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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Chapter 181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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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쭈뼛거리며 의자에 앉자마자, 선생님은 노트북 화면부터 돌려 보였다. 이미 아침부터 시끌시끌 했던 글이 여전히 홈페이지 상위에 떠 있었다.교무실 안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줄래?”“사실이 아닌데요?”“그럼 사진 속 상황은 뭐야? 너희 둘이 같은 집으로 들어가는 사진이 찍혔잖아.”“저는 태하랑 같이 강은하 옆집에 살고요. 저녁마다 은하 오빠 분이 저녁을 차려주세요. 그게 다예요.”선생님들은 이현의 말을 듣고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옆집이라고?”“네. 태하랑은 이미 반년 넘게 같이 지내고 있고, 이건 부모님들께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그 말에 선생님들의 태도가 살짝 누그러지는 듯했다.그때,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은하가 입을 열었다.“죄송합니다. 괜히 이런 소문이 학교에 퍼져서….”“일단 이현이랑 태하 부모님께 확인 먼저 해볼게. 아, 은하 오빠랑도.”“네. 그리고 선생님. 이번 일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명예훼손 같은데요?”순간 교무실 안이 조용해졌다.선생님들도 이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했다.“이현아, 일단 아니라니까 됐어. 선생님도 더 확인 해 보고 조치를 취할게.”“학교측에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시면, 한성 그룹에서 움직일 겁니다.”선생님들의 표정이 일순간 굳어버렸다. 누구보다 이현이 어떤 집안의 아들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너희도 조금만 기다려 줘. 일단 교실로들 돌아가고.”그렇게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판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태하 역시 그들이 교무실을 간 사이 학교 게시판에 자신의 이름으로 로그인을 했다.당연히 목적은 반박글 업로드. [제목: 동거? 지랄들을 하고 자빠졌어.]어제부터 계속 올라오는 글들. 읽어 보니까 진짜 개소리들의 향연이더라.동거설? 지금부터 팩트 체크 들어간다.이현이랑 나는 한 집에서 자취 중이고, 강은하는 옆집에 살 뿐.매일 저녁 은하 집에서 저녁을 먹는 건 맞는데, 그건 은하 오빠가 걱정하는 마음에 차려주시는 거고. 아, 그리고 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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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우주의 바램과는 달리 이현과 태하의 부모님은 그들을 호출했다. 말도 안되는 저급한 소문에 아들들이 엮인 게 불편했던 것.태하는 독서실 대신 본가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의 짧고 명확한 한마디가 들려왔다.“정태하, 이게 무슨 일이야?”“아, 게시판에 친구들에 대한 헛소문이 올라와서요.”“거기에 네가 왜 변호를 하고 나서?”“당연히 바로 잡아야죠. 사실이 아니니까요.”아버지의 턱이 단단하게 다물렸다. 아들의 반응은 예상했지만, 그렇게까지 나설 일은 아니었다는 판단이었다.“이현이야 그렇다 쳐도, 강은하. 그 애랑은 왜 자꾸 엮이는 거지?”“은하도 이현이처럼 친구입니다.”“앞으로 불필요한 일에 괜히 휘말리지 마라.”“네. 주의하겠습니다.”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어머니가 나서 얼어붙은 분위기를 재빨리 정리했다.“태하야, 오랜만에 같이 저녁 먹고 가.”“네.”같은 시각, 이현이 역시 아버지의 호출을 받고 본가로 향했다.거대한 서재 안에서 감도는 무거운 분위기. 아버지의 미간엔 이미 깊은 주름이 잡혀있었다.“부르셨어요?”“학교에서 들었다.”“네. 알고 있습니다.”“고작 이까짓 소문에 휘말리려고 나간 것이냐?”“소문은 소문일 뿐이잖아요. 작정하고 낸 소문을 저보고 어쩌란 말이에요.”반항적인 대답에 아버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괜히 그런 애랑 얽혀 있으니까, 이딴 저급한 소문이 시작 된 거라는 걸 아직도 모르는 거냐?”이현이 두 주먹을 말아 쥐었다.“그런 애요? 오히려 저 같은 애랑 만나줘서 고마운데요?”“정신도 온전치 못한 애랑 도대체 왜 어울려 다니는 건지.”이현의 입술이 순간적으로 비틀어졌다. 주먹을 쥔 손등에는 핏줄이 도드라졌다.“아버지는 누구 편이신지를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제가 괜한 기대를 했나 봅니다.”“네가 직접적으로 얽혀 있으니, 이번 일은 나 또한 가만히 있진 않을 거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지내는 것도 올 해가 끝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그러시겠죠.”