반쯤은 귀 뒤로 흘리겠지만요.”
준우가 옅은 미소를 지으려던 찰나, 카페 문에 달린 종소리가 딸랑이며 현수가 들어왔다. 그녀의 안색은 어젯밤보다 더 파리해 보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뱉는 그녀를 위해 준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커피를 받아오는 짧은 시간 동안, 현수는 테이블에 모인 이들에게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다들 모여 계셨네요. 가져온 게 생각보다 부실해서 죄송해요. 경찰 쪽 데이터베이스를 아무리 긁어봐도 남은 게 없어서요.”
혜진이 서류 뭉치를 향해 손을 뻗으며 답했다.
“아니요, 오히려 그게 증거죠. 경찰과 관리청이 합작해서 지우려 했다는 결정적인 지표니까요.”
준우가 내려놓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현수가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철을 꺼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팀원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종이 위에는 활자보다 검은색 먹칠이 더 많았다. 누군가 굵은 매직으로 문장 전체를 벅벅 긁어놓은 듯한 형국이었다.
프라푸치노를 다 비운 채은도 옆에서 슬쩍 고개를 들이밀었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그냥 까만 종이 아니에요? 읽지 말라는 수준을 넘어섰는데.”
준우는 멍하니 검은 줄들을 응시하다가 현수를 바라봤다.
“혹시 이게 원본인가요?”
“아뇨, 복사본이에요. 원본은 반출이 불가능해서요.”
“음, 복사본은 해본 적이 없는데….”
현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뭘 해본 적이 없다는 거죠?”
“어차피 못 읽는 거니까, 밑져야 본전으로 아무거나 해볼게요.”
준우는 현수가 건네준, 거의 전체가 먹칠 된 종이 한 장을 받아들었다. 준우의 손끝에서 아주 희미하고 미세한 빛이 일렁였다. 손가락이 종이 표면을 스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인쇄된 검은 줄들이 마치 증발하듯 흐릿해지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러나 검은 줄이 완전히 걷힌 자리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글자가 드러난 게 아니라, 종이 자체가 백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준우가 팔짱을 끼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역시 원본이어야 하나 보네요. 예전에 택배 박스에 주소 가리려고 칠해둔 매직 자국을 우연히 지운 적이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준우는 마치 어제 먹은 점심 메뉴를 말하듯 덤덤했지만, 나머지 네 명의 눈은 경악으로 커졌다.
사본의 잉크를 물리적으로 지우는 게 아니라, ‘기록된 흔적’을 복원하거나 조작하는 능력이 그에게 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원본을 단 한 번이라도 볼 수만 있다면, 저들이 그토록 필사적으로 덧칠한 진실을 날것 그대로 읽어낼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116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과거 성심 통제망의 잔여 오염이었다.준우가 곧바로 단검을 쥐고 나서려 하자, 재범이 그의 어깨를 잡고 멈춰 세웠다.“아까 브리핑한 거 벌써 잊었어?”“아, 맞다. 몸이 먼저 나갔네.”준우는 숨을 가다듬고 차례를 기다렸다.팀은 브리핑대로 민간인 대피부터 시작해 제압과 정화를 순서대로 수행했다.덕분에 폭주자는 이성을 잃지 않은 상태로 멀쩡히 의료진에게 들려갔다.이전과 완전히 다르고 명확해진 제압 절차에 준우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도 여태까지 안 했다고? 미치겠군.’준우는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그때 그는 불에 타서 뼈와 근육만 남아 있었다.
