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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천사를 사랑한 간호사: Chapter 111 - Chapter 120

149 Chapters

111화. 폭풍이 지나간 자리

맨해튼의 종합병원 성 빈센트 병원의 응급실을 뒤덮었던 악마 나자젤의 역병 안개는 테리의 가성된 치유령과 루카스의 수호령에 의헤 간신히 정화되었다.지독의 정찰병들이 비명을 지르며 후퇴한 뒤,응급실 바닥에는 거침 숨소리만이 가득했다.루카스는 완전히 아문 가슴을 움켜쥔 채 침대 머리에 기대어 있었고,케리는 그의 곁에서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아 손발을 떨고 있었다.그들에게서는 평소 뉴욕 한복판의 거친 강력계 사건들을 해결하던 형사와 냉철한 눈빌으로 응급실을 호령하던 여의사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는 낯설고도 묵직한,서로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공기 중에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닥터 테리."루카스가 먼저 침묵을 깨고 테리의 손을 슬그머니 잡았다.그의 투박하고 따뜻한 손길이 다자,에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빼려 했다.하지만 루카스는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꼬옥 쥐었다."아까 나 때문에 울어 준거 맞죠? 나 안 죽는다고 했을 때, 당신 표전... 다 봤어.""..... 환자가 의사 앞에서 죽어 나가는데 안 우는 의사가 어디 있어요?"테리는 애써 안경테를 밀어 올리며 시선을 차트 서류로 돌렸다.목소리는 여전히 건조하게 뱉으려 노력했지만,붉게 물든 귀끝과 가늘게 떨리는 입술은 숨길 수가 없었다.루카스는 당황하여 덜렁거리는 그 모습이 귀여워 씩 웃었다."거짓말 말아요. 당신 치유의 빛이 내 심장에 닿았을 때 알았어. 당신이 날 얼마나 걱정했는지, 그리고 내 수호령이 왜 당신에게 만 반응하는지.."루카스의 직진에 테리는 결국 입술을 깨물었다.뉴욕을 삼키려는 대전쟁의 구름 속에서도, 사선을 넘나들며 확인한두 사람의 서툴고 간질간질한 썸은 마침내 서로를 향한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보던 아리나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카시엘의 곁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그들의 로맨스가 무르익는 것과별개로,에리의 마음 밑바닥에 자리 잡은 깊은 어둠의 상처는이제 막 루카스를 향해 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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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수녀원의 아이, 외로움의 낙인

병원의 임시 거처로 마련된 휴게실,창밖으로 뉴욕 맨해튼의 흐린 밤하늘-아직 붉은 안개가 가득한-이 보였다.루카스는 테리에게 따뜻한 차가 담긴 종이컵을 건넸다.테리는 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한참 동안 먼 곳을 바라보다가,그동안 누구에세도 꺼내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를 나직하게 고백하기 시작했다."나는 뉴욕 업스테이트의 한 한적한 수녀원에서 자랐어요."테리의 목소리에 평소의 냉철함 대신 쓸쓸한 온기가 묻어났다."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고아였죠. 아리나가 고아원에서 자라며 밝은 빛을 품었다면, 나는 수녀원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서 외로움을 먼저 배웠어요."그녀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오르던 미약한 초록빛 은사, 즉 치유영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수녀원의 엄격한 규율과 차가운 시선 속에서 그 힘은 축복이 아닌으로 취급받기 일쑤였다.아픈 아이를 마져 낫게 할 때마다,사람들은 고마워하기보다 테리를 두려워하고 멀리했다."사람을 살리는 힘을 가졌는데도, 늘 혼자였어요. 그래서 다짐했됴. 내 힘을 철저히 숨기고, 오직 차가운 이성과 의학 지식만을 가진 의사로 살아가겠다고. 그러면 아무도 날 괴물로 보지 않을 테니까..."테리의 눈동자에 어린 깊은 상처를 보며, 루카스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평소의 그녀가 왜 그렇게 차가운 말투로 자신을 꽁꽁 싸매고 벽을 쳤는지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테리는 말을 맟미고 컵을 내려놓으며 자조적으로 뭇었다."그러니 나한테 너무 다정하게 대하지 말아요, 루카스 형사님. 나는 누군가의 온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서툰 사람이에요."하지만 그녀의 고백은 오히려 루카스의 가슴속에 있는 대형견 같은 보호 본능을 격렬하게 깨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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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대형견 형사의 따뜻한 포옹

