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Chapter 251 - Chapter 260

296 Chapters

제251화

“잠깐만요! 아직 처리하지 마세요! 이혼합의서가 바뀌었어요. 문제가 있어요!”마리는 창구를 미친 듯이 두드리며 직원을 막아 세웠다.그 말에 시유와 여준 모두 깜짝 놀랐다.직원은 곧바로 서류를 다시 돌려줬다.마리는 이혼합의서를 집어 들어 양육권 부분을 자세히 확인했다.읽을수록 화가 치밀었다.결국 합의서를 여준에게 세게 던졌다.“역시 이상하다 했어! 어떻게 이렇게 순순히 이혼해 주나 했더니 여기서 수작을 부렸네!”마리가 시유를 향해 소리쳤다.“자기야, 이혼합의서 다시 작성해야 돼! 이 인간이 장난쳤어!”“양육권 조항을 교묘하게 바꿔 놨어. 이대로 효력이 생기면 양육권이 부여준한테 넘어가고, 오히려 자기가 부여준 허락 없이는 빛나도 못 만나게 돼!”“내가 아까 혹시 몰라 사진 찍어서 진구 선배님한테 보내길 천만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빛나 뺏길 뻔했어!”시유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여준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바닥에 떨어진 합의서를 주워 자세히 읽었다.전날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내용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서명했다.지금 마리의 말을 듣고 다시 봐도 대체 어디가 달라진 건지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하지만 이 합의서는 원래 시유가 작성한 뒤 변호사와 여러 차례 검토를 거친 문서였다.마리의 말을 듣고 다시 확인한 시유는 그제야 양육권 조항이 누군가에 의해 바뀌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분노가 치솟았다.시유는 손을 들어 여준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짝!“당신이 이렇게까지 비열한 인간인 줄은 몰랐어! 하마터면 그대로 속을 뻔했잖아!”“예전에는 그래도 비겁하게 뒤에서 수작 부리는 사람은 아니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이런 짓을 해? 주변 사람이 썩으면 당신도 같이 썩는 거야?”시유는 욕이 목구멍까지 치밀었다.조금 전 아무것도 모르고 서명해 하마터면 빛나를 완전히 빼앗길 뻔했다는 생각만 해도 온몸이 떨렸다.이건 시유의 심장을 도려내는 짓이나 다름없었다.너무 잔인하고 비열했다.여준은 황급히 시유의 손목을 붙잡았다.이마와 등에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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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그런데 유란이 왜 이런 짓을 했을까?부씨 집안에서는 빛나가 태어난 걸 반긴 사람도, 진심으로 예뻐한 사람도 없었다.그런 유란이 왜 합의서를 바꿔서까지 빛나의 양육권을 가져가려 한 걸까?하지만 지금 그 이유를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다행히 아직 늦지 않았다.여준이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려는 순간 시유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지금은 그거부터 따질 때가 아니야. 직원한테 새 합의서 세 부 출력해 달라고 해서 서명부터 해.”“오늘 이혼 절차부터 끝내고 나서 물어봐.”벌써 오후 4시가 넘었다.더 지체하다가는 업무 시간이 끝날 수도 있었다.시유는 더 이상 이 일을 미루고 싶지 않았다.마침 핸드폰에 합의서 전자 파일도 저장돼 있었다.시유는 곧바로 출력할 수 있는 곳으로 가 파일을 보내고 세 부를 다시 뽑았다.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먼저 진구에게 파일을 보내 다시 확인받았다.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은 뒤에야 여준에게 서명하게 했다.시유의 태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호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만큼은 이혼 절차를 마칠 생각이었다.반면 여준은 넋이 나간 채 시유가 시키는 대로 창구를 오갔다.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지만, 너무 오래 아파서 이제는 감각마저 무뎌진 듯했다.어느새 업무 종료 시간이 가까워졌다.두 사람은 다시 필요한 서류와 새로 작성한 이혼합의서를 직원에게 제출했다.직원은 서류를 확인한 뒤 다시 몇 가지 질문을 했다.이후 두 사람은 조정실로 안내돼 간단한 조정 절차도 거쳤다.시유는 그동안 여준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반대로 여준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유에게 머물러 있었다.미련과 아쉬움, 죄책감이 뒤섞여 있었다.그 와중에도 새삼 시유가 눈에 들어왔다.여준이 보기에도 시유는 자신을 떠난 뒤 훨씬 좋아 보였다.안색도 밝아졌고 표정에도 생기가 돌았다.살이 빠지면서 선도 더 또렷해졌다.눈을 떼기 힘들 만큼 눈부셨다.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곧 완전히 자신의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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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여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막내 누나, 거기 무슨 소리예요? 