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라는 김도진과 이야기를 끝내자 마자 도망치듯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서둘러 갈아 입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거울을 보니 엉망이 된 머리칼이 보였지만, 그걸 정리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생각하지 말자. 그냥 일하러 온 거야.’애써 심장을 진정시키며 거실로 나온 유라는 자신이 어질렀던 침실을 정리하며머릿속에 가득 찬 복잡한 생각들을 함께 지워내려 애썼다.같은 시각, 도진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휴대폰 화면을 쓸어 넘기고 있었다. 매끈한 액정 위로 불쾌한 기사가 떠올랐다.[실시간 1위 : 김도진 유태희 스캔들]“하….”도진의 입술 사이로 서늘한 실소가 터져 나왔다.이번 영화의 상대역인 유태희. 그녀는 도진에게 그저 대본대로 대사를 주고받는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유태희는 영악했다. 카메라가 꺼진 순간에도 은근슬쩍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스태프들이 보는 앞에서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도진이 소름 끼칠 정도의 무관심으로 일관할수록, 그녀의 눈빛은 기묘한 승부욕으로 번뜩였다.‘김도진, 너라고 별수 있겠어?’유태희는 확신하고 있었다. 도진의 그 오만한 눈빛이 자신을 향한 갈망으로 변하는 순간을. 그의 재력, 큰 키, 신이 빚어놓은 것 같은 얼굴. 그 모든 것을 제 손아귀에 넣고 흔드는 상상을 하며 그녀는 뒤에서 교묘하게 여론을 조작했다.도진은 미간을 팍 구긴 채 휴대폰을 소파 위로 툭 던져버렸다. 가짜 미소와 계산된 스캔들. 화면 속 세상은 온통 오물투성이였다.그때, 침실을 정리하고 나온 이유라의 손길이 소파 근처까지 닿았다.도진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정리하느라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유라의 뺨과, 잔뜩 긴장해 꼿꼿하게 굳은 어깨.세상은 온통 그를 어떻게든 이용해 보려 안달인데, 이 여자는 달랐다. 톱스타 김도진이 옆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건 말건, 그저 자신이 시킨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그 지독하리만큼 정직한 무관심이, 오히려 도진의 비틀린 신경을 건드렸다.김도진의 따가운 시선을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