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Chapter 151 - Chapter 160

204 Chapters

제151화

새나는 변항이 핸드폰을 조작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마음 한켠에는 아직도 작은 희망이 남아 있었다.정체도, 어떤 사람인지도 알 수 없는 저 남자는 어쩌면 시유가 겁만 주려고 데려온 사람일 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곧 현실은 그녀의 기대를 산산이 부숴 버렸다. 2분도 지나지 않아 여준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는 부강그룹 홍보팀이었다.[대표님, 방금 여러 언론사와 온라인 매체에서 소새나 씨 관련 자료를 보내왔습니다.][전부 사생활 논란에 관한 내용인데, 기사 확산을 막을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합니다.][각 언론사에서 제시한 비용은...]스피커폰으로 흘러나온 직원의 목소리가 룸 안에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그 말을 들은 여준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믿을 수 없다는 듯 시유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충격이 가득했다.새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고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진지원 역시 완전히 평정을 잃은 상태였다.두 사람은 넋이 나간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마치 현행범이라도 된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얼굴빛이 변했다.진지원은 이를 악물고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10억! 10억 줄게! 그걸로 끝내자.”“사진부터 당장 내리라고 해. 바로 송금할게.”시유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단호하게 말했다.“100억. 단 한 푼도 깎을 생각 없어요. 제가 임신해서 출산하고 산후조리까지 겪은 일을 생각하면, 100억도 모자라요.”“잘 생각해요. 1분 줄테니까요.”시유는 이제 더 이상 저들과 좋게 해결할 생각이 없었다. 그동안 너무 오래 참고 또 참아 왔다.이제 그녀가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철저하게, 완벽하게 짓밟는 것.소새나 같은 인간에게 똑똑히 알려 주고 싶었다. 예전의 자신이 무릎을 꿇었던 건 사랑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사랑이 끝난 순간부터는 달랐다. 이제는 저들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여준은 시유의 뒤에 조용히 서 있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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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언니, 엄마랑 저더러 당장 어디서 100억을 마련하라는 거예요?”“너무한 거 아니에요? 그러다 정말 벌받을 거예요!”새나는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완전히 무너진 모습이었다.이내 여준과 진명화 앞으로 달려가 매달리며 애원했다.“오빠, 제발 좀 말려 줘!”“이모, 이모도 어떻게 좀 해 봐요!”“제발 언니 좀 말려 주세요!”진명화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시유를 바라봤다.“사진만 공개하지 않는다면 나도 양보할게. 네 딸을 부씨 집안 호적에 올리는 건 허락하마.”시유는 차갑게 그녀를 바라봤다.“괜찮아요, 우리 딸은 제 성을 따라 ‘임’ 씨로 출생신고까지 끝냈으니까요.”그 말에 진명화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뭐, 뭐라고? 우리 허락도 없이 아이 성까지 바꿨단 말이야?”“여준아, 얘 말 좀 들어 봐!”하지만 여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굴만 굳은 채 제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평소라면 누구보다 강압적이고 압도적인 사람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시유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여준은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지금의 시유는 이미 자신의 손을 완전히 벗어난 사람이었다. 고삐 풀린 말처럼 누구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에게는 시유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시유는 두 팔을 가볍게 맞잡은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제 카운트할게요.”“10, 9, 8, 7...”시유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천천히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새나와 진지원의 얼굴은 갈수록 일그러졌다.시유도 알고 있었다. 지금 저들에게 자신은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으로 보일 것이지만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과거 엄마가 저들에게 당했던 모욕과 괴롭힘을 떠올리면,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은 오히려 너무나 관대한 정도였다.결국 진지원과 새나는 끝내 100억을 마련하지 못했다.그 일 때문에 시댁에 손을 벌리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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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한편, 진명화는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진지원이 시유 앞에서 하나씩 계좌를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결국 모든 계좌를 뒤져도 나온 돈은 고작 2억 남짓이었다.그 사실에 진명화 역시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곧바로 진지원을 한쪽으로 끌고 갔다.진명화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물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돈이 왜 이것밖에 없어? 지난달에 네 미용실에 투자한다고 내가 40억까지 넣어줬잖아.”“그때 뭐라고 했어? 작년에 배당금만 160억 챙겼다고 하지 않았어?”“그리고 작년에는 어느 회사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바로 배당받을 수 있다면서 16억 빌려 갔잖아.”“내 돈은 대체 어디로 간 거야? 내가 너한테 빌려준 돈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야!”진명화는 점점 목소리가 높아졌다.결국 참지 못하고 진지원의 팔을 연달아 때렸다.짝!진지원은 아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저었다.“언니, 그게 아니라... 