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의 고향 시골 과수원 바로 옆,지완이 직접 설계하고 지은 아름다운 원목 별장 위로 붉은 저녁노을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잔디밭 위에는 갓 돌을 지나 제법 포동포동해진 쌍둥이 아들 딸이유모차 안에서 모빌을 보며 꼬물거리고 있었고,서울에서 완전히 건강을 회복해 지팡이 없이 걷는 이모가 아이들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성북동 저택의 차가운 얼음 성벽에서 벗어나, 온전히 화목하고 평화로운진짜 가족의 풍경이었다.지완은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바다와 사과나무를 바라보던 수아의 등 뒤로 다가와,그녀의 허리를 자신의 커다란 두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은은한 코지우드 향이 수아의 온몸을 포근하게 장악했다."....1년 전 이곳에서 처음 당신을 품에 안았을 때는, 나의 결함 때문에 당신에게 상처만 줄까 봐 매일 밤 숨이 막혔어요."지완은 안경을 벗어 테이블에 내려놓으며,수아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낮게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의무도, 계약도, 가문의 핏줄도 다 핑계였을 뿐이었다는 것을. 나는 처음부터 강수아 당신 하나에게 중독되어 나의 세상을 전부 내던진 미친 남편일 뿐입니다. 나의 메마른 인생에 숨을 쉬게 해준 유일한 구원자, 사랑합니다."평생 아껴두었던 아저씨의 온전하고도 단단한 사랑의 맹세였다.수아는 고개를 돌려 그의 짙은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보며,그의 목을 끌어안고 마음속 깊은 곳에 피어난 진심을 건넸다."나도 사랑해요, 교수님. 나의 남편 서지완씨."두 사람은 사과꽃 향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석양 속에서서로의 입술을 깊숙하게 음미했다.비극적 계약으로 시작되었던 잔혹한 인연이,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의 형태로 완성되며사람의 위대한 기적과 희망을 선물하는 이 이야기의 대단원의 막이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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