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게 있어요.”여자의 말은 문을 닫자마자 나왔다.인사도, 머리 얘기도 없었다.말이 먼저 튀어나온 날은 대개, 집 안에서 이미 무언가가 시작된 날이다.이수는 계산대에서 벗어나, 테이블 쪽으로 의자를 하나 끌어왔다.앉으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오늘은 말이 서서 나와도 되는 날이었다.“어젯밤에요.”여자가 말을 이었다.“제가 씻고 나오니까, 핸드폰이 충전기에 꽂혀 있었어요.”이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핸드폰이 충전기에 꽂혀 있었다는 말에는 배터리보다 손길이 먼저 떠오른다.“평소엔요,”여자가 덧붙였다.“제가 알아서 하거든요. 그 사람은 만진 적도 없고.”이수는 컵을 하나 꺼내, 이번에도 물을 따르지 않았다.말을 계속 이어가게 두는 게 먼저였다.“그냥… 사소한 건데,”여자가 웃으려다 말았다.“아침에 나가려는데, 가방이 달라져 있었어요.항상 메던 게 아니라, 예전에 쓰던 걸 꺼내놨더라고요.”가방. 동선을 바꾸는 가장 쉬운 장치. 이수는 그 단어에 짧게 숨을 고르며 말했다.“누가 바꿨다고 생각해요.”여자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확신은 이미 있었다.“그리고요,”여자가 말을 이었다.“제가 여기 온다는 말, 어제는 안 했거든요.”이수의 시선이 여자를 향했다.처음으로였다.“그런데,”여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오늘 아침에, ‘미용실 다녀와’라고 하더라고요.”이수는 잠시 침묵했다.이건 확인이 아니라, 감시의 인사였다.“그 말,”이수가 천천히 말했다.“톤이 어땠어요.”여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다정하지도, 화내지도 않았어요. 그냥… 알고 있다는 말투였어요.”아는 척하는 말투.사람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방식이다.이수는 마음속에서 단어 하나를 정리했다.징후.“오늘부터는,”이수가 말했다.“기억해두세요. 누가 먼저, 무엇을 알고 있는지.”여자는 눈을 크게 뜨지 않았다.이미 몸이 먼저 긴장하고 있었다.“그 사람이,”이수가 말을 이었다.“지금 하고 있는 건 확인이 아니라 대비예요.”“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