"참,나... 의사 선생님이 자기 자신한테는 진찰을 엉망으로 하시네."루카스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주저하지 않고 테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작은 어깨를 거칠게 하지만더없이 소중하게 가슴에 끌어안아 버렸다."응...? 루카스 형사님, 이게 무슨.......!"깜짝 놀란 테리가 그의 가슴을 미러내려 했지만,루카스의 단단한 팔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그의 가슴 속에서 쿵쾅거리며 요란하게 울리는 뜨거운 심장박동이테리의 뺨에 그대로 전해져 왔다."수녀원 사람들이 바보들이네. 이렇게 귀하고 따뜻한 힘을 가진 사람을 외롭게 만들다니.."루카스의 거친, 하지만 진심어린 위로가 테리의 귀에 박혔다."닥터 테리. 당신은 괴물도 아니고, 외로운 아이도 아닙니다. 당신이 응급실에서 차가운 말투로 사람들을 살릴 때, 나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루카스의 푸른 수호령이 부드럽게 흘러나와 테리의 지친 영혼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밀러 가문의 가호조차 재워 주지 못했던, 평생을 갈구해 온 의 존재가 루카스라는 남자의 형태로 그녀를 덮쳐왔다."그러니까 나한테 벽 치지 마요. 당신이 다치면ㄴ 내가 수호령으로 지켜줄 거고, 당신이 힘들면 내가 이렇게 안아 줄테니까."루카스의 품 안에서 테리의 반항이 서서히 멈추었다.평생을 단단하게 감싸 쥐고 있던 차가운 이성의 벽이,루카스의 무조건적인 다정한 앞에 눈 녹듯 사그라졌다.테리는 차마 루카스를 마주 안지 못한 채,그의 재킷 자락을 손가락이 하얗게 질리도록 꽈악 쥐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오피스텔 25층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기묘한 썸은,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완벽한 사랑의 확신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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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엇갈리지 않는 확신

루카스의 품에서 조용히 안정을 되찾은 테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안경 너머로 붉어진 눈망울이 루카스의 턱선과 더정한 눈빛에 닿았다."루카스 형사님은 참......... 대책없이 다정한 사람이네요."테리가 퉁명스럽게 내뱉었지만, 이번에는 목소리에 숨길 수 없는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형사님이 그렇게 무모하게 남의 앞을 가로막고 다치면, 내 심장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은 해봤어요?""어? 내 심장은 아까 당신 울 때 미친듯이 엄청 뛰던데..."루카스가 눈치 없이 씩 웃으며 테리의 뺨에 흐른 눈물 자국을 엄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주었다.테리는 그의 손길을 피하지 않고 가만히 뺨을 기대었다."다시는 혼자서 그런 무모한 짓 하지 말아요. 루카스 형사님은 밀러 가문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이제.......... 내 전담 환자이기도 하니까요.""전담 환자? 그거 참 마음에 드는 단어네..하하하."루카스의 눈동자가 깊어졌다.두 사람은 창밖으로 들려오는 뉴욕의 먼 포화 소리 속에서도서로의 숨결만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루카스와 테리, 두 영혼이 전장이라는 극당적인 상황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완벽하게 얽혀 들어가는 순간이었다.두 사람은 서로의 이마를 가볍게 맞대며 소리 없는 고백을 나누었다.대전쟁의 폴풍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가장 단단한 사랑의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었다.한편, 이들의 완벽한 사랑 확인을 보며 흐뭇해하던 아리나는,정작 자신의 곁에 서서 여전히 로봇처럼 뻣뻣하게 서 있는 천사 카시엘을 보며깊은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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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화. 성녀의 한숨, 어설픈 천사