그저 형식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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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이현의 모습을 본 순간 소라는 온 몸이 굳어버렸다. “뭐 하고 있어? 끝났는데 안 내려오고.”“이제 가려고.”이현의 시선이 뒤늦게 소라에게로 향했다.“네가 왜 여기 있냐?”소라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동안의 모습과는 달리 꽤나 건방져 보였다.“저도 아뜰리에 루이에르 다니거든요.”“갑자기?”“네. 그렇게 됐어요.”“그래? 참 신기한 우연이네?”소라는 머리를 넘기며 애써 태연한 척 대답했다.“선배님이 이렇게 관심 가져 주시니까 뭐, 기분은 좋네요.”“내가 궁금한 건, 네가 왜 강은하한테 관심이 많냐는 건데?”소라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이내 억지 미소를 유지하며 능청스럽게 대답했다.“그거야 선배님 여자친구니까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이현은 소라의 태연한 모습에 더 이상 반응할 가치도 없다는 듯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됐고, 강은하. 가자.”은하는 자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소라의 얼굴을 한번 더 바라보았다.순간 소름이 끼쳤다. 소라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가 있었던 것. 잠시 후, 학원을 벗어나자마자 이현이 물었다.“최소라 쟤, 언제부터 학원 다녔어?”“어제.”“왜 말 안 했어?”“상관 없으니까. 너도 확실하게 거절했고.”“그래도 말은 해야지.”“신경 안 쓰려고 했지. 근데 오늘 보니까 좀 이상하네. 혹시… 소라가 글을 올린 건 아니겠지?”“일단 좀 기다려보자. IP 결과 나와보면 알겠지 뭐.”“응.”그렇게 두 사람은 오늘도 은하의 집으로 향했고, 우주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반갑게 두 사람을 맞이해주었다.“왔어? 배고프지? 얼른들 앉아. 아, 태하는?”왜 이렇게 죄송스럽고 눈치가 보이는지. 이상하게 목소리가 평소답지 않게 주눅이 잔뜩 들었다.“오늘은 본가에서 저녁 먹고 온대요.”“그래?”“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은하가 괜한 소문에 휘말려서.”“사실도 아닌데 뭘. 잘 해결 되겠지.”우주는 겉으로는 괜찮은 척 했지만, 내내 은하의 모습을 세심히 살폈다.미성년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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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소라의 표정에서 처음으로 불안함이 스쳤다.이현은 마치 대놓고 들으라는 듯, 곧장 핸드폰을 들어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IP추적 결과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그래.”이현은 느긋하게 창문 너머를 바라보며 통화를 이어갔고, 소라는 자리에 멈춰 서 귀를 쫑긋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알아보니, 그 학생 부모가 한성 저축 은행에서 근무를 한다더군.”그때, 이현이 시선을 돌려 소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 한성 저축은행이요? 마침 계열사네요?”“고민 중이다. 학교에서 내려지는 징계 수위가 우선이니까.”“일단 알겠습니다.”통화가 끝나는 순간 소라가 바들바들 떨며 이현을 노려보았다.“선, 선배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왜? 생각보다 즐길 시간이 짧을 것 같아?”“이건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잖아요.”“응. 그래서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까 해.”“….”“네 아이디로 학교 게시판에 해명 글 올려. 안 그러면, 이 일은 생각보다 커질 테니까.”“그럼 저는요? 앞으로 학교를 어떻게 다니라는 말이에요?”“감당할 자신이 있으니까 이런 일을 벌인 거 아니야?”소라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익명 뒤에 숨어서 사람들을 조종할 땐 그저 가벼운 게임 같았다.하지만 이제 와서 입장이 달라져 버리자, 무거운 현실이 쓰나미처럼 온몸을 덮쳐왔다. “점심시간까지야.”이현은 그 말만을 남긴 채 미련 없이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자리에 남겨진 소라의 표정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학교 게시판에 새로운 글이 하나 올라왔다.[최소라] - 학교 게시판에서 시작된 소문에 대해 사과드립니다.안녕하세요, 2학년 3반 최소라입니다.먼저, 최근 학교 게시판을 통해 퍼진 허위 소문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올렸지만, 그로 인해 특정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특히 강은하 선배와 백이현 선배에게 많은 불편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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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박찬희.