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บทที่ 131 - บทที่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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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진지원은 곧바로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뭘 알아냈는데? 빨리 말해 봐.”새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다.“임애교가 D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오늘 바로 뷰티나잇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실장 하나를 해고했대요.”“내부 규정을 어기고 신입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거예요.”“피해자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었는데 성격이 워낙 강해서 난리가 났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며 난리를 쳤다더라고요.”“결국 임애교가 일을 수습하려고 그 실장을 바로 잘라 버린 거죠.”진지원은 두 손을 마주치며 말했다.“잘됐네! 이보다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어?”“새나야, 당장 그 사람 신상부터 알아봐.”“임애교 밑에서 그렇게 오래 일한 사람이면 분명 내부 사정을 많이 알고 있을 거야.”진지원의 눈빛에 질투와 증오가 번뜩였다.“임애교는 빚 다 갚고 뷰티나잇까지 차린 뒤로 갈수록 기세가 하늘을 찌르잖아.”“난 진작부터 꼴도 보기 싫었어.”“한번 제대로 망신을 주고 싶었는데, 그 여자는 사람 관리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하더라.”“직원들이 워낙 임애교를 잘 따르니까 안에서는 빈틈이 하나도 없고, 밖에서 아무리 건드려도 허점이 없었어.”“그런데 이번엔 드디어 기회가 온 거야.”새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엄마는 임애교를 왜 그렇게 싫어해요?”“이모도 그렇고, 다 임애교 얘기만 나오면 이를 갈잖아요.”진지원은 곤히 잠든 리오를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혀 놓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싫어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아주 오래전 일이야. 나랑 네 이모, 그리고 임애교는 같은 학교를 다녔어.”“그때부터 임애교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지.”“걔만 나타나면 나랑 네 이모는 들러리밖에 안 됐어.”진지원은 물을 한 모금 더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 눈빛에는 질투가 더욱 짙게 어려 있었다.“성인이 되고 결혼할 나이가 되자 이번엔 H시 사교계 최고의 명문가 아가씨로 이름을 날렸어.”“그때는 네 아빠도, 네 이모부도 둘 다 임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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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새나는 손바닥이 파고들 정도로 손톱을 세게 움켜쥐었다.길게 기른 네일이 그대로 부러질 만큼 힘을 준 탓에 손끝이 얼얼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걷잡을 수 없는 증오만이 일렁이고 있었다....시유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밖이 깜깜한 밤이었다.병실에는 작은 무드등 하나만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문 쪽에서 무언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깜짝 놀란 시유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의자에서 중심을 잃은 여준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시유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아직도 안 갔어?”여준은 키가 훌쩍 큰 몸을 작은 의자에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처음부터 잠도 자지 않은 채 멀찍이 떨어져 시유와 빛나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이상하게도 두 사람 곁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며칠째 복잡하기만 했던 머릿속이 맑아졌다.바깥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가장 소중한 건 시유와 빛나, 그리고 자신.세 사람이 한 공간에서 이렇게 평온하게 함께 있는 것이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빛나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끈 같았다.여준은 아이가 태어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그 감정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았다.그동안 마음속에 담아 둔 말도 너무 많았지만 여준은 다가오지 않았다.여전히 문가에 선 채 최대한 목소리를 낮췄다.“여보, 흥분하지 말고 잠깐만 내 얘기 들어줄래?”“빛나랑 이모님은 자고 있으니까... 우리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자.”시유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밀려왔다.“할 말 없으니까 돌아가줘.”여준은 이미 그런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다.“이혼 얘기 하려고 했잖아. 이번에는 제대로 이야기해 보자.”