115몇 달간은 서로 떨어진 채 바쁜 시간을 보냈다.광고 모델로 일하거나 막노동, 알바로 번 돈을 차근차근 모았다. 그렇게 넷이 모은 자금으로 겨우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마침내 이들은 컨테이너 박스 정리를 시작했다.우선 준우가 박스를 정화하고 재범이 박스를 모았다. 혜진이 박스 내부 벽을 잘라 큰 공간을 확보했고, 전기와 수도는 기사를 불러서 마련했다.채은은 재빠르게 방들을 꾸몄으며, 각각 장비와 자신들의 물건을 올려둘 곳 역시 마련했다.준우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 카페 쿠폰과 생체에너지 보충제를 넣었다.책장 위에는 책 몇 권과 피규어 몇 개를 대충 놓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각자의 책상을 둘러보니 고스란히 취향이 드러났다.재범의 자리는 칼같이 각이 잡혀 있었고, 혜진은 카메라나 렌즈가 많았으며, 채은은 아기자기하고 분홍빛이 돌았다.현수는 경찰 형사 같은 책상이었고, 승아는 이전에 봤던 책상 모습과
1140팀은 카페에서 길드의 조건을 정하기로 했다.다만 이들은 예약실을 따로 잡아야 했다.이전에 일반 테이블에 앉았다가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인과 사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어딘가 비공식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안 되겠다. 다음번에는 예약실을 잡자.”그렇게 해서 들어온 예약실이었다.카페가 문을 닫을 때까지 대화하고 토론한 끝에, 이들은 다음 조건들을 정리해 냈다.- 비영리 운영- 폭주자 구금 권한 없음- 정화와 구조만 담당- 출동 기록과 회계 공개- 피해자 신병은 의료/복지기관에 인계- 관리청의 부당
113추가적으로 새로운 폭주 대응 체계가 발표되었다.- 관리청과 경찰청의 상층부 교체- 경찰, 소방, 의료진, 능력자 합동 출동 강제- 현장 지휘관에게 긴급 판단 권한 부여- 약물 및 원격 조종 여부 우선 검사- 폭주자를 우선 구조 대상으로 분류- 정화 가능성 확인 전 사살 금지- 대응 기록 외부 감사- 피해자 가족과 의료진의 이의제기 절차 마련현수는 신설된 폭주대응본부의 현장지휘관 자리를 제안받았다.준우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이 정도 변화면 나름 개선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김진서
112며칠 뒤, 국회의사당.성심과 경찰청, 능력자관리청의 결착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되었다.증인으로는 현수와 승아, 의료진, 성심 현장대장, 구조된 능력자들이 나와 차례로 증언했다.현수는 차분하지만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저는 현장 보고를 꾸준히 올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청은 성심의 자료만 받아들이고 제 보고는 무시했습니다.”승아는 시선을 내리깐 채 말을 이어갔다.“절대로 성심 전체가 알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상층부, 그중에서도 소수만이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구조된 능력자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준우 님 아니었으면 저희는 전부 폭주해서 괴물이 되거나 버려져 죽었을 겁니다.”마지막 순서로 준우가 증언대에 섰다.준우는 제도에 대한 비판 대신 자신이 직접
111김진서의 체포가 확정되자, 정부는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자신들은 다르다는 외침이었다.어찌 보면 손바닥 뒤집기였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신들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상징성을 지우기 위함이었다.경찰 특수본은 성심 길드는 물론 능력자관리청과 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특수본에 들어간 현수와 경찰 실무자들 역시 제0관제센터를 공식 압수수색하고 모든 기록을 확보했다.체포된 일부를 제외한 성심 현장대원들은 피해자 구조에 참여했다.그 수가 워낙 많아 성심 전체가 달라붙어도 힘에 부쳤다.준우는 정화의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휘청였지만, 곁으로 다가온 혜진의 어깨를 빌려 겨우 걸음을 옮겼다.관제센터를 벗어나 바깥으로 나오니 이미 수많은 카메라와 생존자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준우는 시선을 내리깐 채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기자 중 하나가 마이크를 밀어 넣으며 급하게 물었다.
019산길을 수 차례 돌아 들어간 끝에야 차가 멈춰 섰다. 사방이 가파른 능선으로 가로막혀 지도상으론 그저 험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은밀한 은거지나 비밀 시설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정면에는 'OOO 연구원'이라는 투박한 현판이 대놓고 걸려 있었다. 오히려 너무 당당해서 더 이질적인 광경이었다.차 문을 열고 내리던 채은이 미간을 좁혔다. 건물 외벽은 이미 세월에 깎여 나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그녀의 감각은 전혀 다른 신호를 읽어내고 있었다.“이상해. 왜 아직도 전력이 흐르고 있지?”“전력?”혜진이 되물으며
018소독차 냄새가 밴 공기는 이제 폐 깊숙한 곳까지 익숙하게 스며들었다. 준우는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무심하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 정도면 집을 병실로 옮기는 게 아니라, 병실을 집으로 등기 이전해야 할 수준이었다. 창밖으로 저무는 노을이 병실 안쪽까지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병상 한편에는 재범과 채은, 혜진이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앉아 저마다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맞은편, 현수만이 유일하게 노트북 화면의 푸르스름한 빛에 얼굴을 파묻은 채 손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규칙
017서울의 외곽, 간판조차 없는 건물의 지하 연구소. 낮은 웅성거림이 가득한 공기 속으로 날 선 대화가 섞여 들었다. 모니터 속에서는 준우가 움직이는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결국, 저놈을 확보해야 한단 소리군.”연구원 한 명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화면 속 준우의 몸짓 하나하나를 뜯어보던 다른 연구원이 건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저 친구의 정화 능력만 있으면 약의 결함을 억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소거할 수 있어. 이론상으론 완벽해지겠지.”“협력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 난감하군.”“그럼 협력하게 만
016집을 나선 준우의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번에 쓰러지면 다시는 관리청의 의료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경고가 귓가를 맴돌았지만, 그건 나중 일이었다. 지금 제 발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영원히 괜찮지 않을 것 같다는 직감이 그를 움직였다.현수는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