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얼굴.학교를 떠난 지 꽤 되었지만, 한때 송화고에서는 꽤 유명했던 선배였다. 소라의 기억 속, 그가 자퇴를 했던 이유가 불현듯 떠오르기 시작했다.그때 3학년 여학생 하나를 창고에 가둬 두고 협박을 했다고 들었는데.‘헐… 설마 그게 강은하?’아니, 그건 그렇다고 치고. 왜 나한테 DM을 보낸 거지? 한참을 망설였지만 이미 읽었다는 표시가 떠버렸고, 그 선배 역시 확인을 했을 터.조심스럽게 답장을 입력했다.@sora_kkk- 찬희 선배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무슨 일로….@chan_h- 그냥. 너 요즘 힘들다는 소리를 좀 들어서.@sora_kkk- …누구한테요?@chan_h- 아는 애들 통해서. 뭐, 대충 감 오지 않냐?@sora_kkk- 아….@chan_h- 나도 한동안 엄청 힘들었거든.@sora_kkk- …네?@chan_h- 소라야. 난 네 편 들어줄 수 있는데.이건 뭐지? 그가 지금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알 턱이 없어 더 불안했다.동시에 자신을 향한 차가운 시선들과 등을 돌린 친구들. 그 속에서 걱정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누군가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이미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그리고, 또 다시 온 메시지.@chan_h- 나랑 만나서 얘기 좀 할래? @sora_kkk- …어디서요?***3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 발표날.민희의 등수는 전보다 더 떨어졌고, 태하는 여전히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이현과 은하의 성적은 소폭 상승했다.“백이현, 이제 전교 4등이냐? 이 정도면 한성그룹에서 파티 열어야 되는 거 아니야?” “개풀, 부모님도 관심 없거든요.”“은하도 많이 올랐네. 72등이면.”“정민희 어쩌냐….”태하의 걱정과는 달리 민희는 마음을 비운 듯 보였다.“어차피 대학 갈 것도 아닌데 뭐. 지금 우리한테 중요한 건 주말 여행이라고!”“오케이!”“가즈아!”여행 이야기에 모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저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떠나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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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민망해진 은하가 이현을 흘깃 바라보며 되받아쳤다.“도대체 누가 멋지대?”“거울이, 스마트폰이, 강은하가.”민희가 느끼해진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칭얼거렸다.“배 안고파?”그 질문 하나에 모두가 움직였다.가장 유명한 짬뽕집에 들러 뜨끈한 국물 한 그릇씩을 싹싹 비우고, 철길 마을에 들러 길거리 간식까지 섭렵했다.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수많은 인증샷을 남기며 우정 여행을 만끽했다.마지막 코스는 호수 공원.잔잔한 물결, 조용한 산책로, 그리고 가을 바람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한참을 걸으며 호수 주변을 돌아보던 중, 태하와 민희가 눈짓을 주고 받았다.민희는 다리를 두드리며 과장된 한숨을 내쉬었다.“아, 나 좀 힘든데? 정태하. 우리 저쪽 가서 좀 앉자.”“오키.”“너네는 조금 더 걷고 와.”은하와 이현은 그들의 배려를 느끼고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호숫길을 따라 걷던 은하가 난간에 기대어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이현의 눈에는 호수고 윤슬이고 나발이고 은하의 모습만이 담기고 있었다. “기분 어때?”“당연히 좋지. 되게 예쁘다 여기.”이현은 대답 대신 은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가끔씩 스쳐 가는 산책객들의 웃음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잠시 후, 조금은 아쉬움이 묻어 나는 은하의 목소리.“요즘은… 이렇게 너랑 단 둘이 있는 것도 어렵네.”등, 하교길은 물론 점심시간 역시도 같이 하긴 하지만 늘 태하와 민희가 같이 있다보니, 정말로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이현도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은하의 손을 꼭 붙잡았다.“걷자. 잠깐이라도.”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순간, 두 사람은 다시 호숫가 길을 나란히 걸었다.지금 이 순간 만큼은 여행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같았다.“강은하. 나 너랑 처음 해본 거 엄청 많다?”“응? 처음?”