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요?”유미는 느긋하게 대답했다.[맞아. 지금 네 딸 내가 안고 있어.][친자 확인 좀 하라고 그렇게 말해도 네가 시유한테서 애를 데려올 생각을 안 하잖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데려왔지.][방금 머리카락 두 가닥 뽑았더니 계속 울어. 애가 어찌나 예민한지 모르겠다니까.]여준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큰누나가 합의서에 사고를 쳐 놓은 것도 아직 수습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막내 누나가 빛나를 강제로 데려왔다고?여준의 눈가가 세차게 떨렸다.“막내 누나, 미쳤어요? 애를 데려왔다고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빛나는 내 딸이에요!”여준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누나가 빛나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면 나 진짜 가만 안 있어요!”하지만 유미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였다.[방금 빛나 머리카락이랑 네 칫솔을 같이 검사 기관에 보냈어. 곧 결과 나오겠지.][여준아, 뭐 그렇게 흥분해? 얘가 진짜 네 딸인지 아닌지도 아직 모르잖아.][친딸이라는 결과 나온 다음에 나한테 화내도 안 늦어.]유미가 웃음을 터뜨렸다.[만약 네 딸이 아니면 네가 가만두지 말아야 할 사람은 임시유지.][하하, 그때 네가 어떻게 나올지 벌써 기대된다. 생각만 해도 속이 다 시원하네.]수화기 너머로는 빛나의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귀가 아플 정도로 큰 음악 소리와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까지 뒤섞여 들려왔다.여준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막내 누나, 지금 빛나 데리고 어디 있어요? 왜 그렇게 시끄러워요?”[나 지금 노래방이야.][조카한테 음악 구경도 좀 시켜 주려고. 흥분하지 말라니까. 아기가 좀 운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울게 둬.]여준은 완전히 폭발했다.“누나 진짜 미쳤어요? 지금 어디냐고요!”“1분 안에 위치 보내요! 안 보내면 누나라도 절대 가만 안 둬요!”하지만 유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끊기기 직전 수화기 너머에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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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시유는 십중팔구 여준 쪽에서 벌인 일이라고 확신했다.성큼성큼 여준 앞으로 다가가 그대로 뺨을 세게 후려쳤다.짝!이번에는 여준도 피하지 않았다.손바닥이 그대로 뺨에 꽂히며 선명한 손자국이 남았다.시유가 분노에 차 소리쳤다.“당신이 시킨 거야? 당신이 사람 시켜서 빛나 데려간 거냐고!”“...”여준은 이미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선뜻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자신의 입으로 막내 누나가 빛나를 데려갔다고 인정하는 순간, 유미가 사람을 시켜 아이를 강제로 데려갔다는 사실까지 인정하는 꼴이었다.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입을 열 수는 없었다.일단 빛나부터 찾아야 했다.“말해! 부여준!”시유가 다시 소리쳤다.“당신이 한 거야, 아니면 당신 가족이 한 거야?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짓까지 해? H시 전체가 당신네 부씨 집안 세상인 줄 알아?”“빛나 손가락 하나라도 다치면 당신 가족 전부 반드시 대가 치르게 할 거야. 내 말 절대 빈말 아니야!”시유는 여준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채 거세게 몰아붙였다.하지만 여준은 그 자리에 굳은 듯 서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끝까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자 시유는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더욱 확신했다.여준은 분명 뭔가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원래도 가족 일이라면 무조건 감싸고 도는 사람이었다.저렇게 입을 다물면 아무리 물어도 절대 대답하지 않았다.딸이 대낮에 납치됐는데도 아이 걱정보다 자기 가족부터 감싸겠다는 건가?‘그래. 아주 잘 알겠어.’시유는 화가 치밀어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더는 여준에게 눈길조차 주기 싫었다.곧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마리 역시 너무 놀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황급히 시유의 뒤를 쫓아갔다.“어떡해, 어떡하지? 우리 빛나 혹시 팔려 간 거 아니겠지?”“소새나가 한 짓인가? 설마 빛나를 어디 산골이나 외국으로 팔아넘긴 건 아니겠지?”“나 진짜 너무 무서워! 심장 튀어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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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유란은 늦게까지 일하느라 졸음이 쏟아지던 참이었다.