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밤새 이어졌고, 아침이 되었을 때도 그 기세를 완전히 잃지 않았다.하늘은 여전히 낮게 내려앉아 있었고, 도시 전체가 젖은 천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이수는 미용실 문을 열기 전, 잠시 멈춰 섰다.어젯밤 하빈이 보여준 메시지.복도에서의 말다툼.그리고 그날, 병원에 있었던 또 다른 존재.기억은 단편적으로 떠올랐지만, 그 조각들이 하나로 이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문을 열자 종이 가볍게 울렸다.실내는 고요했고, 어제와 같은 공간이었지만 공기의 밀도가 조금 달랐다.이수는 전등을 켜고, 거울을 바라보며 잠시 손을 멈췄다.그녀의 시선은 자신이 아니라,자신 뒤에 있는 과거를 향하고 있었다.잠시 후 문이 다시 열렸다.하빈이었다.그는 들어오자마자 말을 꺼내지 않았다. 대신 문을 닫고, 안쪽으로 들어와 조용히 가방을 내려놓았다.이수도 먼저 묻지 않았다.둘 사이에는 이미 같은 생각이 흐르고 있었다.하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올라왔어.”이수의 시선이 움직였다."또...?”하빈은 휴대폰을 내밀었다.화면에는 사진 하나가 떠 있었다.병실 복도.문이 반쯤 열려 있고, 안쪽의 풍경이 희미하게 보였다.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선명하지는 않았지만, 형태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이수의 손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그 사진은 단순한 장면이 아니었다.기억과 겹치는 지점이었다.“이거…”하빈이 말을 꺼냈다.“네가 말한 그날이야?”이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사진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봤다.빛의 방향, 복도의 구조, 문 손잡이의 위치.모든 것이 맞아떨어지고 있었다.“응.”그녀가 낮게 말했다.“그날이야.”하빈이 숨을 조금 길게 내쉬었다.“그럼 저 사람…”이수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민준.”그 이름이 조용히 공간에 떨어졌다.그 순간, 사진의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이제 이 장면은 단순히 ‘어떤 순간’이 아니라,그날의 결정이 외부에 노출된 상태라는 의미가 되었다.하빈이 말했다.“이거… 기사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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