“너 때문에 독립도 처음 했고, 태어나서 처음 공부라는 걸 해봤고, 매일 저녁 따뜻한 밥도 먹고, 이렇게 기차 여행도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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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소라는 잠시 망설였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솔직히 연락이 온 타이밍도, 그가 학교를 그만 둔 이유도. 모든 것이 딱 맞아 떨어지는데 어떻게 몰라.“진작에 만나자니까 뭘 그렇게 튕겼어? 딱 보니까 백이현 좋아했다가 된통 까인 것 같던데?”이렇게 직설적인 말은 좀 충격이었다.“뭐… 그런 셈이죠.”하지만 찬희의 눈빛은 소라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있다는 자신감마저 묻어났다.“걔네들한테 상처 받은 거, 누구보다 내가 제일 이해하지.”“학교 게시판에 글 올린 건 제 실수죠. 그때는 감정이 앞서가지고.”“그러니까 준비를 제대로 했었어야지.”“…네?”“징하게 겪어본 결과, 걔들한테는 감정적으로 나가면 안 되겠더라. 특히나 복수는 더더욱.”소라는 순간 두려운 감정이 밀려 들었다.괜히 왔나? 복수 까지는 좀 그런데. 여기서 더 사고를 치면 그땐 정말 큰일인데.“딱히 복수할 생각은…”“그럼 오늘 왜 나왔어?”“….”“솔직히 너는 백이현이랑 정태하보다도, 그냥 강은하가 싫은 거 아니야?”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강은하. 그 이름만 들어도 이미 지나온 길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그래. 그건 맞다. 강은하는 여전히 지독하게 싫다.’“….”“이영주라고, 잘 사는 집 딸래미도 백이현 좋아했다가 결말은 유학임. 걔네 아빠도 회사에서 짤리고.”“아….”“그것도 다 강은하 때문이라니까? 피해자가 대체 몇 명이냐?”소라는 결국 은하에 대한 분노를 다시, 제대로 느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강은하 때문에 겪었던 고통을 인정하기 싫었다. 정신도 온전치 못한 아픈 애 따위한테는 더더욱. 찬희는 소라의 표정을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마지막으로 물을게. 지금 강은하가 네 인생에서 가장 큰 장애물인 거 맞지?”“…네.”“오케이, 내일부터 학교 끝나면 PC방으로 와. 일단은 우리부터 먼저 친해져야 하지 않겠어?”“저 근데… 지금 용돈이고 뭐고 다 끊겨서요.”찬희는 무심하게 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 꺼내곤 테이블 위로 툭 던졌다.“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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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소라는 결국 찬희가 일하는 PC방으로 향하기로 결심하고는 버스에 올라탔다.사실 등교를 할때만 해도 고민했었다.찬희 선배랑 엮이는 게 정말 옳은 일일까, 그 선배는 자신보다 더 이를 갈고 있던데 거기에 동조해도 괜찮을까. 하지만 자신을 대하는 친구들의 눈빛과 행동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순간 더는 희망이 없어보였다.어차피 제 편은 단 한명도 남아있지 않은 지금, 편이 되어준다고 손을 내민 사람을 내칠 이유는 전혀 없었다.버스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학생 무리가 다가왔다.“최소라? 너 소라 맞지?”“…네.”“찬희한테 얘기 들었어. PC방 가는 거지?”“네? 아, 네.”“오키. 그럼 같이 가자.”“우리도 걔들한테 된통 당한 이후로 학교에서 쥐 죽은 듯이 지내고 있잖아. 너도 그렇다며?”“….”소라는 쉽사리 대답하진 못했지만 뭔가 제 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들은 그날의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 들었다.“솔직히 백이현은 진짜 소름 끼치게 무섭다.”“그 빡쳤을 때 눈빛이랑 표정은 레전드임.”“나는 그 창고에서 우리 중에 누구 하난 죽는 건가 싶었다니까.”“말도 마, 그때 생각은 하고 싶지도 않아.”“집이라도 못살면 머릿수로 이미 조져놨지.”“솔직히 걔네 싸움은 좆도 못하지 않음? 줄만 잘 타고 태어난거지.”“맞아. 그래서 더 짜증남.”“아무튼 이 모든 일은 강은하 전학 온 뒤로 시작됨.”소라는 대화를 들으며 고개만 끄덕였지만, 그들은 같은 목적지로 향하며 같은 이름을 떠올리고 있었다.***PC방에 도착하자 정신 없는 타자 소리와 헤드셋을 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귓가를 스쳤다.화면마다 빠르게 움직이는 게임 화면, 그리고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짜릿한 환호성.소라는 이런 공간이 익숙하지 않았다.하지만 찬희는 안쪽 구석 자리로 자연스레 무리들을 이끌었다.“저쪽에서 기다려.”찬희의 친구들 역시 익숙한 듯 구석 자리로 향해서는 각자 자리를 잡고 컴퓨터를 켰다. 손놀림은 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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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밥을 먹고 난 뒤에는 한적한 공원으로 향했다.그들은 익숙한 듯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소라는 그 사이에 스며들어 말없이 앉아 있었다. “강은하는 도대체 언제쯤 혼자 있냐?”“우리가 보기엔 불가능.”