갑자기 옷깃을 잡아당기는 힘에 몸이 앞으로 확 끌려가자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곧 시유가 책상 위의 서류를 모조리 바닥으로 쓸어 떨어뜨리자 화가 치밀었다.이를 악물고 낮게 소리쳤다.“임시유, 지금 뭐 하는 거야? 부강그룹은 네가 함부로 난동 부릴 곳 아니야. 대체 무슨 짓이야?”“제가 무슨 짓을 하냐고요?”시유는 유란의 옷깃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그건 제가 부씨 집안에 묻고 싶은 말인데요!”“부 대표님, 전 그래도 그 집안에서 대표님만큼은 그나마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 보니 제일 뒤에서 교묘하게 움직인 사람이 대표님이었네요.”시유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말해요. 빛나 어디에 숨겼어요?”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빛나가 무사한지 확인하지 못하는 매 순간이 지옥 같았다.유란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네 딸은 네가 데리고 있잖아. 그걸 왜 나한테 물어?”말하던 유란이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 표정이 굳었다.“설마... 애를 잃어버렸다는 소리는 아니겠지?”유란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임시유, 빛나도 부씨 집안 아이야! 애를 네가 데려갔으면 잘 돌봤어야지. 그런데 애를 잃어버렸다고? 대체 애를 어떻게 돌본 거야?”시유는 기가 막혀 비웃었다.“계속 모르는 척해 보세요. 부 대표님, 저랑 부여준 이혼합의서 건드린 것도 대표님이죠? 부여준 서명도 대신한 거고요. 다른 사람은 속여도 전 못 속여요.”시유의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졌다.“합의서부터 몰래 바꿔서 빛나 양육권을 부여준한테 넘기게 만들려고 했잖아요. 그리고 바로 사람까지 시켜서 빛나를 데려가고.”“아주 완벽한 계획이네요. 정말 부 대표님답네요.”생각할수록 화가 났다.부씨 집안 사람들 모두에게 완전히 정이 떨어졌다.예전에는 대체 뭘 보고 여준을 사랑했던 걸까.왜 이런 이기적이고 냉정한 집안에 제 발로 들어왔는지 이제는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시유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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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마리는 두 팔을 벌려 시유 앞을 막아섰다.“부 대표님, 할 말 있으면 저한테 하세요. 우리 시유 건드릴 생각 하지 마시고요!”“당신들 부씨 집안 진짜 너무하잖아요. 분명 좋게 이혼하기로 해 놓고 뒤에서는 합의서까지 몰래 바꾸고!”“빛나 데려간 것도 당신들 가족이면서 모르는 척하는 거 아니에요? 진짜 집안 전체가 소름 끼칠 정도로 뻔뻔하네요!”마리는 기세 좋게 말을 퍼부었다.“H시에 당신들 같은 재벌가가 있다는 게 H시 망신이에요!”“지금이라도 빛나 어디 있는지 말하고, 합의서 바꾼 것도 인정하세요. 그러면 시유가 이번 한 번은 넘어가 줄 수도 있겠죠. 끝까지 잡아떼면 나중에 후회하는 건 부 대표님일 테니까요!”조금 전 시유와 유란이 대치하는 동안 마리에게 변항의 문자가 왔다.아마 시유와 연락이 닿지 않자 마리에게 함께 있는지 확인하려는 모양이었다.마리가 그렇다고 답하자 변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장을 곧바로 보내왔다.부강그룹이 고용한 보안 인력은 전부 시유 오빠의 자회사에서 파견한 사람들이었다.즉, 유란이 보안팀 전원을 불러 모은다고 해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시유의 지시를 따를 사람들이었다.그 문자를 본 순간 마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순식간에 없던 배짱까지 생겼다.그래서 곧장 앞으로 나서 유란과 정면으로 맞선 것이었다.물론 시유는 아직 마리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는지 몰랐다.평소 겁도 많던 친구가 자신을 지키겠다고 이렇게 용감하게 나서자 가슴이 울컥했다.하지만 곧 유란의 사무실 안으로 제복을 입은 보안 인력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맨 앞에 있던 팀장이 유란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부 대표님.”유란은 그제야 조금 여유를 되찾았다.시유와 마리를 가리키며 무표정하게 지시했다.“두 사람 다 내 사무실에서 끌어내세요. 일단 빈 회의실에 데려다 놓고, 나머지는 경찰 오면 처리하죠.”시유는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머릿속에는 온통 빛나 생각뿐이었다.유란이 보안 인력까지 불러들이자 마음은 더욱 다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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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보안팀장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목소리에도 온기가 없었다.“사과하십시오.”유란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홱 고개를 돌린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 미쳤어? 누가 너희한테 월급 주는지도 몰라?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잘 봐!”