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눈을 떴고, 세수를 했고, 준비를 했다.전날의 술자리는 기억 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다.기억은 있었지만, 의미는 아직 붙지 않은 상태였다.이수는 머리를 말리며 거울을 보았다.화장을 바꾸지는 않았다.어제의 얼굴을 반복할 필요는 없었다.어제는 어제였고, 오늘은 오늘이었다.카페에 도착했을 때,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진상은 안에 있었다.카운터 뒤에서 컵을 정리하고 있었고, 동작은 평소와 같았다.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하려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안녕하세요.”이수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어, 어제는… 잘 들어갔어요?”그가 말했다. 말끝이 조금 길어졌다.평소라면 굳이 붙이지 않았을 말이었다.“네.”이수는 짧게 대답했다.어제의 일을 꺼내지 않았다.꺼내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된다.적어도 표면에서는.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씻었다.차가운 물이 손끝을 스쳤고, 그 감각이 오래 남지는 않았다.이수는 굳이 손을 오래 씻지 않았다.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카페는 오전 내내 조용했다.손님은 있었지만, 많지 않았다.커피 머신이 돌아가는 소리,컵이 내려앉는 소리,테이블을 닦는 소리들이 하루를 채웠다.진상은 자꾸 이수를 보았다.대놓고는 아니었고, 시선을 붙잡지도 않았다.그러나 자주, 그리고 이유 없이.“오늘은.”그가 말했다가, 말을 멈췄다.이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기다리지도 않았다.그가 말을 고를 시간을 주었다.“아니에요.”그가 웃으며 말을 바꿨다.“그냥… 손님이 없어서요.”그 말은 필요 없었다.필요 없는 말은, 하고 싶어서 나오는 법이다.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짧게, 습관처럼. 그 반응이 그를 더 편하게 만들었다.점심 무렵, 그는 커피를 하나 더 내려 마셨다.평소보다 진했다.쓴맛이 강하면, 정신이 또렷해진다고 믿는 사람들의 방식이었다.“이수 씨는.”그가 갑자기 물었다.“쉬는 날엔 뭐 해요?”일상적인 질문이었다.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그냥요.
최신 업데이트 : 2026-05-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