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은서의 책상을 향해 다가오는 대신 방향을 틀어 연구실의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은서의 시선이 지우의 등 뒤를 불안하게 좇았다.지우의 긴 손가락이 묵직한 철문의 손잡이를 감싸 쥐었다.그리고는 아주 느리고 분명한 동작으로 잠금장치를 돌렸다.철컥.금속이 맞물리며 문이 잠기는 둔탁한 파열음.그 짧고 단호한 소리 하나에 연구실 안의 공기 밀도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외부와의 완벽한 단절.비 내리던 밤 스스로를 가두고 타락했던 바로 그 밀실이 다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지금... 뭐 하는 겁니까? 당장 문 열어요."은서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통제력을 잃고 가늘게 떨렸다.하지만 지우는 문을 등지고 서서 서늘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그녀는 천천히, 아주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은서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바닥에 닿는 지우의 구두 굽 소리가 은서의 심장 박동과 맞물리며 공간을 울렸다.은서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하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해 그녀의 허리와 골반이 책상 모서리에 닿아 가로막히고 말았다.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지우가 은서의 코앞까지 바짝 다가왔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불과 한 뼘도 되지 않았다.지우가 천천히 양팔을 뻗었다.그녀의 손은 은서의 몸에 직접 닿는 대신 은서의 허리 양옆으로 뻗어 나가 책상 가장자리를 단단하게 짚었다.완벽한 퇴로 차단이었다.은서는 지우의 두 팔과 등 뒤의 책상 사이에 빈틈없이 갇히고 말았다.지우가 상체를 살짝 숙이며 거리를 좁혀오자 단정한 셔츠 안으로 지우의 뜨거운 체온이 고스란히 밀려 들어왔다.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이었다.은서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려 했지만 지우의 짙은 그림자가 그녀의 온몸을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었다."교수님."지우의 낮은 목소리가 은서의 귓가를 스쳤다.숨결이 닿을 만큼 아찔한 거리였다."훈계는 이걸로 끝입니까?"은서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어떤 대답도 내뱉을 수 없었다.이성적으로는 당장 이 무례한 학생을 밀쳐내고 호통을 쳐야 마땅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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