“아악!”보안팀장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곁에 있던 두 요원이 바로 힘을 줘 유란의 양팔을 더욱 강하게 뒤로 비틀었다.우두둑.관절이 비틀리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이런 거친 대우는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던 유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식은땀이 이마에 맺혔고, 참기 힘든 통증에 연신 비명이 터져 나왔다.시유도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상황이 너무 빠르게 뒤집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마리가 급히 귓가에 몇 마디 설명하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했다.시유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눈에도 희미한 통쾌함이 스쳤다.시유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부 대표님, 이제 상황 파악 좀 되세요?”유란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시유를 노려봤다.“임시유, 이 사람들 전부 부강그룹이 고용한 사람들이야. 그런데 네가 어떻게... 대체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해?”시유가 입을 열려는 순간 문밖에서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은 제 명령을 따르고 있으니까요.”익숙한 목소리에 시유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변항이 짙은 색 수제 정장을 입고 문 앞에 서 있었다.표정은 담담했다.큰 키에 반듯한 자세, 흔들림 없는 표정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졌다.그가 들어서자 소란스럽던 사무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유란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팔의 통증도 잊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당신... 누구예요?”변항이 천천히 사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유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국제 보안회사 MR그룹 대표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부강그룹과 MR그룹의 보안 계약은 석 달 전에 이미 만료됐습니다.”“그 이후 계약도 갱신되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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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원래는 회사 기밀 자료의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한 CCTV였다.그런데 뜻밖에도 이번에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영상에는 모든 장면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화면을 확대하자 유란이 손댄 서류 표지에 적힌 ‘이혼합의서’라는 글자까지 또렷하게 보였다.영상을 끝까지 본 유란은 완전히 얼어붙었다.자신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처리했다고 생각했다.여준조차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이제는 모든 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더는 발뺌할 여지도 없었다.유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입을 벌렸지만 제대로 말도 이어지지 않았다.“당신들... 너무하잖아요. 우리 부강그룹이 얼마나 비싼 돈 주고 당신들을 고용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쳐?”“MR그룹이고 뭐고, 무슨 세계적인 보안업체가 계약 하나 제대로 안 지켜요!”변항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목소리도 단호했다.“부 대표님, 먼저 상황부터 정확히 아셔야겠습니다.”“부강그룹은 계약이 끝난 뒤 계속 협력하겠다고 구두로만 말했을 뿐, 계약 갱신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도 관련 조항이 명시돼 있고요.”“계약 만료 후 갱신 비용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저희는 보안 서비스를 중단할 권리가 있습니다.”변항이 유란을 똑바로 바라봤다.“따라서 현재 이곳의 보안 인력은 더 이상 부강그룹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없습니다. 계약상으로도 문제될 부분은 없습니다.”유란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분을 참지 못해 몸까지 떨렸다.“그래도 나를 저 여자 편에 서서 공격할 이유는 없잖아요! 당신들... 대체 무슨 관계예요?”변항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스쳤다.“두 달 전 누군가 임시유 아가씨 명의로 저희 회사의 최상위 보안 서비스를 계약했습니다.”“따라서 임시유 아가씨는 현재 해당 계약에 배정된 인력에게 직접 지시할 권한이 있습니다.”변항이 잠시 말을 멈췄다.“저를 포함해서요.”유란의 얼굴이 굳었다.