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앞둔 그들은 서연이에게 들려 안부 인사를 전하고, 오랜만에 이현의 집에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민희가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이제 진짜, 다들 가는 거야?”이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주말마다 올 건데 왜 그러냐.”“그래도….”은하 역시 이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덤덤한 척 노력했다.“어차피 다 서울인데 뭐.”그때, 태하가 이현을 향해 고개를 훽 돌렸다.“백이현, 너 이 집 안 뺄거야?”“주말마다 와야 되는데, 뭐하러 빼냐?”“한국대 근처에서 자취한다며. 집에 몇 개냐? 집 수집가냐?”“여기가 본가라고 치지 뭐.”은하가 이현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에게는 이 곳이 더 따스한 공간이었을까.“그래도, 거의 비어 있을 텐데.”“강은하! 너까지 왜 그래? 죽어도 안 빼! 비어도 상관 없어! 추억이 얼마나 많은 곳인데.”그 말에, 은하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여기서 보낸 시간이 특별하긴 해. 서연이도 그렇고… 아, 서연이 국문과 가고 싶어 했었는데.”“….”짧은 침묵 안, 이 집에서 함께 웃고 울었던 누군가의 기억이 또렷하게 스며들었다. 잠시 내려앉은 분위기에 민희가 박수를 치며 일어났다. “아니, 잠깐만? 어차피 백이현 자취하면, 거기를 또 아지트로 쓰면 되는 거 아니야?”“야!” 거실에는 다시 웃음꽃이 퍼지기 시작했다. 잠깐 먹먹했던 가슴이 작은 소란스러움으로 다시 풀려버렸다. 이번에는 민희의 시선이 태하에게로 향했다.“너도 대학가면 연애 좀 해라? 어?”“너나 잘해.”“나는 연애보다 창업이 먼저야.”“그렇게 말 하는 사람들은, 꼭 둘 다 안 하더라.”거실 안에 다시 폭소가 터졌다.그렇게 그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 성인의 문턱을 조금은 엉성하게 맞이했다. 예전엔 막연하게 느껴졌던 어른이라는 단어.그저 숫자 하나 바뀌었을 뿐이지만 이제는 서로의 무게를 나누고, 과거를 조심스레 품고,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걷겠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