"어휴, 저 곰탱이 형사 루카스 오빠도 저렇게 마음을 전할 줄 아는데......"아리나가 휴게실 복도 창가에 기대어 조용히 중얼거렸다.루카스와 테리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본아리나의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간지러우면서도 답답함으로 가득 찼다.'내가 천사를 사랑해도 되는 걸까? 카시엘은 천사니까 다시 돌아가야 하는 건가.. 카시엘은 인간이 아니니까..... 우리의 사랑은...................'"흠..... 휴................."이런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진 아리나가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등 뒤에사 하고 기척도 없이 카시엘이 나타났다.은빌 눈동자를 반짝이며 아리나의 곁에 선 그의 손에는,여전히 맨해튼 성 빈센트 종합병원 자판기에서 뽑아온 따뜻한 커피가 들려 있었다."아리나, 이것을 마십시오. 인간들은 마음이 복잡할 때 이 검은 액체를 마신다고.. 테리 의사가 말해주었습니다."아리나는 실소하며 커피를 받았다.커피는 따뜻했지만 아리나의 가슴은 여전히 답답했다.지금까지 온갖 사선을 함께 넘나들며카시엘이 자신을 위해 천상계를 배신할 각오까지 했다는 것을아리나는 잘 알고 있었다. 아리나 역시 카시엘을 향한 자신의 감정이 단순한 신뢰가 아닌 깊은 연모의 감정임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었다.하지만, 카시엘은 인간이 아닌 천사이다...그리고... 그래서인지 눈치 없기는 국보급이다."카시엘, 당신은 내가 루카스 오빠나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들 때 무슨 생각 해요?"아리나가 슬쩍 운을 띄우며 그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았다.카시엘은 깜짝 놀라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은빛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마루바닥을 향했다."내면의 능력이 불규칙하게 요동칩니다. 가슴 한구석이 타들어 가는 것 같고... 당신이 오직 나만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는 기묘한 충동이 듭니다. 라파엘은 이것이 천사의 영혼이 오염되고 있다는 증거라 했지만.........."카시엘의 서툰 고백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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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질투는 천사의 영혼을 타고

악마들의 1차 대공습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뉴욕 맨해튼의 아침.에일린과 루이자가 부상자 수송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에일린과 루이자는 아리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우리 예쁜 막내동생 아리나! 우리 보고 싶었어? 어제 전장에서 완전 멋지게 정화 파동 쓰던데... 언니가 반할 뻔했잖아!"에일린이 아리나의 볼을 부비며 다정하게 굴자, 아리나도 깔깔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곁에서 미소만 짓던 루이자도 다가와 아리나의 손을 잡았다."잘했어, 아리나. 몸은 괜찬아?" 다정하게 물으며.그 모습을 스테이션 뒤편에서 지켜보던 카시엘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은빌 눈동자에서 미세한 서광이 파르르 떨리며 뿜어져 나왔다.천사인 그에게 에일린이 아리나를 아끼는 것이가족의 정이라는 것임을 머리리로는 이해가 갔지만,가슴 밑바닥에서 울컥 솟구치는 과 는 통제가 불가능했다.카시엘은 어리숙한 발걸음으로 섵큼성큼 다가와 아리나와 에일린, 루이자 사이를 거대하게 가로막아 섰다."에일린, 루이자. 아리나는 지금 병원 업무와 저와 훈령으로 열력 소모가 심합니다. 너무 과도한 신체 접촉은 성녀의 결계에 방해가 됩니다. 주의해 주세요."카시엘이 무뚝뚝하고 날이 선 목소리로 뱉어내자,에일린과 루이자가 영안을 반짝이며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어머머, 천사님. 지금 질투하시는 거예요, 우리를? 아리나는 이제 우리 밀러 가문의 공식 가족이고 우리의 공식 막내 여동생이거든요?""가족이라 해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카시엘의 얼굴이 로봇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우리 천사님. 이제 인간이 다 디셨네... 하하하."아리나는 그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자신을 과보호하려는 카시엘의 모습에가슴이 콩닥거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여전히 본인과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그의 둔함에 깊은 답답함을 느꼈다.'어휴... 천사라 그런건가... 왜 저렇게 눈치가 없어..!'아리나응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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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성녀의 돌직구, 천사의 도망?

