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해진 은하가 이현을 흘깃 바라보며 되받아쳤다.“도대체 누가 멋지대?”“거울이, 스마트폰이, 강은하가.”민희가 느끼해진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칭얼거렸다.“배 안고파?”그 질문 하나에 모두가 움직였다.가장 유명한 짬뽕집에 들러 뜨끈한 국물 한 그릇씩을 싹싹 비우고, 철길 마을에 들러 길거리 간식까지 섭렵했다.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수많은 인증샷을 남기며 우정 여행을 만끽했다.마지막 코스는 호수 공원.잔잔한 물결, 조용한 산책로, 그리고 가을 바람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한참을 걸으며 호수 주변을 돌아보던 중, 태하와 민희가 눈짓을 주고 받았다.민희는 다리를 두드리며 과장된 한숨을 내쉬었다.“아, 나 좀 힘든데? 정태하. 우리 저쪽 가서 좀 앉자.”“오키.”“너네는 조금 더 걷고 와.”은하와 이현은 그들의 배려를 느끼고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호숫길을 따라 걷던 은하가 난간에 기대어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이현의 눈에는 호수고 윤슬이고 나발이고 은하의 모습만이 담기고 있었다. “기분 어때?”“당연히 좋지. 되게 예쁘다 여기.”이현은 대답 대신 은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가끔씩 스쳐 가는 산책객들의 웃음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잠시 후, 조금은 아쉬움이 묻어 나는 은하의 목소리.“요즘은… 이렇게 너랑 단 둘이 있는 것도 어렵네.”등, 하교길은 물론 점심시간 역시도 같이 하긴 하지만 늘 태하와 민희가 같이 있다보니, 정말로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이현도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은하의 손을 꼭 붙잡았다.“걷자. 잠깐이라도.”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순간, 두 사람은 다시 호숫가 길을 나란히 걸었다.지금 이 순간 만큼은 여행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같았다.“강은하. 나 너랑 처음 해본 거 엄청 많다?”“응? 처음?”“너 때문에 독립도 처음 했고, 태어나서 처음 공부라는 걸 해봤고, 매일 저녁 따뜻한 밥도 먹고, 이렇게 기차 여행도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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