“등굣길엔 백이현, 정태하. 학원 갈 땐 정민희, 학원 끝나면 또 백이현이 기를 쓰고 데리러 가잖아.”소라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강은하의 일상은 자신과는 완전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았다.어디에서도 투명한 존재였던 자신과는 달리, 그들은 항상 강은하의 곁에 있었다.“급하게 생각 할 필요 없지 뭐.”소라가 찬희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는 담배 연기를 가볍게 내뿜으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도대체 찬희 선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찬희가 가볍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가자. 데려다 줄게.”“나 혼자 가도 되는데….”“에이, 숙녀를 어떻게 혼자 보내나?”그가 손을 내밀지도 않았는데, 소라의 발걸음은 이미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자연스럽게 공원 입구 쪽으로 걸어가더니, 어느새 오토바이 키를 꺼내 드는 찬희. “오토바이 타 봤어?”“아니.”찬희가 피식 웃으며 헬멧을 건넸다.“귀여워. 그럼 오늘 처음 타 보겠네?”소라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헬멧을 받아 들었다. “타.”망설임 없이 올라 타는 모습이 스스로도 놀라울 지경. 손마저 찬희의 옷 자락을 덥석 붙잡았다. 오토바이가 부드럽게 출발하자, 본능처럼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집으로 향하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자신을 알아봤으면 좋겠다고.특히나 무시로 일관하던 친구들. 그들 중 하나는 자신을 목격하고 사진이라도 찍었으면 좋겠다고.잠시 후, 집 근처에 도착하자 찬희가 오토바이를 세우고 주변을 둘러봤다.“여기 세워줄게. 부모님이 보시면 걱정하시니까.”“…응.”“내일도 올 거지?”찬희는 소라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응? 나는 내일도 너 보고 싶은데?”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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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핸드폰 너머 아버지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태하 그 녀석은 한 번도 부모 속을 안 썪이더니, 갑자기 왜 경찰대를 가겠다고 난리야?”“…그게 태하 꿈이니까요.”“에휴, 정회장도 참 물렁한 양반이라니까.”태하가 꿈을 인정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데.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데.정작 제 아버지는 그걸 물렁하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더 이상은 할 말이 없었다.“그럼, 이만 끊겠습니다.”뚝.이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침대 위에 던져 놓고는, 이내 침대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태하가 부러운 걸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허락까지 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자신 또한 사업을 물려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진로와 관련해서는 그 어떤 대화도 나눠본 적이 없었으니까. ‘당연히 회사를 맡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그때, 도어락을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이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당연히 태하라고 생각하고 다시 옷을 챙겨 입으려던 순간,“백이현! 왜 이렇게 안…”방 문이 거침없이 열리며 은하가 들어섰다.이현은 물론 은하 역시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의. 가슴팍은 넓게 벌어져 있었고 복근도 선명한게.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은하의 얼굴이 급격히 새빨개지더니, 허둥지둥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미… 미안. 오, 오빠가… 빨리 오라고 해서….”평소처럼 덤덤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이미 목소리부터 어긋나고 있었다. 이현은 한 손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한숨을 깊게 내쉬고는 던져둔 티셔츠를 집어 들었다.은하는 얼굴을 돌린 채 연신 “미안, 미안” 하며 횡설수설했고, 이현은 옷을 입으면서도 어쩐지 이 상황에 웃음이 났다.옷을 입은 후, 일부러 은하에게 바짝 붙어 얼굴을 들이밀었다.순식간에 가까워진 얼굴에 은하는 완전히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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