‘이혼.’그 두 글자에 시유의 눈빛이 흔들렸다.시유는 하루라도 빨리 여준과의 모든 관계를 정리하고 싶었다.부부라는 이름도 끝내고, 이제는 빛나와 둘만의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더는 여준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시유는 곧장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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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여준은 잔뜩 긴장했던 마음을 그제야 내려놓을 수 있었다.시유가 드디어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먹어 주자, 그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시유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식탁에 놓인 반찬을 하나씩 맛보듯 집어 먹었다.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씹는 모습은 마치 시유가 좋아하던 토끼 같았다.여준은 음식만큼은 누구보다 시유를 잘 알고 있었다.메뉴는 물론 간의 정도부터 곁들임 반찬까지, 하나같이 시유의 입맛에 꼭 맞게 준비했다.시유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 끼를 마음껏 먹었다.배부른 숨을 내쉬며 작게 트림을 하고 나서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고개를 들어 여준과 눈이 마주치자 괜히 민망해진 시유가 얼른 변명하듯 말했다.“많이 먹은 건 빛나 때문이야.”“잘 먹어야 젖도 잘 나오고, 요 며칠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거든.”여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고생 많았어.”“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 당신을 보면서 다시 느꼈어.”이미 여준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조차 싫을 만큼 마음이 식어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나니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분노마저 조금은 가라앉는 기분이었다.당장이라도 쏟아낼 듯 끓어오르던 감정이 어느새 힘을 잃어버렸다.역시 사람은 신세를 지고 나면 쉽게 매정해지기 어려운 법이었다.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깊은 밤.넓은 병원 직원 식당에는 두 사람뿐이었다.그래서인지 그 고요함은 더욱 어색하게 느껴졌다.시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괜한 소리는 그만해.”“이혼 얘기하자고 했잖아.”“내가 준 이혼합의서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나 수정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 조율할 건 조율하면 되니까.”시유의 표정은 다시 차갑게 굳어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준의 다정한 태도에 잠시 마음이 흔들릴 뻔했지만, 임신 기간과 산후조리 내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떠오르자 그 작은 흔들림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준은 분명 조금 전까지 시유의 표정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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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여보, 빛나는 아직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됐어.”“감기만 걸려도 당신은 기절할 만큼 가슴 아파했으면서, 정말 우리 딸도 당신처럼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게 할 수 있어?”그 말에 시유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여준의 말은 조금 전 먹은 따뜻한 밥처럼 시유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다.그동안 시유는 분노에만 사로잡힌 채 하루라도 빨리 이 관계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정작 빛나의 미래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빛나는 자신이 세상에 데려온 아이였다.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아이가 누려야 할 것까지 빼앗을 권리는 없었다.하지만 여준이 지금까지 저질렀던 일들을 떠올리면, 그를 좋은 아빠라고 믿을 수 없었다.시유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다시 차갑게 가라앉았다.“이혼만 안 하면 좋은 아빠라도 될 것처럼 쉽게 말하네.”“정말 빛나를 생각했다면 애초에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그러니까 그런 말로 나 흔들려고 하지 마, 이젠 그런 말에 넘어가지도 않을 거니까.”잠시 말을 멈춘 시유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대신 한 가지는 약속할게, 이혼하더라도 빛나 아빠라는 권리까지 빼앗지는 않을 거야.”“물론, 당신이 정말 좋은 아빠라는 걸 증명한다는 전제 아래에서.”“만약 빛나를 조금이라도 힘들게 하면, 그땐 내가 당신과 빛나 사이를 완전히 끊어 버릴 거야.”여준은 자신의 진심이 시유의 마음을 조금은 움직였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벽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다.그런데도 마지막 말은 달랐다. 