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은 제 눈을 의심하며 차트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았다.유라가 이 시간에, 그것도 심각한 저체온증으로 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을 리가 없었다. 동명이인일 거라 스스로를 달랬지만, 가슴 저편에서부터 불길하고 찌릿한 불안감이 순식간에 도현을 급습했다. 심장이 무섭게 요동치기 시작했다."지금 방금 들어온 저체온증 환자, 어디 있어!“평소와 달리 눈 가득 초조함을 띄운 도현의 다급한 물음에, 담당 간호사가 깜짝 놀라 응급실 가장 안쪽의 침대를 가리켰다."저기 7번 베드에……."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현은 성큼성큼 걸어가 허술하게 쳐져 있던 하얀 커튼을 거칠게 젖혔다.촤르륵!커튼이 걷히며 드러난 침대 위에는, 유라가 처참하게 무너진 채 누워 있었다. 밤새 울어 짓무른 눈가, 핏기가 싹 가셔 유령처럼 하얗게 질린 안색, 그리고 보랏빛으로 죽어 있는 입술. 호흡기를 단 채 가느다랗게 숨을 이어 붙이고 있는 유라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얼음 인형 같았다."이 환자, 대체 어떻게 들어온 환자야!!!"도현은 차트를 쥔 손에 핏대를 세우며 간호사를 향해 짐승처럼 소리를 질렀다.언제나 환자들에게 다정하고 신사적이던 레지던트 도현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성이 터져 나오자, 응급실 안의 주위 의료진들과 인턴들이 서슬 퍼런 기세에 놀란 눈으로 도현을 힐끗쳐다보며 숨을 죽였다. 담당 간호사가 겁에 질려 더듬거리며 차트를 받아 들었다."그, 그게…… 촬영 중에 계곡물 속에 오랜 시간 들어가 있어서 저체온증이 온 모양인데, 현장에서 곧바로 처치를 못 받고 장시간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구급차 안에서 긴급 보온 처치랑 수액 투여는 끝냈고, 내부 장기 손상이 있을지 몰라 정밀 검사 대기 중입니다.“간호사는 응급실 내부를 힐끗 둘러보며 난감한 듯 목소리를 낮췄다."지금 다들 뭐 하자는 거야! 당장 검사 안 하고!!”평소의 온화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맹수 같은 포효였다. 날카롭게 내리꽂히는 도현의 고성에 이동형 배드를 잡고 있던 인턴들과 간호사들이 소스라치게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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