아리나는 카시엘을 병원 옥상의 한적한 정원으로 불러냈다.뉴욕의 소음이 멀리서 들려오는 가운데, 아리나는 팔짱을 낔 채 카시엘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카시엘은 죄지은 아이처럼 큰 덩치로 잔뜩 웅크린 채 어리숙하게 서 있었다."카시엘, 우리 똑바로 이야기 좀 해요."아리나가 성큼 다가오자 카시엘의 날개 실루엣이 순간 허공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카시엘이 그만큼 많이 긴장했다는 뜻이었다."카시엘.. 당신이 왜 내가 에일린언니, 루이자언니, 그리고 루카스 오빠랑 있을 때 심술을 부리는지 정말 몰라요? 그게 무슨 감정인지 생각 해 봤어요?""그... 그것은........... 지상에 내려온 천사의 불완전한 영적 부작용이.......""부작용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정말 그렇게 생갹해요?"아리나가 돌직구를 날렸다."차라리 천사와 인간은 사랑하면 안된다고 하던가...에효...... 당신의 그 감정은 인간들이 라고 부르는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나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매일 커피를 사다 주고, 나만 보는 거. 내 눈만 쳐다보는 바로 그거요.... 그건 인간들이 이라고 부르는 거라구요!"사랑.그 단어가 아리나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카시엘의 은빛 눈동자가 거대하게 흔들렸다.천상계의 규율과 책무 속에서 고 수없이 들었지만,그 사랑은 이 사랑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이 사랑은 단 한 번도 배운적이 없는, 배워보지 못한...인간세상의 가장 무겁고 거룩한 단어였다.카시엘은 가슴이 터질 듯 뛰는 신체적 반응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나는......... 나는 천사입니다. 인간의 사랑을 할 자격이............""저도 당신이 천사라 고민 많이 했지만....당신에게 자격은 충분해요. 나를 지키려고 지상까지 내려 왔잖아요. 다 버리고..."아리나가 답답함에 가슴을 치며 소리치자,카시엘은 아리나가 화가 났다고 오해를 하고 말았다."미안합니다.... 영력을 안정시키고 오겠습니다."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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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붓 끝에 담긴 서툰 마음

아리나에게서 도망친 카시엘이 향한 곳은 맨해튼 오피스텔 25층의자신의 화실이었다.테리와 루카스가 병원에 머무는 사이,텅 빈 거실에서 카시엘은 미친듯이 붓을 휘두르고 시작했다.' 사랑. 아리나가 내게 말한 그 감정..'카시엘은 붓 끝에 자신의 성스러운 능력과 은빛 영기를 담아 캔버스에 쏟아부었다.인간의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아리나를 향한 절박함,그녀가 다른 사람과 웃을 때 느꼈던 타들어 가는 통증,그리고 오직 그녀만을 내 품에 안고 세상의 끝까지 날아가고 싶다는 천사의 거친 독점욕이 그림의 형태로 발현되었다. 거대한 캔버스 위로 피어난 것은 ,뉴욕의 핏빛 밤하늘을 배경으로 순백의 서광을 뿜어내며 세상을 구원하는 성녀 아리나의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초상화였다.그림 속 아리나의 눈빛은 카시엘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때처럼, 한없이 다정하고 애틋하게 묘사되어 있었다.카시엘은 붓을 쥔 채 멍하니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았다."내가.........아리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인가."마침내 천사의 입에서 그 단어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인간 세상의 법도와 감정을 도무지 몰라 뚝딱 거리던 화가 천사가,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거대한 감정을 비로소 직시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하지만 천상계의 대천사 라파엘의 경고대로,천사가 인간의 사랑을 온전히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은 신이 주신 천사 고유의 천격을 버리고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 잔혹한 관문이 기다리고 있음을 카시엘은 어렴풋이 직감하고 있었다.카시엘은 마음이 무겁게 영글어가는 사이,뉴욕의 어둠 속에서는 이자젤과 벨리알이 다시 한 번 거대한 침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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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아리나의 밀당, 그리고 전야...