그건 투자금이지, 내가 빌린 돈이 아니잖아.”“투자라는 게 원래 위험한 거고. 그걸 언니가 나한테 빌려준 돈이라고 하면 안 되지. 우리 전에 계약서에도 다 적어 놨잖아.”“나도... 돈을 전부 투자해 둬서 아직 현금화하지 못한 것뿐이야. 요즘 잠깐 돈이 부족한 것뿐이라고.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하지만 돈 앞에서는 자매 사이의 정마저 순식간에 사라졌다.진명화의 얼굴은 새파랗게 굳었다. 눈앞의 진지원은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 똑똑하고, 훨씬 교활했던 동생이었다.게다가 얼마 전 들었던 그 소문까지 떠오르자, 진명화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진명화는 진지원의 옷깃을 움켜잡았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설마 아니지? 전에 다른 사모님들이 말하던 그 사람...”“틈만 나면 마카오에 드나들며 도박으로 큰돈을 날렸다던 그 사람이 너야?”진지원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곧 이어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재작년에 나한테 20억 빌려 갔지? 작년에는 이것저것 합쳐서 40억 넘게 가져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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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시유는 옆방의 빈 룸으로 걸어갔다.여준은 곧바로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그리고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고, 눈빛은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오늘 밤 벌어진 일들은 그가 지금까지 믿어 온 모든 것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믿었던 사람들이 숨겨 온 추악한 모습을 직접 마주하게 된 것이다.머릿속은 엉망으로 뒤섞여 있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더 이상 일이 커져서는 안 됐다.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리면 모두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결국 여준은 직접 나서서 중재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여준은 시유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그리고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새나랑 이모가 가진 돈을 전부 털어 봐도 그 정도밖에 안 나왔잖아. 정말 그 돈이 필요하다면, 부족한 금액은 내가 마련해 줄게.”“내일 아침 바로 재무팀에 지시해서 네 계좌로 보내라고 할게. 그러니까 이 일은 그냥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될까?”시유는 말없이 여준을 바라봤다.그 눈빛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듯한 차가움과 날카로움이 서려 있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예상대로였다.여준은 새나의 민낯을 직접 보고도 결국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아직도 소새나 대신 뒤처리를 해 주려고 하다니.’‘끝까지 자신이 이해심 많은 사람인 척하면서까지.’이미 알고 있었지만, 예상하는 것과 직접 여준의 입으로 듣는 것은 달랐다.시유는 가슴 깊은 곳이 서늘하게 저려 오는 걸 느꼈다.지난 5년의 결혼 생활 동안, 자신은 단 한 번도 여준에게 이런 본능적인 편애를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여준은 잠시 기다렸지만 시유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설득하기 시작했다.“물론 오늘 새나랑 이모가 한 행동은 분명 좋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하지만 결국 둘이 술 마시고 놀았던 것뿐이잖아.”“너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네가 나를 여기로 부른 이유도 알아.”“내가 새나의 이런 모습을 직접 보길 바랐던 거잖아. 나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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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두 번째, 당신이 새나와 이모에게 가서 내 합의 조건을 전달해.”“뷰티나잇 복구와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손해도 두 사람이 전부 책임져.”시유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여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시유는 단호하고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하나 더, 당신은 이혼 서류에 서명해.”“나 이제 당신이랑 끝낼 거야.”그 순간 여준의 동공이 크게 흔들리더니 본능적으로 낮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정말 나랑 이혼하겠다는 거야?”시유의 눈빛에는 과거처럼 흔들리는 마음도, 미련도, 망설임도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빠르게 룸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뒤의 일에는 더 이상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시유가 원하는 건 과정이 아니라 결과였으니까.오늘 밤 시유가 진짜 원했던 건 새나와 진지원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여준에게 내민 마지막 두 가지 조건.그게 전부였다.뷰티나잇은 문을 연 지 어느덧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임애교는 D국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내부를 전면 리모델링해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스스로 불씨를 던져 준 셈이었다.그리고 이혼은 시유가 그날 밤 임애교와 밤새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물론 망설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빛나의 아버지 문제 때문에 수없이 고민했고, 흔들렸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하지만 결국 시유는 이혼을 선택했다.엄마의 말이 맞았다.어떤 일이든 오래 끌수록 상처만 깊어진다.아플수록 빨리 끊어 내는 편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든 뒤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어쩌면 앞으로 빛나는 어릴 적 자신의 모습처럼 수많은 소문과 차가운 시선을 견뎌야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바로 그런 비난과 냉대가 지금의 자신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온실 속에서 곱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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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오빠... 