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가 경멸스러운 눈동자로 지연을 노려보았다.“또 그 소리세요? 지겨워요 이사님. 짜증도 나고요.”“싫으면, 감방으로 면회나 가던가.”감방? 면회? 이건 또 무슨 수작이야? 아저씨가 감방을 왜 가?아, 나를 보내려는 건가? “이사님!”“봉투 열어 봐.”눈을 흘기며 서류 봉투를 열자, 그 안에는 작은 녹음기 하나가 들어 있었다. 혹시나 해서 재생버튼을 눌러본 순간, 리아의 동공이 좌우로 흔들렸다.누가 들어도 청부살인을 지시하는 사람과, 그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 그동안 강 회장과 도세준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돼 있던 것.맞다. 아저씨는... 킬러였다. 이혼을 하고, 아버지가 살던 집으로 들어간 지연은 서재에서 이 기막힌 증거물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것도 병원에서 도세준을 만난 날. 자존심이 제대로 뭉개졌던 그날 저녁에 말이다. 그 순간, 머리가 어찌나 빠르게 돌아가던지. 내내 리아를 빼돌릴 방법을 구상하고, 사람을 모았다. “....이사님.”“여기에 거래 내역까지 더해지면, 도세준은 구속이야. 절대로 못 피해 가.”“지금... 협박하시는 거예요?”“어. 당연히 통할 협박이고.”반박할 수 없었다.아저씨가 정말로 잡혀간다면, 게다가 그 죄가 살인이라면.., 잘은 몰라도 잠깐 동안 헤어지는 건 절대로 아니다. 그보다 아저씨의 인생이 추락한다. 말도 안 되게 불행해진다. 지연은 흔들리는 리아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약속할게. 이대로 헤어진다고 하면, 이 증거들이 넘어갈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이사님을 어떻게 믿어요?”“내내 후회했어. 리아 너를 별장으로 보낸 걸, 구준현을 믿은 걸.”이제 와서? 무슨 생판 남도 저지르지 않은 일을 벌여놓고는.얼마나 상처받았었는데. 내색은 못 했지만, 얼마나 힘들었는데.“최음제는요? 그것도 다 이사님이 준비하신 거잖아요!”“정말 몰랐어. 혈기 왕성한 청춘들이 붙어있으면... 모든 게 자연스러울 줄 알았어.”눈물을 글썽이는 게 거짓말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용서가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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