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의 보호막 없이 거친 나일론 원단이 예민한 맨살을 스치는 감각은 지독한 고문이었다.하지만 육체적인 찝찝함보다 은서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방금 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던 지우와 도진의 적나라한 스킨십이었다.남자 친구의 품에 안겨 부드럽게 춤을 추던 지우의 얼굴.자신을 바라보며 조소하던 그 눈빛이 뇌리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은서의 질투심을 불러 일으켰다.두 세명이 들어가면 가득 찰 좁은 화장실 내부는 조용했다.노래방 스피커에서 울리는 저음만 쿵쿵 거릴 뿐.은서는 세면대 앞에 서서 떨리는 손으로 수도꼭지를 틀었다.차가운 물을 두 손에 받아 이마와 뺨에 톡톡 두들기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거울 속에 비친 여자의 몰골은 비참함 그 자체였다.단정하게 묶었던 머리는 형편없이 헝클어져 있었고 화장은 번져 눈가가 붉게 짓물러 있었다.질투심에 눈이 멀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발정 난 하반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타락한 육체.지우의 명령과 손길이 없으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완벽한 노예로 전락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은서는 헛웃음을 흘렸다.그때, 등 뒤로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그리고 곧바로 문이 잠기는 소리가 텅 빈 공간을 가르며 울렸다.거울을 향해 있던 은서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문 쪽을 향했다.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단정한 차림의 지우가 굳게 닫힌 문에 기대어 서서 은서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지우의 붉은 입술은 방금 전까지 도진과 혀를 섞은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그 사실이 은서의 위장을 다시 한번 뒤틀어놓았다.다른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감정, 질투심이었다.지우의 눈빛은 한없이 무심하면서도 짙은 지배욕을 품고 있었다."왜 나왔어요?"지우의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타일 벽에 부딪혀 울렸다.은서는 지우의 말 한 마디에 움츠러들어 뒤로 물러섰다."내가 언제 도망쳤다고 그래. 그저 화장실에 온 것뿐이야."뻔한 거짓말을 내뱉는 은서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 들어갔다.지우가 픽 웃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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