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문을 닫고 나서도 공기는 한동안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방금 전까지 서 있던 사람의 온도가 의자와 거울에 얇게 남아 있었다.남자는 떠났지만, 시선은 아직 접히지 않았다.여자는 거울을 내려놓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손바닥에 남은 차가움이 현실보다 먼저 몸에 남아 있었다.“괜찮아요?”이수의 질문은 확인이 아니었다.지금은 괜찮지 않다는 대답을 기다리는 질문도 아니었다.그저, 다음 말을 꺼낼 수 있는 상태인지 가늠하는 말이었다.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늦게, 그러나 분명하게.“아까요.”여자가 말했다.“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처음엔 저를 보지 않았어요.”이수는 의자를 끌어, 여자 맞은편에 앉았다.이번에는 같은 높이였다.“그건,”이수가 말했다.“이미 시선이 바깥으로 나갔다는 뜻이에요.”“바깥이요?”“집 밖.”“관계 밖.”여자는 그 말을 곱씹었다.밖이라는 단어는, 항상 자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추방에 가깝다.“근데,”여자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선생님을 보는 눈이… 이상했어요.”이수는 바로 반응하지 않았다.여자가 표현을 찾을 시간을 줬다.“경계하는 눈도 아니고,”“무시하는 눈도 아니고.”여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마치… 계산하는 것 같았어요.”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표현은 정확했다.“그 사람은,”이수가 말했다.“지금 상황을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통제할 수 있는지 따지는 중이에요.”여자는 손을 무릎 위에 올려두었다.아까보다 손이 덜 떨렸다.두려움이 사라진 게 아니라, 형태를 바꾼 탓이었다.“그럼 이제,”여자가 물었다.“저는 뭘 하게 되나요.”이수는 잠시 말을 멈췄다.‘하게 된다’는 말 속에는 이미 각오가 들어 있었다.“아직,”이수가 말했다.“아무것도 하지 마세요.”“아까는 다르게 움직이라고 하셨잖아요.”“그건,”이수는 고개를 저었다.“집 안에서요.”여자의 시선이 올라왔다.“밖에서는,”이수가 말을 이었다.“당분간 그대로예요.”“그대로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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