절망뿐이던 마음에도 작은 희망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여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 말은, 앞으로 내가 빛나 곁에 있어도 된다는 뜻이야?”시유는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모든 관계를 깨끗하게 끊어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받아야 했던 수많은 시선과 상처가 떠올랐다.엄마가 된 이상, 아이 앞에서는 약해질 수 없었다.세상 어느 엄마도 자신의 아이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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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시유는 차가운 얼굴로 몸을 돌렸다.식당 입구에는 새나가 연분홍색 홈웨어 차림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서있었다.검은 마스크가 얼굴을 거의 다 가리고 있어 퉁퉁 부은 두 눈만 드러나 있었다.새나는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자마자 표정이 굳었다.H시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레스토랑 음식이었다.한눈에 알아본 새나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질투가 치밀어 오른 그녀는 곧장 달려와 시유 앞에서 여준의 팔을 붙잡았다.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한 얼굴이었다.“오빠, 리오 재우느라 나도 아직 저녁도 못 먹었어. 나도 배고파...”시유는 아무 말 없이 여준을 바라봤다. 입가에 번진 비웃음에 여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여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새나의 손을 조용히 떼어 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유의 곁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저녁 못 먹었으면 배달이라도 시켜 먹어. 그것도 싫으면 여기 음식도 아직 많이 남았어.”새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곧장 시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설마 저 여자 먹다 남은 걸 먹으라는 거야?”“오빠도 알잖아, 난 남이 먹던 음식은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어.”“지금 당장 나도 똑같은 걸로 하나 주문해 줘!”여준은 냉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핸드폰 있잖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주문해.”“그리고 이제는 모든 걸 나한테 의지하려고 하지 마.”“새나야, 넌 이미 결혼했어.”시유는 조용히 서서 새나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만 지켜봤다.역시 예상대로 새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떼를 쓰는 아이처럼 다시 여준의 팔을 붙잡고 흔들었다.“오빠가 평생 내 편이 되어 준다고 말했었잖아.”“핸드폰은 임시유도 있잖아.”“왜 임시유 건 시켜 주고 내 건 안 시켜 줘? 예전엔 무슨 일이든 항상 나부터 챙겨 줬잖아.”여준의 눈빛이 한층 차갑게 가라앉았다.“네 말대로 그건 예전 이야기야.”“지금은 나도 가정이 있다는 걸 너도 알았으면 좋겠어.”새나는 울음을 뚝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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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시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병실로 돌아갔다.빛나와 장순영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시유는 여준의 말을 애써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저 보호자 침대에 누운 채 잠시 뒤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한밤중, 시유는 희미하게 누군가 자신의 몸 위에 무언가를 덮어주는 감각을 느꼈다.누군가 조심스럽게 담요를 덮어준 것 같았다.그날 밤은 시유가 빛나를 데리고 병원에 온 뒤 처음으로 푹 잔 밤이었다.밤새 빛나가 우는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옆 병실.새나는 전혀 잠들지 못했다.보호자 침대에 누운 채 밤새 뒤척였고, 가끔씩 눈물을 흘리며 서러운 마음을 달랬다.그녀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진지원은 결국 힘들어 집으로 돌아갔고, 급하게 새나를 위해 간병인을 구해 주었다.진명화도 병원에 오겠다고 했지만 집안일이 생기는 바람에 발이 묶여 오지 못했다.결국 그날 밤 리오 곁을 지킨 건 새나와 간병인 둘뿐이었다.리오의 몸속에 남아 있던 수면제 성분은 거의 빠져나간 상태였다. 하지만 아이는 전보다 훨씬 예민해져 있었다.조금만 불편해도 울음을 터뜨렸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계속되는 울음소리에 새나의 마음은 더욱 초조하고 짜증스러워졌다.새나는 몰래 시유와 빛나가 있는 병실을 몇 번이나 찾아갔다.그때마다 보게 되는 모습은 같았다.여준이 빛나를 품에 안은 채 병실 안을 천천히 오가며 낮은 목소리로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그리고 시유는 보호자 침대에 누워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그 모습을 볼 때마다 새나는 가슴 한가운데 칼이 박힌 듯 아팠다.몇 번이고 참지 못하고 병실 안으로 뛰어들어가 여준을 억지로 끌고 나오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꾹 참았다.