나 때린 거야?”새나는 얼얼하게 달아오른 뺨을 감싼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세상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고 감싸 주던 여준에게 맞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충격과 억울함에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여준의 손바닥 소리는 룸 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지원과 진명화도 그대로 얼어붙었다.진명화는 본능적으로 새나 앞으로 달려가 감싸 안았다. 그리고 여준을 노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여준아, 너 지금 제정신이니? 임시유가 우리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여도 가만히 있더니, 이제는 새나까지 때려?”“너 정말 임시유한테 홀린 거야?”여준은 싸늘한 얼굴로 진명화를 바라봤다.그 눈빛에는 조금의 온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 말하기 전에 이모랑 새나가 무슨 짓을 했는지부터 물어보세요.”진지원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우리가 또 뭘 했다는 거니? 임시유가 또 무슨 거짓말을 했길래 네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거야?”여준은 깊은 피로가 서린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뷰티나잇에 불을 지르라고 시킨 사람이 바로 이모와 새나였어요.”“증거도 확보했고, 증인도 있습니다. 진술까지 모두 받아 둔 상태입니다.”여준은 이를 악물었다.“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겁니까? 뷰티나잇이 어떤 곳인지 몰랐어요?”“H시는 물론 전국 정재계 인사들이 드나드는 곳에 불을 지르다니요?”“그 일로 부씨 집안은 물론 소씨 집안까지 모두 무너뜨릴 생각이었던 겁니까?”여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관자놀이의 핏줄이 불거질 만큼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새나와 진지원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다.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핏기가 완전히 사라졌다.“아니야...”새나는 끝까지 발뺌하려 했지만 여준은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룸 안에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새나와 방화범이 나눈 통화 내용이 그대로 흘러나왔다.그 소리를 듣는 순간 새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확실한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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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네 엄마가 직접 전화해서 시킨 일이야. 녹음도 다 있어.”“언니, 이제 와서 발뺌하지 마. 죽어도 같이 죽는 거야!”진지원의 말이 끝나자 진명화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 하나 없이 질려 버렸다.평생 자신의 편일 거라 믿었던 친동생이었다.그런데 그 동생은 오래전부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증거까지 남겨 두고 있었다.그동안 진지원에게 번번이 돈을 빌려주고 속아 왔던 일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이번에는 아예 자신까지 끌어들이려 한다는 사실에 진명화는 온몸을 떨었다.가족이라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허탈감이 밀려왔다.진지원이 감춰 왔던 위선과 냉정함이 한꺼번에 드러났다.“너, 너...”진명화는 떨리는 입술로 겨우 말을 이었다.“결국 우린 겉으로만 자매였던 거네. 난 정말 널 친동생이라고 믿었어.”“그동안 네 부탁이면 뭐든 들어줬고, 새나도 내 딸처럼 아끼며 키웠는데... 나는...”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혈압이 치솟았고, 머릿속은 새하얘졌다.진명화는 그대로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여준은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봤다.오늘 밤 벌어진 일들은 그의 마음을 수없이 후벼 팠다.그가 믿어 왔던 화목한 가족.선하고 따뜻하다고 여겼던 사람들.모두 거짓이었다.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던 가족이라는 이름 뒤에는 차마 믿기 어려울 만큼 추악한 진실이 숨어 있었다.가장 아끼던 사촌동생 새나.늘 존경했던 이모.그리고 누구보다 효도하고 싶었던 어머니까지.여준은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는 끝내 피를 왈칵 토해 냈다....그날 룸 안에는 네 사람이 있었다.두 사람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고, 한 사람은 뇌출혈 증세를 보였고, 여준은 피를 토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다.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구급차가 네 사람 모두를 병원으로 옮겼다.검사 결과 가장 상태가 심각한 사람은 진명화였다.의사는 곧바로 입원 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어머니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여준은 곧바로 아버지와 큰누나 유란에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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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우리가 새나에게 베푼 게 얼마나 많은데, 돌아온 게 고작 이런 배신이라니. 네가 직접 봐. 새나가 무슨 짓을 했는지!”“만약 우리가 새나에게 베풀었던 관심의 일부만이라도 시유에게 줬다면... 어쩌면 시유가 오늘처럼 이 집안을 뒤흔드는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지도 몰라.”원래부터 성격이 불같았던 유란이었다.그녀는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을 듣고 나자 화를 참을 수 없었다.새나와 시유가 부씨 집안에서 얼마나 다른 대우를 받아왔는지 떠올릴수록, 비교하면 할수록 자신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도대체 그동안 우리는 왜 그랬던 걸까?’두 사람 모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었다.하지만 새나는 달랐다. 부씨 집안에서 새나가 받은 것은 가족 모두의 이해와 사랑이었다. 아낌없는 보호와 지나칠 정도의 편애였다.하지만 시유는 달랐다. 