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아침을 건너왔다.신호등은 제 시간을 지켰고, 카페의 문은 늘 하던 대로 열렸으며,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을 아무 설명 없이 안고 걸었다.그러나 이수의 하루는 이미 어제와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 있었다.집을 나서기 전, 그녀는 거울 앞에 잠시 섰다.화장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머리카락도, 옷차림도. 달라진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눈뿐이었다.도진은 현관 옆에 서 있었다.신발을 신은 채, 문을 먼저 열지 않고 기다리는 자세로.“같이 나갈 겁니까.”그가 물었다.“네.”이수는 주저 없이 답했다.“오늘은 숨기고 싶지 않아요.”도진은 그 말의 무게를 이미 알고 있었다.그녀의 선택이 사소한 동행이 아니라는 것도. 문을 나서자 바람이 먼저 스쳤다.이수의 머리칼이 가볍게 흔들렸다.그 순간,도진은 아주 짧게 이질적인 감각을 느꼈다.익숙하지 않은 공기의 밀도.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시선들이 공간에 남아 있는 듯한 기척.“잠깐.”그가 걸음을 멈췄다.“왜요?”“그냥 확인하고 가죠.”도진은 골목 끝을 한 번,건너편 유리창에 비친 반사를 한 번, 그리고 이수의 등 뒤를 한 번 더 살폈다.아무것도 없었다.적어도 보이는 것들 중에는.“괜찮습니다.”그는 말했지만, 목소리는 조금 더 낮아져 있었다.차에 오르자 라디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문화면의 짧은 코너였다.“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행보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이수는 손을 뻗어 라디오를 껐다.“오늘은 그 이야기 안 듣고 싶어요.”“안 들어도 됩니다.”도진은 차를 출발시키며 말했다.“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니까요.”차창 밖으로 사람들이 흘러갔다.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통화를 하며, 누군가는 아무 표정 없이 길을 건넜다.이수는 그 풍경을 보다가 문득 말했다.“도진 씨.”“네.”“만약에요.”그녀는 문장을 한 번 접었다가 다시 펼쳤다.“이 모든 게 더 커진다면, 당신까지 잃게 된다면”“그 가정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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