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자미눈은 너무 귀여운데, 그래도 신준호는 아니지! 내가 어엿한 오빠고, 든든한 보호자인데!“혼나.”영이는 쫄기는커녕 콧방귀를 끼며 손을 털어내더니, 침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나 잘 거야.”“응, 얼른 자자. 얼른.”“내 방에서. 나 혼자.”?이게 무슨 소리야? 아니,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냐고.갑자기 왜.. 왜...“영아...”“오늘은 연주옥이랑 같이 잘 거야.”“가지고 내 방으로 가면 되지!”“안 돼.”하긴, 장모님께 그런 해괴망측한 짓을 보여드릴 순 없기는 해.그래도 따로 자는 건 싫은데, 아르기닌 효능도 엄청나게 궁금한데.꼭 끌어안고, 손만 잡고 잘 수는... 없구나. 암, 그건 불가능하지.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애초부터 하는 게 아니다. 차라리 징징거리자. “오빠가 싫어? 응? 벌써 싫어진 거야?”“아니, 너무 좋아서 그래.”“좋은데 왜.”“너무 좋아서 거절을 못 하니까.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너무너무 힘들어.”그런 이유라면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새벽에는 안 깨울게. 약속.”“잘 자. 아침에 만나.”홱, 뒤를 돈 영이가 방문을 쿵 닫아버렸다. “...?”너무 좋아서 거절을 못 한다고? 이렇게 매정하리만큼 잘만 하면서? 터벅터벅, 옆방으로 향하는 내내 준호의 시선은 꼭 닫힌 방문에만 머물러 있었다.“잘 자.. 오빠는 잘 이겨낼 수 있어... 아니.. 없어....”영이는 침대에 누워 연주옥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그리고, 그 연주옥을 엄마라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말을 걸었다.‘엄마, 나 요즘 엄청 행복해. 엄마가 꿈에서 봤던 미래처럼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모든 행동에 사랑이 담겨 있어. 시선이 항상 나를 향해 있어.’‘엄마도 그랬어? 아빠한테 사랑 많이 받았어?’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마음의 대화는 한동안 더 이어졌다.‘근데.. 우리는 왜 남들이랑 다른 거야? 왜 하필 미래를 보고, 불행한 인생을 살았던 거야?’‘나 엄마 원망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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