새나도 그렇게까지 생각 없이 행동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만약 지금 병실로 들어가 여준에게 더 큰 미움을 사게 된다면, 앞으로는 정말 자신과 거리를 두고 완전히 선을 그을지도 몰랐다.새나는 도대체 시유가 무엇을 했기에 여준의 마음이 이렇게 단번에 변한 건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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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새나는 금세 눈물을 닦고 진명화의 옷자락을 붙잡았다.“이모, 왜 그러세요? 왜 갑자기 그렇게 화가 나셨어요?”진명화는 화를 참지 못해 온몸을 떨었다.“어제 네 이모부가 집에 돌아왔잖아. 내가 직접 밥상까지 차려 놓고 기다렸어.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임시유가 저지른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이야기했지.”“처음에는 네 이모부도 화가 많이 났어. 당장 임시유를 찾아가 따지겠다며 식탁을 세게 내리쳤다고.”“그런데 하필 그때 유란이 갑자기 돌아왔잖아.”“내가 아무리 눈치를 줘도 끝까지 임시유 편을 들더라.”“오히려 우리 가족이 임시유와 빛나를 너무 몰아붙였다고, 우리가 잘못했다고 말했어.”“네 이모부는 그 말을 듣더니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어. 오히려 내가 너무 심했다면서, 최근에 벌어진 모든 일을 내 탓으로 돌리더라고.”진명화는 그날 있었던 일을 전부 쏟아내고는 병실 안에서 계속 씩씩거리며 욕을 내뱉었다.그런데 진명화의 말을 듣던 새나는 오히려 눈물을 멈췄다. 조금 전까지 무너질 듯하던 얼굴은 어느새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이모, 이대로는 안 돼요.”“지금 오빠도 임시유한테 마음이 돌아선 것 같아요. 어젯밤부터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잖아요.”“이제 큰언니도 임시유 편에 섰는데, 이모부마저 임시유에게 넘어가면...”“저는 괜찮지만 이모는 앞으로 부씨 집안에서 아무 힘도 쓰지 못하게 될 거예요.”“임시유가 부씨 집안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 예전에 이모랑 임시유 엄마 사이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라도 절대 이모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진명화는 들을수록 눈빛이 차갑게 식어 갔다. 그러다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내가 있는 한 그런 날은 절대 오지 않아!”“여준이는 지금 어디 있어? 임시유도 같은 병원에 있다고 했지? 병실이 어디야? 내가 당장 여준이를 데리고 오겠어!”새나는 애써 감춘 미소를 지으며 병실 밖을 가리켰다.“왼쪽으로 가면 바로 있어요. 옆 병실 두 개 건너편이에요.”“이모, 빨리 가세요. 절대 두 사람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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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장순영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사이, 여준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빛나의 기저귀를 갈아 채웠다.여준은 빛나의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받쳐 든 뒤 다시 품에 안았다. 그리고 빛나의 머리가 자신의 팔 안쪽에 편하게 기대도록 자세를 잡아 주었다.그동안 여준의 시선은 단 한순간도 빛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은 몹시 애틋하고 평온해 보여서, 누가 봐도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 그 자체였다.시유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소새나 산후조리할 때 미리 많이 연습했나 보네.’방금 전의 그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손놀림에서는 초보 아빠같은 서툰 기색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 생각이 스친 순간, 방금 전까지 마음 한구석에 피어났던 작은 온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대신 가슴 깊은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이 피어올랐다.“어젯밤 정말 여기서 밤새 있었어? 해가 서쪽에서 뜬 줄 알았네.”여준은 딸을 안은 채 곧바로 몸을 돌렸다.시유를 본 순간, 입가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응, 어젯밤 한숨도 안 자고 계속 빛나 안고 있었어.”“검사도 받았는데 감기는 거의 다 나았어.”“온몸 소독도 꼼꼼하게 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시유는 여준의 눈 밑에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을 바라봤다. 확실히 밤새 제대로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옆에 있던 장순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젯밤 대표님은 사모님이 편하게 주무실 수 있게 하려고 아가씨가 조금만 울어도 바로 안아 주셨어요.”“참 신기하더라고요.”“아가씨가 대표님 품에만 안기면 울음을 멈추는 게, 아빠라는 걸 아는 것 같았어요.”“아마 매일 아빠 품에 안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시유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또 시작이네.’장순영은 요 며칠 동안 틈만 나면 시유에게 이혼하지 말라고 설득했다.여준과 다시 맞춰 가면서 함께 살아 보라고 했다.