부씨 집안에 시집온 첫날부터 줄곧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시어머니에게는 끊임없이 무시당하고 모욕 받았고, 시아버지에게는 철저히 외면당했다.그리고 유란을 포함한 세 시누이 역시 단 한 번도 시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넨 적이 없었다.새나에게 잘해 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새나가 진지원의 양녀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시유는 달랐다. 여준과 결혼했고, 그의 아이까지 낳았다.그런데도 부씨 집안 사람들은 끝까지 시유에게 새나에게 쏟았던 관심의 아주 작은 일부조차 주지 않았다.그 사실을 깨닫자 유란의 마음속에는 시유와 빛나를 향한 죄책감이 더욱 깊어졌다.유란 역시 감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양심도 있었다.누구에게 잘했고 누구에게 못했는지, 마음속에는 분명 기준이 있었다.그동안 유란이 집안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 사소한 문제인 데다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처음에는 그저 가족 사이의 작은 갈등처럼 보였던 일이었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온 집안을 뒤흔드는 일이 되었고, 이제는 방화와 범죄까지 이어졌다.이대로 두면 더 큰 일이 벌어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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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여준은 유란의 말을 듣는 순간, 어깨를 짓누르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했다.그동안 모든 갈등은 혼자 감당해 왔다.혼자 판단하고, 혼자 해결하려 애쓰다 보니 여준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회사의 복잡한 해외 사업을 처리하는 것보다 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훨씬 더 힘들었다.그제야 여준은 뼈저리게 깨달았다.‘가정이 무너지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버틸 수 없다.’집안이 흔들리고, 모든 일이 엉망이 되는 상황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무엇보다 여준은 지금 와서야 시유에게 했던 자신의 무관심과 외면을 후회하고 있었다.그렇게 이해심 많고 배려 깊었던 아내를 지금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으로 만든 건 결국 자신이었다.“누나가 그렇게 생각해 줘서 정말 다행이야.”“만약 누나가 나서서 우리 사이의 갈등을 풀어주고, 시유가 이혼 생각을 접고 빛나를 데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다면...”“앞으로 회사 일은 누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게.”여준은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유란의 손을 잡았다.수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유란은 차분하게 그를 바라봤다.“엄마가 새나와 확실하게 선을 긋고, 너도 새나와 거리를 둔다면... 시유가 다시 너와 함께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결국 너희 둘 사이에는 아이도 있잖아. 정말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판단해야 해.”“어떻게든 시유와 빛나에게 네가 저지른 잘못을 만회하고, 새나와는 멀어져야 해.”유란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내가 보기에는 우리 집안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건 시유 성격 때문이 아니야. 문제는 너와 엄마가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거야.”“무슨 일이 생기든 항상 새나 편에 서 있었잖아.”유란은 그렇게 말한 뒤 몸을 돌려 진명화의 병실로 향했다.그 자리에 남은 여준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마치 누군가 머릿속을 세게 내리친 것 같았다. 머리가 웅웅 울렸다.하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선명해졌다.비슷한 말을 이전에도 들은 적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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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결국 빛나는 자신의 친손녀였다.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피는 속일 수 없는 법이었다.진명화는 여전히 화가 난 상태였기에, 유란이 내민 핸드폰을 보자마자 무심코 밀어내려 했다.더 이상 보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영상 속 빛나가 환하게 웃었다.빛나의 천진한 미소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힘이 있었다.진명화의 시선은 그 자리에서 멈췄다.핸드폰을 밀어내려던 손도 천천히 내려갔다.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화면만 바라봤다. 그렇게 시간이 1분 넘게 흘렀다.그리고 그것은 빛나가 태어난 뒤, 할머니인 진명화가 처음으로 제대로 손녀의 모습을 바라본 순간이었다.아이는 보기만 해도 복이 느껴지는 듯한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누구라도 한 번 보면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진명화의 마음속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던 차가움도 영상 속 빛나를 보면서 조금씩 녹아내렸다.“이 영상은 어디서 난 거야? 너 혹시 그 천한 애를...”진명화는 무심코 말을 내뱉다가 순간 멈췄고 급히 말을 바꿨다.“아기를 보러 간 거야?”유란의 말이 맞았다. 결국 빛나는 자신의 친손녀였다.유란은 핸드폰을 거두며 말했다.“시유가 우리 가족을 얼마나 원망하는데, 저한테 직접 보여 줬을 리가 없잖아요. 제가 방법을 찾아서 구한 영상이에요. 그건 신경 쓰지 마세요.”“제가 엄마한테 묻고 싶은 건 하나예요. 엄마는 정말 이번에 이모랑 새나가 한 일이 아무렇지도 않았어요?”“엄마는 그동안 두 사람한테 그렇게 잘해 줬잖아요. 그런데 돌아온 게 이런 배신인데도?”진명화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분노에 찬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화가 나지. 당연히 화가 나. 설마 내 동생이 뒤에서 계속 나를 경계하고, 계산하고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어?”“나는 정말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다 해 줬는데... 새나는 말할 것도 없어. 내가 너희 세 자매에게 해 준 것보다 그 아이에게 더 잘해 줬는데...”“그런데 막상 일이 터지니까 결국 자기 엄마 편을 들잖아. 걔가 나를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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