카시엘이 슬그머니 어수룩한 걸음으로 응급실에 스테이션에 나타났다.그의 손에는 여전히 따뜻한 커피가 들려있었다."아리나, 어제는 내가............ 미안했습니다."평소 같은면 환하게 웃으며 커피를 받아주었을 아리나였지만,이번에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차갑게 서류만 넘겼다."'아, 카시엘. 왔어요? 거기 두고 가세요. 지금 좀 바빠서요.""어...? 아........."아리나가 자신에게 건조한 말투로 선을 긋자, 천사의 가슴 밑바닥이 쿵 내려앉았다.마침 지나가던 루카스가 아리나의 의도를 알아채고아리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다정하게 인사를 했다."아리나, 괜찮아? 몸은 좀 어때? 많이 바쁘면 이 오빠가 도와줄까? ""오, 오빠... 고마워. 역시 오빠밖에 없다니까. 오빠가 최고야!"루카스의 손이 아리나의 어깨에 있고, 아리나가 루카스를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자 ,카시엘이 이성이 툭 끊어지는 소리가 응급실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카시엘은 커피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아리나의 서류를 덥석 잡아 옆으로 치웠다."아리나, 나와 함께 잠시만 옥상으로.......... 할 말이 있습니다."어설픈 천사가 아리나의 냉담함에 자극받아처음으로 강하게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인 순간이었다.아리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겉으로는 도도함을 유지하며 카시엘은 힘끔 쳐다 보았다.카시엘의 예상치 못한 강한 태도에 아리나의 가슴도 세차게 고동치고 있었다.언제나 자신을 보호하기만 하던 천사가,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인간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그 어떤 고백보다 짜릿했다.아리나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려던 바로 그 순간,슈구웅구우구궁-!맨해튼 건물들의 거대한 유리창들이 일제히 병을 지르며 흔들렸다.지옥의 군주 이자젤과 벨리알이 대전쟁 2차 대격돌을 위해 결집한 군대를 이끌고 맨해튼 중심가를 전면 침공하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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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맨해튼의 봉쇄 (역습)

핏빛 달이 뉴욕 맨해튼의 하늘 중심에 걸리자,허드슨 강과 이스트 강에서부터 기괴한 붉은 안개가 다시금 피어올랐다.단순한 자연현상이 절대 아니었다.지옥의 차원의 문이 열리며 흘러나온 악의 기운이었다.안개에 닿은 자동차들의 시동이 일제히 꺼졌고,타임스퀘어의 화려한 전광판들이 기분 나쁜 지지직 소리를 내며 암전되었다.뉴욕 전체가 영적으로 완벽히 고립되는 순간이었다."민간인 대피선을 확보해! 악마들이 지하철 노선을 타고 밀려온다!"루카스가 배지를 치켜들며 얼이 빠져 멍하지 있던 경찰들에게 소리쳤다.그의 목소리에 호응이라도 하듯, 등 뒤에서 거대한 푸른 빛을 발하는 수호령이 모습을 드러냈다.NYPD 형사로서의 책임감과 밀러 가문의 영적능력이 결합한 루카스의 위압감은 대단했다.브루클린 다리 진입로를 가득 메운 하급 악마들의 무리를 향해 루카스가 돌진했다.주먹을 휘두를 떄마다 푸른 영적능력의 파동이 퍼지자 악마들의 형상이 산산조각이 났다.그의 바로 등 뒤편에는 치유령을 지닌 냉철한 여의사 테리가 버티고 있었다.테리는 더 강력해진 상급 치유령의 에메랄드빛 능력을 사방으로 뿌려대며,루카스의 방어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그를 보완했다."루카스 형사님, 오른쪽 지옥의 군사들이 가죽을 노리고 있어요. 무리하게 전진하지 마세요!"테리의 차가운 호령이 무전기를 타고 흘렀지만그녀의 손끝은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루카스의 등 뒤를 지키고 있었다.한편. 타임스퀘어 중심부에서는 성녀 아리나와 천사 카시엘이악마들의 정예 군대와 대치하고 있었다.아리나가 밀러 가문의 가호가 깃든 성의를 휘날리며 두 손을 모으자,그녀의 발끝에서부터 이 순백의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갔다.덮쳐오던 검은 연기 무리들이 그녀의 정화 서광에 닿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하얗게 증발했다.그녀의 곁을 지키는 카시엘은 화가의 붓 대신 빛의 검을 쥐고 있었다.카시엘의 은빛 눈동자가 아리나를 노리는 악마들을 포착했다.아직 인간으로 육체의 제약을 받는 카시엘은 어리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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