심지어 부부 사이에 대한 온갖 조언과 충고까지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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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진명화는 차갑게 굳은 여준의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온갖 고생 끝에 낳은 아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아들이 지금껏 한 번도 보여 준 적 없는 냉정한 태도로, 그것도 남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그래... 아주 잘났다. 정말 대단하네, 부여준!”진명화는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 그녀는 옆에 있던 의자를 거칠게 끌어당겨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그리고 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여기서 확실히 말할게, 너한테 선택권은 두 개야.”“첫 번째, 계속 내 아들로 남아. 그리고 앞으로 저 모녀와 완전히 관계를 끊어. 다시는 엮이지 않는 거야.”“두 번째, 끝까지 저들을 감싸겠다면... 그 순간부터 난 네 엄마가 아니야.”“자, 골라.”진명화는 눈을 부릅뜬 채 여준을 노려봤다. 마치 반드시 자신의 편에 서게 만들겠다는 듯한 기세였다.여준은 미간을 누르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없고 답답했다.“엄마, 지금 이건 너무 억지잖아요. 난 그런 선택 안 해요.”“내게 시유와 빛나도, 엄마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가족이에요.”진명화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더 강한 말로 몰아붙였다.“오늘은 분명히 해 두자.”“내가 있으면 저 모녀는 안 되고, 저 모녀를 선택하면 나는 없어.”“선택하지 않으면 난 여기서 한 발짝도 안 움직여.”진명화의 목소리가 병실 안을 가득 울렸다.그 순간, 침대에 있던 빛나가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작은 얼굴을 잔뜩 구기더니 이내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으앙!”그 울음소리에 시유는 품 안에서 놀라 떠는 빛나를 바라보며 순간 화가 치밀었다.당장 진명화에게 따지고 들려던 순간이었다.그때 따뜻한 손이 그녀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여준이었다.여준은 시유를 향해 작게 고개를 저었다.괜찮다는 듯,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눈빛이었다.그리고 다음 순간, 여준은 아무 말 없이 병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시유는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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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여준의 따뜻한 손이 시유의 손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손끝에서 전해진 온기에 심장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그 감각은 시유가 힘겹게 쌓아 올린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했다.정말 잠깐이었다.정말 아주 잠깐, 시유의 마음도 흔들렸다.품 안에서 곤히 잠든 빛나를 내려다보는 순간,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던 날의 바람이 떠올랐다.딸에게는 꼭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게 해 주고 싶었다.하지만 그 마음도 오래가지는 못했다.여준이 이어서 꺼낸 말은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그녀를 단숨에 현실로 끌어내렸다.“시유야, 우리 다시 시작하자.”“이제 지난 일은 다 잊고 새롭게 시작하면 안 될까?”“장모님 일도... 이제는 사고였던 걸로 받아들이고 더는 파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앞으로 우리 세 식구 행복하게 살아가자, 다시는 힘든 일 없게 노력할게.”순간 시유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녀는 있는 힘껏 여준을 밀어냈다.“역시 당신은 하나도 안 변했네.”시유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조금 전 진명화와 마주했을 때보다도 더 차갑게 식은 눈빛이었다.“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우리 엄마의 명예를 당신이 말하는 세 식구의 행복이랑 바꾸라고?”“엄마 일은 끝까지 밝혀낼 거야.”“그 일에 연루된 사람이 누구든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고.”시유는 여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가슴을 깊이 파고들었다.“그러니까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말은 하지 마.”“이번엔 내가 물어볼게.”“내가 그때의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데, 만약 당신 어머니가 그 사건의 관련자라면...”“당신은 자기 어머니를 감싸 줄 거야? 아니면 내 편에 서서 우리 엄마의 억울함을 밝혀 줄 거야?”“대답해 봐.”여준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친어머니와 맞서는 일까지 하면서 겨우 시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돌려놓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난 세대의 일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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