“물론 부 대표님도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하신다면 같은 서비스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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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그때 경찰이 도착했다.유란은 곧바로 경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으러 갔다.시유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변항의 어깨를 붙잡았다.“집사님, 확실해요? 빛나는... 지금 정말 무사한 거죠?”“걱정하지 마십시오. 따님은 현재 안전합니다. 다만...”시유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다만 뭐요? 빨리 말해 주세요!”“부유미 씨와 소새나 씨가 데려갔습니다. 지금 따님을 데리고 노래방에 있습니다. 워낙 시끄럽고 공기도 좋지 않은 곳이라 어린 아기가 오래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시유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범인은 유란이 아니었다.새나와 유미였다.“변 집사님, 마리야. 가자.”세 사람은 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유미와 새나가 있는 노래방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임애교에게 전화가 왔다.빛나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임애교 역시 안절부절못하며 사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었다.시유는 변항이 이미 빛나가 있는 곳을 찾았고, 지금 데리러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그제야 임애교도 조금 안심했다.시유는 노래방에 도착하자마자 변항이 알려 준 룸으로 달려갔다.시유와 마리가 앞장섰고, 변항과 건장한 남자 여덟 명이 바로 뒤를 따랐다.시유는 망설임 없이 문을 힘껏 걷어찼다.쾅!어두운 룸 안은 담배 연기로 자욱했다.술과 담배, 향수 냄새까지 뒤섞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남녀 여러 명이 술을 마시며 음악에 맞춰 떠들썩하게 놀고 있었다.갑작스러운 소리에 모두가 놀라 문 쪽을 바라봤다.탁!마리가 곧바로 불을 켰다.어두웠던 룸 안이 순식간에 환해졌다.시유는 새나를 발견하자마자 달려들었다.머리채를 움켜쥐어 바닥으로 끌어내린 뒤 그대로 제압했다.마리도 곧바로 유미에게 달려들었다.유미의 머리채를 붙잡고 바닥으로 끌어내리려 했다.시유는 분을 참지 못하고 새나의 뺨을 연달아 후려쳤다.짝!한 번, 두 번.손바닥이 몇 번이나 새나의 뺨에 떨어졌다.마리도 유미에게 달려들었지만 시유만큼 힘이 세지도, 싸움에 익숙하지도 않았다.게다가 유미 역시 만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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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시유가 분노에 차 소리쳤다.마리는 여전히 유미와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유미에게 눌려 바닥에 깔렸다.유미가 거친 목소리로 윽박질렀다.“감히 경찰 불러서 우리 잡아가게 해 봐! 그럼 그 애가 어디 있는지 평생 못 알아낼 줄 알아!”“임시유, 네가 사람들까지 끌고 와서 우리한테 이런 짓을 해? 너 내가...”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변항이 유미의 옷깃을 붙잡아 마리에게서 단숨에 떼어 냈다.유미는 그대로 옆쪽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유미는 고통에 욕설을 내뱉으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하지만 변항이 어깨를 눌러 제압하자 꼼짝도 하지 못했다.마리는 그제야 겨우 빠져나왔다.조금 전 유미에게 제대로 몇 대 얻어맞아 입가에는 퍼렇게 멍까지 들어 있었다.그런 유미가 변항에게 순식간에 제압당한 걸 보자 마리는 곧장 달려가 뺨을 몇 차례 후려쳤다.그제야 속이 조금 풀렸다.“빨리 말해! 우리 빛나 어디다 데려갔어! 끝까지 말 안 하면 오늘 절대 그냥 못 넘어가!”마리는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그리고 옆에 선 변항을 가리켰다.“이분이 누군지 알아? MR그룹 대표야!”“계속 입 다물고 있으면 끝까지 추적해서 네가 한 짓 전부 밝혀낼 거야!”유미의 얼굴이 굳었다.변항은 아무 말 없이 유미의 팔을 뒤로 꺾어 완전히 제압했다.“아악!”유미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해지는지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변항이 차갑게 물었다.“따님은 어디 있습니까?”마리도 바로 거들었다.“빨리 말해! 우리 빛나 어디 있어?”아까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유미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이제야 일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안 돼! 제발! 그만해! 말할게!”유미가 다급하게 소리쳤다.“그 애새... 아기는 내 동생이 데려갔어! 방금 부여준이 와서 데려갔다고!”“그러니까 걔한테 가서 물어봐!”시유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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